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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향기가 있는 돈벌이 와인재테크엿보기. 최근 와인투자 수익률 연평균 10~12%
맛과 향기가 있는 돈벌이 와인재테크엿보기. 최근 와인투자 수익률 연평균 10~12%
  • 월간리치
  • 승인 2009.10.29 23:09
  • 호수 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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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선 오래 전부터 와인투자가 성행했고 그 결과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투자수익을 현금화하기도 쉽다. 누구라도 와인가게나 경매장에서 와인을 쉽게 내다 팔 수 있다. 와인의 가치는 주로 경매에서 판단된다. 경매는 사는 사람은 더 싸게, 파는 사람은 더 비싸게 팔 기회가 되므로, 양자 모두에 이익이 된다. 와인 경매는 1766년 런던에서 크리스티 경매회사가 개업되면서부터 처음 시작됐고 1966년 와인담당 부서가 생겨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경매를 통한 와인투자가 성행하기 시작했다.

과거 와인경매는 영국이 주도했지만 지금은 뉴욕이 중심이다. 세계 와인경매의 55%가 뉴욕에서 이뤄진다. 세계 와인경매시장의 규모는 2006년 기준으로 2500억 원 정도.
뉴욕 와인경매의 대표 회사인 재키스의 경매기록에 따르면 1982년산 샤토 라투르는 지난 2003년 2월 1병에 551달러 하던 것이 지난해 10월에는 1358달러로, 3년반만에 가격이 146% 급등했다. 1982년산 사토 마고 역시 508달러에서 1037달러로 104% 상승했다.

미국선 투자수익률 3년에 100% 넘기도

크리스티와 소더비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크리스티의 경우 지난 2006년 런던과 뉴욕을 포함 9곳에서 총 44번의 경매를 통해 5천800만 달러 이상을 낙찰시켰다.
경매회사들은 컬렉터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여러 가지 묘안을 짜낸다. 재키스는 맨해튼의 최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경매를 실시하고 요즘엔 뉴욕 뿐 아니라 로스앤젤레스, 라스베가스 등으로 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크리스티도 질세라 2006년 3월 처음 저녁경매를 시작, 퇴근길의 컬렉터들을 불러 모았다.
경매에는 대개 귀하고 오래된 와인들이 등장하는데 이런 값비싼 와인들은 컬렉터가 죽었거나(death), 빚(debt)을 정리할 때나 이혼(divorce)으로 부부가 재산을 분할할 때 와인저장고에서 경매장으로 나온다. 이를 ‘와인경매의 3D’라 한다.
유명인사가 내놓은 와인은 더 비싸게 팔린다. 소장가치가 높아지기 때문. 영국의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지난 1997년 그 동안 수집한 와인 1만8000병을 이들에 걸쳐 경매했을 때 낙찰총액은 무려 370만 파운드(약 70억 원)로 당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최근 와인상속세를 없앤 영국에선 와인거래가 전년보다 1.5배 이상 늘었고 와인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다수 생겨났다. 지난 2003년 조성된 ‘와인인베스트먼트펀드’는 아직 시판되기 전의 보르도와인을 저장고 째 입도선매, 헤지펀드처럼 고수익을 추구한다. 2006년 8월 만들어진 ‘파인와인펀드’도 비슷한 성격이다. 보통 1인당 최소 투자한도를 2만 달러 이상으로 제한하는 사모펀드들이다.
대표적 와인가격지수인 ‘런던 인터내셔널 빈티지 익스체인지 100’은 블룸버그통신에서 상품가격지수로 사용중인데 2006년에 49.1%, 2007년에는 9월까지 41.2%나 상승했다. 와인전문지 ‘디캔터’는 최근 20년간 와인투자 수익률이 연평균 10~12%로 주식이나 채권수익률을 넘는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와인평론가 잰시스 로빈슨은 “와인을 투자대상으로 여기는 사람들 때문에 와인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들이 마시지 못하게 됐다”고 불평했다고 한다.

홍콩, 아시아의 와인거래 허브로 급부상

이런 와인붐은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의 신흥 부유층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2006~2010년 사이 중국의 와인시장이 해마다 32%씩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2000년 이후 중국의 와인소비 증가율은 61.8%로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신흥부자들은 프랑스산 유명 와인만을 찾는다.
이런 중국시장을 겨냥, 아시아의 와인거래 허브로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는 곳이 홍콩이다. 홍콩은 2008년 들어 와인에 부과되는 모든 주세를 완전 철폐했다. 세율 40%의 주세 수억 홍콩달러를 포기하는 대신 경매 및 관련 산업과 관광객 유치 등으로 40억 달러의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나아가 조만간 세계 최대 규모로 급성장할 중국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주세가 사라지자 홍콩에 가장 먼저 입성한 경매사는 영국게 본햄스다. 본햄스는 2008년 4월 실시한 와인경매에서 246개 품목을 경매, 미화 약 147만 달러의 낙찰규모를 기록했다. 낙찰률이 96%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탄약고 및 지하 벙커를 개조해 만든 레스토랑 및 이벤트홀에서 열린 이 경매에 참가한 사람들은 대부분 최고급 사교클럽의 기존 고객들이었다고 한다.
낙찰가격 상위 열 개 품목이 모두 보르도 레드와인이었다. 가장 비싸게 팔린 페트뤼스는 병당 4800달러가 넘는 금액이다. 이를 본 크리스티와 소더비는 물론 미국의 경매 강자 애커도 홍콩 진출을 선언했다.

국내 경매는 좋은 와인을 싸게 사는 루트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법적인 제약이 많아 와인경매나 투자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관련 법규상 한국에선 라이선스가 없는 개인은 주류를 팔 수 없다. 구입도 소매상을 통해야 한다. 이는 와인에도 해당된다.
애호가들 간에 개인적 거래는 이뤄지고 있으나 이것도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 때문에 와인을 현금화할 수 있는 시장이 아직 형성돼 있지 않아 유동성이 떨어지는 형편이다.
물론 상업목적이 아닌 자선바자 등에서는 판매가 이루어진다. 또 외국에 가지고 나가 파는 것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검증 안 된 물건이 외국시장에서 팔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로 늘어나는 와인애호가들은 장기투자 개념으로 와인을 사 모으고 있다. 현재의 추세라면 법이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하는 것.
설사 법이 바뀌지 않더라도 와인투자에서 손해는 없다. 숙성됐을 때 마셔도 되고 증여나 상속을 해도 되기 때문.
현실적으로 국내 와인투자는 대부분 경매를 통해 이뤄진다. 와인경매에는 크게 상업적 경매와 이벤트 경매가 있다. 상업경매는 와인수입사들이 호텔이나 레스토랑 등을 빌려 식사와 와인 시음을 한 후 경매를 진행한다. 또 이벤트경매는 부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파티를 열고 그 자리에서 와인 자선경매를 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의 와인유통경로는 수입회사-도매상-소매점-소비자를 거치면서 각 단계별로 마진이 붙는다. 하지만 경매는 수입사-경매회사-소비자의 3단계로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아트옥션은 구입가에 10% 마진을 붙여 경매를 시작하는데 보통 시가보다 20% 정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다음카페 보르도와인(cafe.daum.net/bordeauxwine)에서 일정과 출품 와인이 경매 3주전에 소개된다. 저녁식사와 와인 시음 후 경매가 시작되는데 본인이 부담할 수 있는 최고가를 미리 책정해 이 선을 지켜야 한다. 낙찰가에는 수수료 11%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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