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3 (금)
“은행 공공성·   사회적 책임 이행”
“은행 공공성·   사회적 책임 이행”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3.12.28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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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기본 지켰는지 살펴보자”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국내 23개 은행을 대변하는 은행연합회 수장이 됐다.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은 지난 12월 1일 취임식을 하고 3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조용병 15 은행연합회 회장이 은행의 기본을 지키면서도 변화와 혁신을 이루겠다고 했다. 조 회장은 “국민경제의 회복과 은행산업의 발전을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우리 경제는 글로벌 공급망 경색과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 가계부채 문제 등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의 상흔이 채 아물기도 전에 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대변되는 ‘3고(高)’ 현상이 발생, 국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실물경제의 기초체력도 약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처럼 국가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시기에 은행은 국민의 냉엄한 평가에 직면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은행권은 혁신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과제뿐만 아니라 은행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 이행 또한 마찬가지로 중요한 과제로 강조해 왔지만, 오늘날의 어려운 경제 상황과 외부의 평가에 비추어 볼 때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만큼 노력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조 회장은 우선 은행이 기본을 지켰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 신뢰 없이는 은행은 존재할 수 없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부실한 내부통제로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국민께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도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마련되는 상황이다. 또 은행이 고객중심경영을 늘 외쳐 왔지만, 고객 니즈에 맞는 금융서비스 제공과 금융소비자보호에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살펴봐야 하겠다. 아울러 비록 지금까지 은행이 양호한 건전성과 풍부한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도 충분한 대응력을 유지하는 수준인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혁신을 위한 노력이 충분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조 회장은 “오랜 노력에도 은행은 여전히 전통적인 사업구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은행의 플랫폼 경쟁력 또한 경쟁 테크 기업보다 여전히 아쉬운 수준”이라며

“현재의 편중된 수익구조와 불충분한 디지털 경쟁력은 은행이 혁신을 회피하고 쉬운 영업에 치중한다는 인상을 주어 은행의 수익창출 노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초래한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은행이 더욱 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하기 위해서는 은행이 먼저 과감한 혁신가의 모습으로 변화해야만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은행의 고통 분담 노력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고 했다. 조 회장은 “우리 사회에서 은행의 역할은 가계·기업과 함께 경제생태계를 구성하고 경제의 선순환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경제생태계가 파괴되면 그 속의 은행도 존속할 수 없음은 자명한 사실이므로 경제생태계의 지탱과 발전을 위해 국민과 상생하는 것 또한 은행의 책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은 그간 가계와 기업을 위해 의지가 되는 버팀목이자 재기를 위한 디딤돌이 되고자 노력해 왔지만, 국민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생태계 전체를 거시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미시적인 방안을 고민해 온 것이 그 원인이 아닐지 생각한다. 은행은 국민 눈높이에 맞춘 진정성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본·변화·상생’

조 회장은 은행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기본’, ‘변화’ ‘상생’을 들었다.
우선 ‘기본’을 튼튼히 하자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은행은 경제의 혈맥으로서 실물경제의 성장을 돕고 자산 형성의 기회를 제공해 온 한편, 위기 시에는 경제의 방파제로서 충격을 흡수하고 어려움에 처한 가계와 기업을 지원해 왔다”며

“앞으로도 은행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기본에 다시금 충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고객을 항상 중심에 두고 고객 요구에 맞는 고객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고 금융소비자보호에 더욱 힘써야 하고, 더욱 높아진 국민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고도화된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 임원의 책임이 강화되고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는 등 다양한 제도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은 이러한 제도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만 한다.”


새로워진 디지털 환경을 반영, 더욱 견고한 안전판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 회장은 “오늘날의 플랫폼 금융에서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보유통과 자금이동의 속도가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은행의 경쟁자 또한 다른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테크 플랫폼 등으로 다양화된 점을 고려해 더욱 기민한 자세로 치밀한 건전성과 유동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은행의 ‘변화’와 관련해서는 “은행은 앞으로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플랫폼 혁신을 통해 테크 기업과 경쟁·협력해야 한다”며 “또 인공지능(AI)의 양면성을 심도 있게 고려해 AI 활용을 통해 은행경영의 혁신을 이뤄내는 동시에 윤리적 문제나 금융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조 회장은 “은행은 또한 글로벌 진출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영토 확장을 위한 노력에도 동참해야 한다”며 “ESG 경영을 통해 환경과 사회를 위한 책임경영과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 나가는 것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상생’ 실천도 제시했다. 은행은 경제생태계의 일원으로서 구성원 모두와 협업·공생하고 효율적인 생태계가 유지되도록 촉진해야 할 할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조 회장은 “경제생태계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게 은행이 큰 노력을 했음에도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어려웠던 이유를 고민해 보고, 은행 입장이 아니라 국민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만 한다”며

“은행연합회도 사원은행·금융지주, 그리고 국회·당국·언론과 소통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은행이 국민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디딤돌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원들에게는 “우리 국민경제의 버팀목이 될 때 은행연합회는 사원은행의 디딤돌이 되도록 하자”며 “사원은행 가치 증진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팀워크를 발휘하면 정확한 방향으로 속도감 있게 변화를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여러분 모두 전문성이 뒷받침된 열정을 가지고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은행을 위한 정확한 내비게이터이자 예민한 센서가 돼 주셔야만 한다”며 “적극적인 소통으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열정과 진심을 사원은행 가족 모두에게도 전파해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리는 코로나의 긴 터널을 벗어나면서 또 다른 새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앞으로 은행을 둘러싼 환경은 새롭고 낯선 길과 같겠지만, 믿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의 각오로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면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새로운 혁신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2조+α’

은행권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2조 원+α 규모의 상생금융에 나서기로 했다. 조 회장과 20개 사원은행 은행장은 지난 12월 2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간담회를 열고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을 지원하기 위한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조 회장은 “이번 방안은 은행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최대한의 범위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금리 부담을 직접적으로 낮춰줄 방안을 만든다는 기본원칙에 따라 추진됐다”며 “은행권은 이번 지원방안의 재원 마련을 위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8개 은행이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최소 2조 원을 분담하기로 뜻을 모았으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또한 정책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알파(α)를 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조 원+알파(α)’의 지원액은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직접 지원비용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된 은행권 상생금융활동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다”며 “은행권은 이렇게 마련된 재원을 활용해 공통 프로그램과 자율 프로그램 투 트랙으로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 회장에 따르면 우선 공통 프로그램은 총재원 2조 원의 80%에 달하는 1조6000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은행권은 공통 프로그램을 통해 2023년 12월 20일을 기준으로 은행 대출을 이용해 온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금리 4%를 초과해 납부한 이자의 최대 90%까지를 1명당 최대 300만 원까지 환급한다.

이를 통해 약 187만 명의 개인사업자에게 인당 평균 85만 원, 전체적으로는 총 1조6000억 원 수준의 자금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 프로그램은 총재원 2조 원 중 나머지 4000억 원을 활용해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더욱 폭넓고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전기료와 임대료 지원, 보증기관, 서민금융진흥원 등에 대한 출연, 소상공인 외 다른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까지 보다 폭넓고 다채로운 지원활동을 통해 공통 프로그램이 미처 지원하지 못한 그늘진 곳까지 빠짐없이 은행의 온기를 채우고자 한다고 조 회장은 설명했다.


조 회장은 “이번에 발표한 방안은 최대한 빠르게 시행할 예정”이라며 “공통 프로그램은 내년 1월 중순까지 은행별 집행계획을 수립하고, 2월부터는 환급을 개시해 3월까지 최대한 많은 금액을 신속히 집행, 지원에 따른 체감도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


또 “자율 프로그램도 내년 1분기 중 은행별 집행계획을 마련하고, 내년 중 속도감 있게 집행할 것”이라며 “이번 방안은 개별은행이 자행 고객을 대상으로 자행의 예산으로 집행하는 자율적인 방안으로서 고객별 세부적인 지원 금액이나 지원 대상 포함 여부 등은 은행별 건전성이나 부담 여력 등을 고려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은행연합회는 앞으로 분기별로 은행별 지원 실적을 점검·발표해 이번 지원방안이 신속하고 실효성 있게 추진될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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