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4:18 (금)
한국투자증권 강신우 부사장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시장 상승 이끈다
한국투자증권 강신우 부사장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시장 상승 이끈다
  • 월간리치
  • 승인 2010.12.31 18:55
  • 호수 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합주가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선 상태에서 맞이한 2011년의 주식시장은 어떻게 전망해야 할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나타난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 위기는 여전한 가운데 계속되는 엄청난 규모의 양적 완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제 회복은 요원해 보이는데다 그나마 세계 경제를 지탱해왔던 중국은 긴축의 강도를 높여야만 하는 상태라서 주변 환경 측면에선 좋게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여전히 기업 이익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낮게 유지돼 시장을 지탱하고 있어 상승을 점치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1년 내내 주식시장 주변에 많은 악재들이 도사리고 있었음에도 지난 2010년 시장은 상당히 안정적인 흐름 속에서 꽤 괜찮은 상승세를 보여주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불과 2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탓에 투자자들 사이에 경계감이 여전했고 그에 따라 주요 기업들이 놀라운 이익 증가를 기록했지만 주가 상승은 그에 못 미처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매우 낮게 유지됐다.  
일반적으로 시장이 편안하게 상승하다 보면 투자자들 사이에 자신감이 커지면서 이익 증가 이상으로 주가를 상승시켜 밸류에이션 논쟁이 벌어지곤 하였는데 2010년은 그 점에 있어서는 아주 차분한 한 해였다. 

펀드환매 계속될 전망

그러면 종합주가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선 상태에서 맞이하게 되는 2011년의 주식시장은 어떻게 전망해야 할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나타난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 위기는 여전한 가운데 계속되는 엄청난 규모의 양적 완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제 회복은 요원해 보이는데다 그나마 세계 경제를 지탱해왔던 중국은 긴축의 강도를 높여야만 하는 상태라서 주변 환경 측면에선 좋게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2010년 내내 국내 펀드 시장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시장의 상승 시마다 펀드 환매를 해 시장의 상승에 찬물을 끼얹곤 했다. 이는 시장이 역사적인 고점이었던 2000포인트대 후반을 완전히 넘어섰다고 인정할 수 있을 때까지는 이어질 전망이어서 펀드 환매는 당분간 좀 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들이 2011년 시장을 낙관만 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라면 여전히 기업 이익에 비해 낮게 유지되고 있는 밸류에이션은 시장을 지탱하는 주요한 요인이고 아울러 아직도 상승을 점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2010년 4분기 실적이 최종 집계된 것은 아니나 2010년 상장 기업들의 실적은 무려 1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직전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7년의 50조 원 대에 비해 거의 배 가까이 증가한 엄청난 실적이다.  
이러다 보니 현 시장의 주가 수준은 2010년에 계속된 상승에도 불구하고 유례없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한국 주식시장은 PER 기준으로 대략 9배에서 12배 사이에서 밸류에이션이 형성되어 왔다.  
물론 극도로 심리가 위축됐던 2009년 초반처럼 PER이 8배 수준을 기록하거나 아니면 2007년 후반과 같이 과열된 시기에는 13배를 넘어선 경우도 있긴 했다. 하지만 PER 기준으로 10배가 채 안 되는 현재의 수준은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이것이 2010년 후반에 계속된 주가 상승 후에 형성된 수준이라는 것이 더욱 놀랍다. 그렇기에 지난 2007년에 기록했던 2000포인트와는 완전히 달리 해석해야 할 이유가 너무도 분명하다. 
우리 시장이 이렇게 저평가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우선은 우리 기업들의 이익 창출 능력이 괄목할 정도로 개선됐다는 점이다. 2000년대 중·후반에 원화의 미국 달러화 대비 환율이 900원대 초반에 머무를 때 기업들이 비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한 결과 어느 정도 원화 강세 상황 하에서도 경쟁이 가능하게 됐다. 
그런데 금융위기 이후 원화 약세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시장 점유율 상승은 물론이고 큰 규모의 초과 이익 창출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최근 상장 기업들의 이익 급증의 첫 번째 원인이다. 
여기에 더해 우리 주요 상품들이 특히 최근에 구매력 상승으로 소비가 늘고 있는 신흥국가의 수요에 잘 맞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하겠다.
반면에 이와 같이 기업 이익이 급증하고 있는 데에도 전반적인 글로벌 거시 변수의 불안으로 투자 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다 보니 주가의 상승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저평가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가 계속 이어진 것이 그 대표적 증거라고 하겠다. 2011년에도 기업 이익 증가는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여전히 의구심은 남아 있으나 미국 경제가 드디어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긍정적이고 중국이 긴축을 한다고 하나 그것이 과열 방지, 특히 자산 가격 버블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정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여전히 세계 수요를 책임지는 한 축으로서의 역할은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2011년에도 2010년 보다는 못해도 기업 이익의 증가는 10% 대의 어느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렇다면 2011년에는 2010년에 이뤄지지 못했던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시장 상승을 이끄는 주요 동인이 될 것이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우리 시장은 PER 기준으로 9∼12배 사이를 움직이는데 지금이 10배가 채 안 되는 수준이니 경기 회복과 더불어 밸류에이션이 이 범위의 상단에 접근한다고 보고 이익 증가 역시 10%대 중반이라 한다면 전체적으로 20% 이상의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전혀 무리가 아니다.  
2010년에 비해 전반적인 투자 심리의 회복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늘어난다고 보고 아울러 소비와 투자의 회복으로 경기 또한 수출 일변도에서 벗어나 회복의 범위가 넓어진다고 가정한다면 2010년과 같이 수출 업종 내의 일부 대형주들만 주가 상승이 나타나는 양상은 많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수출업종에서 내수업종에까지, 대형주에서 중소형주에까지, 그리고 일류주에서 이류주에까지 매기가 고루 확산되는 양상이 2011년 중반 경에는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3월 이후 시장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시장 내에서의 차별화 심화 현상은 2011년 초까지는 좀 더 이어지겠지만 전체적으로 차별화가 해소되는 양상으로 서서히 시장의 질이 바뀌게 될 것이다.  

재평가논리 경계해야

이는 경기 회복, 시장 상승의 장기화가 있다 보면 당연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만 경계해야 할 점은 시장이 상승하면서 늘 나타나곤 했던 재평가 논리이다. 즉 한국 시장도 선진국 또는 우리보다 높은 밸류에이션 적용을 받는 다른 신흥국 증시 못지 않게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야 한다고 하면서 역사적 범위 이상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가능하다는 논리이다.
하지만 한국 기업의 낮은 시가 배당률과 여전히 후진적인 기업지배구조 문제, 그리고 한국의 컨트리 리스크 등을 감안하면 한국은 여전히 낮은 밸류에이션을 벗어나기 어려운 나라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주가가 꽤 올라 밸류에이션이 이미 역사적 범위 상단에 도달했는데도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논리로 재평가 논리가 등장한다면 그것은 바로 또 다른 버블이 시작된다고 단정지어도 무방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