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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라 미송 오브리옹(Château La Mission Haut-Brion)
샤토 라 미송 오브리옹(Château La Mission Haut-Brion)
  • 월간리치
  • 승인 2010.08.31 20:19
  • 호수 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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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심 깃든 깊고 오묘한 맛 ‘황홀’

 필자는 아주 우연한 기회를 통해 샤토 라 미송 오브리옹(Chaeau La Mission Haut-Brion)이라는 새로운 와인을 접했다.
샤토 오브리옹(Chaeau Haut-Brion)이 공사 중인 관계로 공개를 하지 않아 하는 수 없이 길 건너에 있는 샤토 라 미송 오브리옹(Chaeau La Mission Haut-Brion)으로 향했고 이 와인을 만난 것이다.
별다른 기대 없이 마신 이 와인은 그동안 ‘미송’이란 단어가 붙은 와인에 대한 내 편견을 깨 주었다. 평소 와인라벨에 미송이 붙어 있으면 가톨릭과 연관이 있다고만 여기고 별로 관심을 주지 않았다.
이 와인을 만난 곳도 자그마한 성당이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성당 안에서 맛 본 샤토 라 미송 오브리옹은 성스럽고 신비로운 와인의 느낌을 줬다.
주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분위기가 에워싸는 느낌에 나도 모르게 예수님 상과 제단이 있는 곳으로 십자가 성호를 그으면서 조용히 묵상에 잠겼고‘주님 내가 꼭 방문하고 싶었던 와이너리로 인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기도를 올렸다.
필자는 샤토 라 미송 오브리옹 와이너리에서 기도와 와인을 양조했던 수도사들이 와인을 통해 그리스도교의 신앙을 세계에 전파하려는 깊은 신앙심을 엿볼 수 있었다.
‘미래를 예견한 수도사들이 와인이 전 세계로 확대될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예수님께서 행하신 행적과 말씀을 전하고자 하는 선교활동이 와인 라벨의 십자가로 승화시킨 것이 아닐까’하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과거에는 성당에서 수도사들이 자신의 신앙을 주님께 바치고 해마다 와인을 잘 만들어 줄 것을 간절히 기도했지만 현재는 기도대신 와이너리를 소개하는 비디오를 상영하는 장소로 바뀌었다.
이 와이너리의 역사를 보면 과거 샤토 오 브리옹의 일부였다가 일부의 포도밭이 수도원에 기부되면서 샤토 라 미송 오브리옹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오랜 기간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다가 결국 샤토 오 브리옹에 합병됐다.
설립자 장 드 퐁탁(Jean de Pontac)은 리부르느 시장의 딸과 결혼을 하면서 그녀가 지참금으로 보르도에서 2Km 떨어진 포도밭을 가져왔다.
그리고 1550년 장 드 퐁탁이 샤토 오브리옹을 설립했고 1682년 전 소유주가 생뱅상 드 폴(St. Vincent de Paul)이 설립한 수도원에 일부 포도밭을 기증하자 이 때 수도사들이 와이너리와 성당을 건축하고 와인을 양조했다.
그 후  보르도 대주교와 귀엔 지방의 통치자들이 영향력 있는 귀족들의 식탁에 미사를 드린 라 미송 오브리옹 와인을 오르게 함으로서 유명세를 탔다고 한다.
프랑스 혁명 이후 와이너리는 정부에 환수되어 개인에게 매각됐고 1919년 명문와인 양조가 집안인 프레데릭 볼트너(Frederic Woltner)가족이 인수해 세계 수준의 와인으로 키웠다.
그 후 1974년 가족 간의 갈등이 심화되어 1984년에 오랜 라이벌 관계에 있던 샤토 오브리옹이 인수해 425년 만에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 왔다. 현재는 두개의 샤토가 포도밭의 포도만 다를 뿐 모든 양조방법과 기술은 동일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항상 기‘대하는 것은 와인 테이스팅으로 2004년 라 미송 오 브리옹과 오 브리옹을 함께 했는데 같은 양조가가 같은 양조방법으로 만들었는데도 와인의 맛은 확연히 차이가 났다. ‘프랑스 농부들의 철학이 깃든 떼루아의 영향이 아닐까’하고 생각을 해 보았다.
샤토 오브리옹의 양조책임자인 장 델마가 관리하면서 새 오크통의 비율을 늘리고 메를로의 양을 증가시키는 등 변혁을 통해 1987년 빈티지부터 빠른 속도로 품질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샤토 라 미송 오브리옹은 품질은 1등급이지만 가격은 보르도 2등급 수준이며 샤토 라 미숑 오브리옹 2004는 남성적으로 투박한 맛이었지만 샤토 오브리옹 2004는 여성적으로 우아하고 복합적이었다. 20ha의 면적에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48%, 메를로(Merlot) 45%,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7%를 재배하며 포도나무의 평균 수령은 21년이며, 각 빈티지 별로 블렌딩 비율은 차이는 떼루아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짙은 루비색에 미네랄, 스모크, 베리향, 블랙 커런트, 블랙 베리, 삼나무, 흙의 아로마를 풍기며 끈끈하고 풍부한 스타일의 풀 바디 와인이다. 산도와 타닌이 충분하고 선명한 와인으로 매우 진하고 강렬하고 매끈하면서 여운이 길어서 좋았다. 17~21도 사이의 음용온도가 적당하며 대부분의 육류와 잘 어울린다. 로버트 파커로부터 2000, 1989, 1982년산이 100점을 받았으며 1990, 1978, 1975년산 와인이 95점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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