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5월 24일 일명 ‘파리의 심판’이라고 불리는 사건이 터졌다. 프랑스의 와인생산자, 비평가, 소믈리에 9명이 모여 프랑스 보르도 와인과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을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했는데 프랑스 보르도의 오브리옹, 무통 로칠드 등 명품와인을 제치고 클로 뒤 발 와인은 최고의 점수를 받은 것이다.
뛰어난 균형감 자랑
프랑스 와인 양조자들은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10년이 지난 1986년 뉴욕에서 똑같은 와인들을 놓고 다시 한 번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한 결과 클로 뒤 발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이 1등을 차지하면서 명품와인의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이렇게 구대륙 와인의 높은 벽을 무너뜨린 클로 뒤 발 와인은 해가 거듭될수록 명품 와인을 생산해 내며 꾸준히 명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클로 뒤 발 와인은 포도밭의 규모가 400에이커이며, 연간 8만 박스 정도 생산하고 있다. 품질이 매우 뛰어나고 균형이 파워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와인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품종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명품와인을 위해 항상 우아한 프랑스 보르도의 기풍이 있는 것을 그대로 살리면서 나파의 풍부함을 접목시켜 차별화된 와인을 만들고 있다. 클로 뒤 발 와이너리 설립자인 버나드 포르테트(Bernard Portet)는 와인양조가로서 명성이 높으며, 또한 강한 추진력과 리더십을 갖춘 최고의 경영자이다.
그는 프랑스 보르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프랑스인으로 그의 아버지는 샤토 라피트 로칠드의 와인 양조기술 책임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클로 드 발 카베르네 리저브(Clos du Val Cabernet Reserve)는 여전히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명품와인 중 하나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가장 좋은 스택스 립 지역의 포도밭에서 손으로 엄선하게 수확한 포도를 사용해 타고난 고품질과 구조감 때문에 다른 어느 포도보다도 숙성이 잘되며, 와인 속의 과일 향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개성을 갖고 있다.
만약 와인 경매에서 아주 특별한 1987년산 클로 뒤 발 리저브 와인을 만나게 되면 보관 상태를 보고 주저하지 말고 구입해 두면 평생 동안 후회하지 않게 된다.
클로 뒤 발 와인의 라벨을 보면 전라의 미인들이 하늘을 우러러 보는 모습이 있다. 누굴까 하고 궁금하여 와인을 설명하고 시음을 시켜주는 여직원에게 물어보니 제우스 신의 딸들이라고 웃으면서 알려주었다. 제우스신의 딸들이 지혜의 여신이니까 클로 뒤 발 와인에 지혜를 주는 것이 아닐까하고 잠시 생각도 해 보았다.
풍부한 과일 맛 느낄 수 있어
클로 뒤 발 와인은 샤르도네, 진판델 포도 품종으로도 와인을 양조하지만 피노 누아 포도품종으로 우아하고 구조감이 뛰어난 와인도 생산하고 있다.
내가 마셔본 클로 뒤 발 샤르도네, 메를로, 피노누아 등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클로 뒤 발 카베르네 소비뇽 2006 와인으로 카베르네 소비뇽(85%), 메를로(5%) 카베르네 프랑(6%), 쁘띠 베르도(4%)의 4가지 품종을 블랜딩해 양조했는데 풍부한 과일 맛과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넘치지 않으면서 깊은 광택의 루비 색을 띠고 있으며, 풍부한 블랙커런트의 아로마 향과 맛이 뛰어나고 미묘하면서 정제된 맛과 탁월한 산도로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음식과의 조화는 로스트한 양고기, 돼지고기가 환상적으로 잘 어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