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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등 자산시장 유입···금융안정 부정적 요인”
“부동산 등 자산시장 유입···금융안정 부정적 요인”
  • 이성범 기자
  • 승인 2023.08.21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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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가계 초과저축 100조 원↑

 

지난해 이후 큰 폭의 금리 인상에도 주요국에서 소비가 양호하고 주택가격 조정폭도 과거 위기 때보다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누적된 가계의 초과 저축에 일부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한국은행 조사국이 내놓은 ‘팬데믹 이후 가계 초과 저축 분석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 가계에 축적된 초과저축 규모는 101조~129조 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팬데믹 이전(2015~2019년) 평균 7.1%를 나타내던 가계 저축률은 팬데믹 이후(2020~22년) 평균 10.7%로 크게 높아졌다. 미 연준 등의 방식을 원용해 추정해 보면 우리나라 가계부문의 초과 저축 규모는 101조~129조 원 정도로 추산되며 이는 지난해 명목 GDP의 4.7~6.0%, 명목 민간 소비의 9.7~12.4% 수준이다.


주요국과 비교해 보면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초과 저축 누증이 지속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경우 초과 저축 일부가 소비재원으로 이용되면서 초과 저축 규모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유로 지역은 초과 저축이 지속해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초과 저축의 증가 원인을 소득과 소비 요인으로 구분해 보면 팬데믹 직후에는 소비감소, 지난해에는 소득 증가가 크게 기여했다. 팬데믹 초기인 2020~2021년 중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소비감소가 초과 저축을 증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에는 경기회복으로 인한 고용 호조, 임금 상승과 함께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이 초과 저축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됐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는 소득 증가 기여도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은 초기에는 소득 증가와 소비감소가 비슷하게 초과 저축을 증가했으나 이후 소비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초과 저축을 감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저축률 상승의 원인을 저축 동기별로 분해해 살펴보면 가계부문의 초과 저축은 소비제약 등 비자발적 요인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가계 부문 저축률의 변동 요인을 추정해 보면 팬데믹 이후 저축률 상승의 상당 부분이 비자발적 요인에 기인했다.

예비적 동기에 따른 저축 요인은 팬데믹 이후 고용 상황이 개선되면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는 축적된 저축을 소비재원으로 활용하거나 부채 상환과 자산 취득에 사용할 수 있다.

보고서는 그러나 우리 가계가 초과 저축을 추가적인 소비재원으로 활용한 부분은 크지 않은 것으로 봤다. 이는 지난해까지 이어진 고용 호조와 정부 지원 등으로 소득 여건이 양호했던 데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됐다.


2020~2022년 중 가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2017~2019년의 3.6%보다 높은 4.6%를 기록하면서 가계의 물가, 금리 부담을 상당 부분 완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소득은 2020년을 제외하면 높은 증가율을 지속했으며 정부 지원은 소득감소를 보전(2020년)하거나 가계소득을 크게 높이는(2022년) 역할을 했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가계소득 증가율이 소비 증가율을 크게 밑돎에 따라 초과 저축이 소비로 일부 활용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부채상환에 사용된 초과 저축 금액도 많지 않다고 봤다.

보고서는 “금리상승으로 부채상환 유인이 증대됐음에도 우리 가계의 디레버리징이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을 보인다”며 “미국과 유로지역의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 이후 낮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팬데믹 기간 중 높아진 이후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0~2022년 중 우리 가계의 금융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많이 늘어났는데 이는 우리 가계가 초과 저축을 부채상환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보다는 금융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했다.


소비와 부채상환에 사용되지 않은 가계의 초과 저축은 주로 예금, 주식 등 유동성이 높은 금융자산의 형태로 보유 중이었다. 2020~2022년 중 우리 가계의 금융자산은 1006조 원 늘어나 직전 3개년(2017~2019년 중 591조 원)보다 증가 폭이 크게 확대했는데 금융자산 형태별로는 현금·예금, 주식·펀드의 증가 폭이 크게 확대했다.

보고서는 “특히 우리 가계는 현금·예금의 보유 비중이 지속해서 확대했는데 이는 미국과 유로 지역 등 주요국과 다른 모습”이라고 했다. 
한편 가계의 금융자산이 부채조달을 통해서도 늘어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순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 측면에서 비교해 보더라도 팬데믹 기간 중 가계의 순금융자산 취득규모는 팬데믹 이전보다 많이 늘어났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초과 저축이 유동성이 높은 금융자산으로 축적돼 있어 여건 변화에 따라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며 “최근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가계 초과저축이 대출과 함께 주택시장에 재접근하는 기회를 제공해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 디레버리징 지연 등으로 이어지면 금융안정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성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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