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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중의 명품 ‘에르메스’ ‘한땀 한땀’ 장인정신으로 만드는 ‘예술품’
명품 중의 명품 ‘에르메스’ ‘한땀 한땀’ 장인정신으로 만드는 ‘예술품’
  • 월간리치
  • 승인 2011.05.13 07:20
  • 호수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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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성들여 만든 모든 상품이 새로운 주인를 만나 생명이 부여됐을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이는 170년의 역사를 이어온 ‘에르메스’(HERMES)의 철학이다. 명품 위의 명품으로 불리는 ‘위버럭셔리’를 논할 때 늘 첫 번째로 꼽히는 에르메스의 저력은 바로 2세기가 다 되가는 세월 속에서도 변치 않는 철학과 기품 때문이다. 수많은 저명인사들에게 사랑받고 성공하는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 에르메스에 대해 알아보자.

명품의 나라 프랑스에서도 첫 번째로 손꼽히는 브랜드는 ‘에르메스’다. 5대에 걸쳐 고유의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창조와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은 제품을 만드는 에르메스는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싶은 명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부와 성공, 화려함의 대명사가 된 에르메스가 탄생한 것은 1837년이다. 창립자 티어리 에르메스가 시작한 마구상이 에르메스의 시초다. 티어리 에르메스는 프랑스 파리 마드레인 광장의 바스 듀 름파르에 에르메스를 세웠다. 이곳은 원래 마구(馬具), 즉 말 안장이나 승마용 장식품, 마차 부속품 등을 생산하는 업체였다.

마구상에서 꿈의 브랜드로

이는 에르메스의 로고에 나타나 있다. 빈 마차를 세워두고 주인을 기다리는 말과 마부의 모습을 형상화한 문양이 그것이다. 당시 에르메스는 주로 가죽을 이용한 마구들을 생산했는데 특히 독특한 박음질을 한 말 안장이 큰 인기를 얻었다. 에르메스는 모든 용품을 수작업으로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것은 현재까지 에르메스의 장인정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후 그의 손자 에밀 에르메스는 자동차라는 새로운 교통수단의 출현과 함께 생활양식의 변화를 예측했다. 이로 인해 탄생한 것이 마구에 사용하는 독특한 박음질법인 새들 스티칭을 이용한 고품질의 가죽제품과 여행용 가방이었다.
마차의 시대가 끝이 나면서 에르메스는 또 다른 제품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단순한 마구상에서 가방, 스카프, 시계, 향수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생산하는 토털 패션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그 후 에르메스는 뛰어난 장인정신을 인정받아 1855년 파리세계박람회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1880년 티에르의 아들이 경영권을 물려받아 파리근처로 매장을 옮기면서 북아프리카, 러시아, 아시아와 아메리카까지 시장을 확대했다.
당시 에르메스는 80명의 안장 기술자를 고용해 가죽기술 개발에 힘쓰면서 가죽제품과 의복에 사용되는 지퍼사용에 대한 독점권을 따내기도 했다. 가방에 지퍼를 사용한 것은 에르메스가 처음이다.
그렇다면 에르메스 제품 중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아이템은 어떤 것이 있을까. 그중 하나는 이른바 ‘켈리백’이라고 불리는 가죽가방이다. 그레이스 켈리에 의해 1950년대 탄생한 켈리백은 에르메스 제품 중 가장 전통이 깊은 가방이다.

꿈의 가방 ‘켈리백과 버킨백’

영국의 영화배우이자 모나코 왕자와 결혼해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의 이름에서 따온 켈리백은 1956년 미국 잡지에 등장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당시 임신을 했던 그레이스 켈리가 만삭의 배를 가리기 위해 에르메스 가방을 든 것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 것.
이 후 에르메스는 모나코 왕실에 직접 허락을 받아 이 가방을 ‘켈리백’으로 명명했다. ‘켈리 백’은 에르메스만의 전통과 특유한 윤곽의 선이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다. 180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새들 스티칭’은 오늘날까지 사용되는 전통적인 요소 중 하나로 이러한 요소들이 현재의 에르메스를 만든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사랑받는 켈리백은 공정과정도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다른 에르메스 가방들과 마찬가지로 켈리백은 스크래치가 없고 땀구멍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악어가죽을 참나무 액에 8개월 이상 숙성시킨 가죽과 송아지 가죽을 섞어 만든다.
아무나 만들 수도 없다. 에르메스 장인이 되려면 3년간 에르메스 가죽장인 학교를 졸업하고 2년간의 수련기간을 거쳐야 한다.
현재는 엄격한 교육과정을 거친 500여 명의 장인들이 에르메스 가방을 만들고 있다. 이 장인들의 근로시간은 일주일에 33시간이고 가방 한 개를 제작하는 시간은 18시간이기 때문에 장인 한명 당 일주일에 1개 반 정도의 가방을 생산할 수 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가방들과는 달리 극소수의 장인들이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들어내는 가방이다 보니 가방을 살 돈이 있어도 수년 동안 가방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에르메스 가방은 수선과 교환도 100% 보장되기로 유명하다. 가방 하나하나에는 각각 장인의 사인과 제작년도, 데스크번호가 각인돼 철저히 관리되고 고객이 수선이나 교체를 원할 경우 제품의 제작시점과 장인을 파악해 최초로 만든 장인에 의해 수선이 이뤄진다.
이처럼 제작과정과 검품, 철저한 고객관리는 전 세계 여성들이 선망하는 브랜드로 에르메스를 꼽게 만든 것이다.
켈리백과 함께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또 다른 가방은 ‘버킨백’이다. 수천만 원에서 억 원대의 가격을 호가하는 버킨백은 상위 1%만이 살 수 있는 가방으로도 유명하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수년을 기다리면서 사는 가방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전 세계 여성들의 드림백인 셈이다.
성공한 여성들 사이에서 ‘꿈의 아이템’으로 꼽히는 버킨백은 1980년대 탄생했다. 당시 스타일 아이콘이었던 제인 버킨을 위해 제작돼 버킨백이란 이름을 달았다. 버킨은 1984년 파리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에르메스 5대 회장인 장루이 뒤마와 옆자리에 앉게 됐다.
이때 늘 들고 다니는 커다란 밀짚 가방을 짐칸에 얹어놓았는데 가방이 떨어지면서 내용물이 쏟아지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을 치렀다. ‘수납을 넉넉히 할 수 있는 가죽 가방이 없다’는 불평을 듣고 뒤마 회장은 버킨을 위해 특별히 가방을 제작했고 그것이 바로 버킨백이다.
켈리백보다는 실용적이면서 캐주얼한 버킨백은 국내외 유명인사와 연예인 등 많은 여성들이 소유하고 있다. 빅토리아 베컴, 시에나 밀러 등 해외 연예인은 물론 고소영, 심은하 등 국내 스타들과 대기업 여성 총수들도 애용하는 이 가방 역시 전 과정을 손으로 만드는 제작원칙과 한정 생산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3년 이상 기다려야 살 수 있는 가방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년간이라도 기다리겠다는 대기자가 많아 최근 몇몇 국가에서는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주는 서비스마저 중단됐다.

한결같은 품질과 장인정신

화려한 무늬로 실크스카프의 대명사가 된 에르메스의 스카프도 변치 않고 사랑받는 머스트해브 아이템이다. 특히 부와 권세의 상징인 에르메스의 승마 무늬 스카프는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는 고급스러운 재질은 물론이고 화려하고 다양한 색과 문양,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카프 한 장을 제작하기 위해 에르메스가 쏟는 정성과 노력이 돋보인다.
스카프 한 장을 만드는 데 누에 250마리 이상이 사용되고 보통 스카프보다 제조원가가 약 1000배 더 든다. 이 때문에 에르메스의 스카프는 에르메스의 정신이 담긴 정교한 예술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프랑스어로 정사각형을 의미하는 ‘까레’로 불리는 이 스카프는 초고가의 에르메스 제품들을 가지지 못한 여성들이 위안용으로 사는 제품이기도 하다.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가방들에 비해서 40만 원대의 가격이기 때문이다.
이 스카프는 굳이 에르메스 로고를 확인하지 않아도 구별이 가능하다. 다채롭고 풍부한 색채와 촘촘한 능직 실크, 독창적인 디자인은 다른 브랜드들이 도저히 따라할 수 없는 에르메스 스카프만의 특징으로 꼽힌다.
1978년부터 선보인 에르메스의 에나멜 뱅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초기 제작 공법을 그대로 계승해 섬세한 작업을 통해 탄생된 에르메스만의 장인정신과 고유한 제작기법에 대한 노하우를 보여주는 제품이다.
에나멜 뱅글은 오랜 역사의 에르메스 가죽 액세서리와 함께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손꼽히고 있다. 실크 스카프의 디자인에서 모티프를 얻은 프린트와 빛나는 광택이 더해져 매력을 발산하는 다양한 사이즈의 뱅글은 누구나 한번쯤 갖고 싶은 아이템이다.
이밖에도 향수, 의상, 테이블웨어 등 많은 제품군에서 에르메스는 독특한 개성과 장인정신을 선보이며 갖고 싶은 명품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에르메스가의 5대손이자 현재 에르메스의 사장인 장 루이 뒤마는 “우리는 고급 사치품을 파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신경쓰는 사람은 고객들이다. 우리는 무엇보다 고객을 위한 최고의 품질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에르메스는 고객을 위한 제품을 만든다는 기본중의 기본을 착실히 지키기 때문에 17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한결같은 품질과 장인정신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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