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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퐁테 카네 와인 절묘한 향, 긴 여운 일품
샤토 퐁테 카네 와인 절묘한 향, 긴 여운 일품
  • 월간리치
  • 승인 2017.11.13 08:54
  • 호수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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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와인’ 하면 어김 없이 앞 순위로 떠오르는 곳이 프랑스 보르도 지역인데 값에 비해 품질이 빼어나기로 ‘샤토 퐁테 카네(PONTET-CANET) 와인’을 손꼽을 만하다. 세계 100대 와인 자리를 늘 꿰어 찰 정도로 호평을 얻고 있다. 한 때 몰락했다가 말이 끌고 음력을 따르는 유기농법 도입과 현대 양조시설로 전환한 뒤 옛 명성에 걸맞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가성비’ 높은 와인 찾는 설렘

지난해 여섯 번째 프랑스 보르도 와인투어 길에 꼭 방문하고 싶었던 와이너리가 있었다. 가격대비 품질이 높은 샤토 퐁테 카네 와인의 매력은  가슴을 두근거리게한다.
햇볕이 쨍쨍 쬐는 7월의 여름 날씨는 무덥고 짜증스러웠지만 샤토 퐁테 카네를 방문하는 설렘 때문에 무더위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침 10시에 샤토 퐁테 카네에 도착하니 프랑스 전통적인 건물이 매력적이었고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이 한눈에 들어 왔다. 그리고 작은 언덕처럼 보이는 정원에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어 더욱더 정감이 갔다. 
우리 일행 안내에 나선 아름다운 프랑스 미인이 샤토 퐁테 카네의 따님이라고 하니 특별한 대접을 받은 기분이었다.


세계 100대 와인 오른 품격

샤토 퐁테 카네 와인은 메독 포이약 지방의 5등급 와인이지만 항상 세계 100대 와인에 선정되었고 미국의 유명한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1982년 빈티지 와인부터 85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주었는데 급기야 2010년 빈티지는 100점을 주면서 보르도 와인의 새로운 지평선을 열게 되었고 와인의 가격도 많이 상승했다.
샤토 퐁테 카네는 늘 최선을 다해 품질 좋은 와인을 양조해 왔지만 1980년대 중반까지는 와인 애호가들에게 큰 매력이나 감흥이 주지 못한 평범한 와인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면서 와인의 품질이 좋아졌다.


사암 토양 깊숙이 뿌리내린 포도

보르도 메독 지역의 와인 등급 중에서도 가장 많은 와인 생산량을 자랑하는 샤토 퐁테 카네의 포도밭은 샤토 무통 로칠드 바로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다. 포도밭은 넓은 지롱드 강가에 위치하며, 남북으로 길게 뻗은 자갈 언덕으로 구성돼 있어 배수가 잘되고, 하층 토양은 갈색 사암으로 구성돼 포도나무 뿌리가 땅속 깊숙이 내려가 미네랄을 마음껏 흡수하며, 상층부의 자갈과 함께 척박한 토양으로 포도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고 있는 떼루아로 평가를 받고 다른 샤토로부터 부러움도 받지만 질투도 많이 받았다. 샤토 퐁테 카네가 위치한 포이약의 토양에는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에 독특하고 진한 과일 향을 갖고 있으며, 진한 암홍색의 견고한 구조와 균형 잡힌 바디감을 가진 강한 포이약 와인의 특색을 대변한다.


18세기 초 탄생 후 부침 거듭

샤토 퐁테 카네의 역사는 18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가며, 1705년 베르사이유 궁전에 서 일하던 장 프랑수아 퐁테(Jean-Francois de Pontet)는 메독 지역의 주지사로 발령받고 근무를 하면서 지롱드 강에서 수백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포이약 마을 북서쪽에 포도나무를 재배했다. 1781년에 그의 후손들이 ‘카네의 집(La Maison de Canet)’이라고 알려진 샤토를 구입하고 카네의 이름을 그대로 살리면서 자신의 가문, ‘퐁테’를 덧붙여 샤토 퐁테 카네를 탄생시켰다. 1855 년에 나폴레옹 3세 황제에 의해 보르도 지역의 AOC가 결정 때 그랑 크뤼 클래스(Grand Cru Class?) 5등급을 받았다.
그리고 1865년 이후부터 거의 1백년 동안 보르도 와인업계를 주도한 덴마크 출신 크뤼즈(Herman Cruse)가문이 소유하면서 오늘날의 샤토 퐁테 카네가 지니는 명성을 이룩하는 계기를 만들었지만 세월이 흘러가면서 후손들은 샤토 퐁테 카네의 와인을 단순하게 자신의 그룹 기업에 홍보목적으로 이용하였다. 그 후에도 많은 와인 애호가들이 퐁테 카네 와인의 품질과 맛에 큰 기대를 갖고 있었지만 1962년에서 1985년 사이의 퐁테 카네의 와인의 품질은 특별하지도 않았고 감동을 주지 못했다.


유기농법과 현대 양조시설 접목

1975년 유명한 코냑 생산자인 귀 테스롱기 테스롱(Guy Tesseron)이 크뤼즈 가문으로부터 퐁테 카네를 인수했다. 귀 테스롱은 자신의 아들 알프레드 테스롱(Alfred Tesseron)에게 포도재배는 물론 와인 양조 일체를 위임하고 한때 샤토 퐁테 카네가 누렸던 최고의 평판을 재현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알프레드 테스롱은 혁신적이고 열정적인 의지를 포도밭에 나타났다. 2004년부터 포도밭에 유기농 농사법을 도입하였고, 2008년에 3마리의 말을 구입하여 트랙터 대신에 말을 이용한 음력에 의한 동양적인 신비를 접목시킨 농사법으로 전환하면서 포도밭에 친자연적인 포도 농사가 시작됐다. 그리고 포도밭에 관개망도 재정비하면서 현대적인 와인 양조시설을 갖추었으며, 와인 저장고의 오크통도 뉴 오크통으로 교체하고, 뉴 오크통에서 60%, 15~20개월 동안 숙성 후 병입 하는 전통적인 양조방법에 몰두했다. 2010년부터는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을 실행하여 2014년에 보르도 지역 최초로 인증서를 받았다. 그리고 포도를 손 수확하면서 품질이 떨어지는 포도로 세컨드 라벨 레 오 드 퐁테(Les Hauts de Pontet) 와인을 양조하면서 와인을 차별화하는 작업을 했다.


1995 빈티지부터 명성 회복

샤토 퐁테 카네는 1995년 빈티지부터 과거의 전성기를 되찾아가면서 현재는 보르도에서 유명한 와인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으며, 현재 81개의 포도밭에 120 헥타르의 규모이며, 포도나무의 평균 수명이 40-45년이고, 포도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 62%, 메를로 32 %, 카베르네 프랑 4%, 쁘띠 베르도 2%을 차지하고 있다.
필자는 2015년 레드 와인을 시음하였는데 카베르네 소비뇽 65%, 메를로 30%, 카베르네 프랑 3%, 쁘띠 베르도 2%를 블렌딩한 것으로 깊은 루비 컬러, 카시스, 삼나무 담배, 블랙베리, 체리, 자두, 오크의 미묘한 향이 짙은 과일 향과 잘 조화된 부드러운 아로마에 구조가 견고하며 균형 잡힌 중간 정도의 바디감과 타닌, 긴 여운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강하면서도 깔끔한 매력적인 맛에 매료되었으며, 10년 후에 마시면 최적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음식과 조화는 붉은 색 육류인 쇠고기, 양고기, 사슴고기, 갈비살 스테이크에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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