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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순수하고  가장 전통적인 와인....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74
가장 순수하고  가장 전통적인 와인....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74
  • 고재윤 교수
  • 승인 2023.12.29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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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데가 산게니스 이 바케

 

무더운 여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여정으로 찾아간 곳이 프리오라트(Priorat) 지역의 
작은 마을인 포레라(Porrera)에 있는 보데가 산게니스 이 바케(Bodega Sangenís i Vaqué) 다. 
고즈넉한 포레라(Porrera) 마을 중심에 큰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하우스 안에 
기대도 하지 않은 와이너리가 있었다. 반갑게 맞아주는 양조가 이면서 오너의 딸인 
마리아(Maria)의 단아한 웃음이 피로감을 싹 가시게 한다. 

보데가 산게니스 이 바케는 현재 15헥타르 포도밭에서 연간 4만 병을 생산한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스페인 전통 방식의 양조를 고집했지만, 현재는 전통적인 양조 방법에 현대적인 양조 방법을 접목해 와인을 만들고 있다. 1995년 이곳 지역에서는 최초로 자가 와인을 병입했던 와이너리로 유명하다.

2014년 디켄터 월드 와인 어워드 2014(Decanter World Wine Awards 2014)에서 클로스 몬렐로 그랑 레세르바 2000(Clos Monlleó Gran Reserva 2000)이 은메달을 받은 이후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매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보데가 산게니스 이 바케의 스토리는 18세기 와인을 생산했던 한 가문으로부터 시작됐다. 20세기에 마리아(Maria)의 아버지 콘시타 바케(Coxita Vaqué)와 어머니 페레 산게니스(Pere Sangenis)가 결혼한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700년부터 페레 산게니스의 어머니인 몬렐오(Monlléo) 가문의 소유였던 와이너리, 포도밭을 물려받았다. 아버지는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포도밭에서 포도 농사, 또 다른 밭에서 과수를 재배했다.

결혼 5년 후인 1978년 두 분의 이름을 딴 보데가 산게니스 이 바케를 설립했다. 가족은 와인을 대량으로 판매하고자 했지만, 와인 판매가 부진해 자신의 밭에서 생산한 올리브, 견과류 등 다른 제품을 마케팅하면서 겨우 유지할 수가 있었다. 프리오라트(Priorat) 지역에 관한 와인 관심이 다시 높아질 때까지 부모님 산하 4명의 딸에게도 매우 힘든 삶의 연속이었다.


4명의 딸 중에 둘째였던 마리아, 막내딸 누리아(Núria)는 부모가 운영하는 와이너리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와인의 명성을 알리고자 하는 부모의 열정과 노력에 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마리아는 특별한 딸이었다. 프리오라트 지역이 새로운 와인 관심 지역으로 부상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선물로 생각했다. 자신들이 어렵게 운영하는 소규모 가족 와이너리의 미래를 내다봤다. 2000년 마리아는 타라고냐(Tarragona)에 소재한 로비라 아이 버질리 대학교( Universitat Rovira i Virgili)에서 3년은 식품학, 2년은 양조학을 배웠다.

2006년 스페인 와인의 중심지인 리베라 델 두에로(Ribera del Duero)에서 양조 실습을 마친 후에 고향으로 돌아와서 아버지와 함께 와이너리에서 양조를 담당했다. 그녀의 아버지 콘시타 바케는 할아버지가 소유했던 오래된 저장고에서 와인 양조 전통을 되살렸다.

2000년 와인 양조장의 일부를 재건축했다. 마리아는 자신이 로비라 아 버질리대에서 배운 양조학보다 아버지로부터 더 많은 양조 실무 경험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프리오라트 지역의 다른 젊은 와인 메이커들과 좋은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와인 양조 기술을 향상했다.


마리아는 항상 부드러운 말투와 조용하면서 자기 부모 고생스럽게 만든 와인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다는 그 자체가 행복하다고 했다. 또 그녀는 와인 양조의 모든 과정에 참여하면서 그 일이 도전적이고 개인적으로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와인 판매를 담당하는 책임도 갖고 있으므로 마케팅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보데가 산게니스 이 바케는 작은 규모지만, 미래에 최고의 와인으로 명성을 얻고자 포도밭은 유기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가족 소유의 포도나무 수령이 55년 이상 된 포도나무에서 직접 선별해 수확한 포도만을 사용하며 매년 약 4만 병을 생산한다.

마리아는 토양의 특징이 매우 척박한 토양으로 자갈, 돌이 많아서 포도 껍질이 두껍고, 알이 적어서 고품질의 와인생산에 적합하다고 했다. 포도의 발효는 스테인리스 통과 오크통을 사용한다. 와인 숙성은 일반적으로 95% 프랑스산 뉴 오크통과 5% 미국산 오크통에서 12개월 동안 한다. 정제하지 않고 여과되지 않은 상태로 병에 담아 병숙성을 하는 것을 고집한다.

오크통은 5년 동안만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좁은 공간에 양조시설, 숙성 시설을 돌아보면서 매우 소박한 와이너리는 마리아를 닮아 있었다. 시음실에 도착하니 창밖으로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고, 마리아가 소유한 포도밭이 저 멀리서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왔다. 시음할 와인을 따르면서 마리아는 “자신들이 양조한 와인이 가장 순수하고 가장 전통적인 와인 중 하나로 명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짧은 시간 8개의 와인을 시음했는데 인상 깊은 와인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로 코스터 블랑 2022(Lo Coster Blanc 2022)는 비탈길을 의미한다. 마리아의 대학 프로젝트 와인으로 시작했다. 포도 품종은 화이트 그르나슈(White Grenache) 85%, 마카베오(Macabeo) 15%를 블랜딩한 화이트 와인이다. 4개월 프렌치 오크통에서 숙성했다. 시음해보니 맑고 밝은 연한 황금색의 칼러. 이로마는 바이올렛, 오이, 열대과일, 석유 향이 난다. 마셔보니 산뜻한 산도, 우아하고 짜임새 있는 구조감, 균형감이 탁월하고, 여운도 길다. 특히 입안에 가득한 꽃향이 인상적이었다. 음식과 조화는 해산물 요리, 스시, 파스타 등을 추천한다. 


둘째. 카르비나다 2022(Carbinada 2022)는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는 뜻으로 그르나슈 네그라(Grenache Negra) 60%, 카리냥(Carignan) 40%를 블랜딩한 레드 와인으로 오크통 숙성없이 병숙성한 유기농 와인이다. 뷹은 체리 색의 칼러, 아로마는 화사한 꽃, 레드베리, 요오드, 건과류, 마셔보니 부드러운 산도, 타닌의 조화가 뛰어났다. 음식과 조화는 삶은 돼지고기, 닭고기 BBQ, 피자 등을 추천한다.


셋째, 코란야 2015(Coranya 2015)는 자신이 소유한 조부로부터 물려받은 포도밭의 실물을 그대로 브랜드명한 레드 와인이다. 포도 품종은 포도나무 수령 40년 이상의 카리냥(Carignan) 50%, 그르나슈(Grenache) 를 블랜딩한 것으로 12개월 오크 숙성(프랑스 뉴 오크통 85%, 미국 오크통 15%)했다. 진한 체리 색의 칼러, 아로마는 블랙베리, 체리, 카시스, 블랙 커런트, 마셔보니 나무랄 데 없는 탁월한 균형감, 부드러운 타닌, 적당한 산도, 긴 여운이 일품이었다. 음식과 조화는 쇠고기 안심스테이크, 갈빗살구이 등을 추천한다.


넷째, 클로스 몬렐로 2011(Clos Monlleo 2011)는 어머니가 상속받은 가문의 포도밭으로 선조 중에 여성이 소유했던 시절에 여성 이름을 그대로 부친 브랜드다. 포도나무 수령 55년 이상의 포도를 사용해 양조한 레드 와인이다. 포도품종 카리냥(Carignan) 50%, 그르나슈(Grenache) 50%를 블랜딩한 것으로 18개월 동안 프랑스 뉴오크통 숙성한 후에 9년 동안 병 숙성한 것으로 진한 검은 붉은색 칼러, 아로마는 블랙 커런트, 블랙 베리, 후추, 스파이시 향이 난다. 마셔보니 강하고 우아하면서 깊은 맛과 탁월한 균형감, 특히 타닌의 부드럽고 우아한 풍미는 미각을 황홀하게 한 것으로 일품이었다. 음식과 조화는 쇠고기 안심스테이크, 양념 갈빗살구이 등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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