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12:33 (월)
전통의 향기를 머금다
전통의 향기를 머금다
  • 고재윤 교수
  • 승인 2024.03.30 1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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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아니 와이너리(Giuaani Winery)

 

조지아의 좋은 기운과 이미지를 갖고 찾아간 곳은 트빌리시에서 45㎞ 떨어진 카헤티(Kakheti)의 와인 생산 중심지로 유명한 마나비(Manavi) 작은 마을에 자리한 지우아니 와이너리(Giuaani Winery)다. 

지우아니 와이너리에 도착하니 아름답게 꾸며놓은 예쁜 정원, 야외 수영장이 있는 호텔, 전통음식을 제공하는 최고급 레스토랑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지우아니 와이너리의 예쁜 따님이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아름다운 정원을 지나 야외 수영장으로 가는 소로에는 크베브리(Qvevri)가 장식품처럼 늘려져 있고, 조상 대대로 사용한 포도를 으깨고 주스를 짜내는 나무통도 반겨준다. 와이너리 옆으로 포도밭에서 수확하고 남은 포도송이들이 매달려 있었다. 


호텔 옥상에 올라가 아름다운 분지인 마나비(Manavi)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는데 전형적인 시골 풍경 자체였다. 와인 양조장, 숙성실을 들러보고 스테인리스에서 익어가는 와인을 시음하면서 와인의 향기에 취했다. 그리고 양조장 계단 벽면에는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수상한 상장들이 걸려 있었는데 필자가 베를린 와인 트로피의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하면서 증서에 서명한 상장들이 있어 안내하는 예쁜 따님에게 말하니 무척 존경스러운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면서 사진 한 컷을 부탁해 매우 기분이 좋아졌다.


지우아니 와이너리는 백년의 역사를 하루로 표현할 정도로 전통적인 유기농 오렌지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크베브리를 사용한다. 국제적인 와인과 경쟁하기 위해 전통적 양조 방법과 현대적 양조 방법의 장점을 사용해 글로벌 와인도 생산한다. 그리고 2018년부터 고(高) 알코올음료인 보드카와 브랜디를 생산하고 있다.


1894년 조상 대대로 이곳에서 포도 농사를 지으며 크베브리 와인을 생산했던 이곳에서 지우아쉬빌리스(Giuashvilis)가 와인을 상업화했다. 특히 이 장소는 성경에 등장하는 대전사 미카엘(Mikhail)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크베브리 와인을 생산했던 신성한 유적의 땅으로 문화적 가치가 높다.

2010년 지우아니 와이어리를 설립하고 초현대식 양조시설을 갖추면서 글로벌 와인 생산에 돌입했다. 지우아니 와이너리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와인 품질 수준을 높이는 것으로 전통적인 크베브리를 사용하면서 초현대식 양조 장비로 세계적인 와인을 양조하는 것이었다. 양조장을 들러보면서 초현대적인 양조시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스테인리스 발효조, 프랑스 오크통, 숙성실 등이 컴퓨터 시스템으로 현대화가 됐다.


지우아니 와이너리는 와인 품질에 중점을 두면서 포도 농사도 수작업으로 한다. 생산 능력도 매년 40만 병으로 한정해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고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현지는 물론 국제적으로 유명한 양조가를 채용하고 때로는 유럽의 와인 선진국의 양조가로부터 컨설팅받기도 한다.


지우아니 와이너리는 마나비 지역의 자부심을 잃지 않으며 전통적인 조지아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토착 포도 품종을 사용하여 개성이 살아있는 와인은 독특한 맛과 향의 와인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재배하는 토착 포도 품종은 사페라비(Saperavi), 르카츠텔리(Rkatsiteli), 므츠바네(Mtsvane), 키시(Kisi), 크히크히비(Khikhvi), 그리고 국제 포도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이 있다.

이 토착 포도 품종의 포도는 철저하게 친환경 농법을 사용한다. 수확 철에는 손으로 선별해 포도의 품질에 최선을 다하기도 한다. 지우아니 와이너리에서는 전통적인 레드, 화이트, 로제, 오렌지 와인으로 국제적인 품평회에서 입상해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이곳 지역 최고의 셰프가 조지아 전통음식을 만드는 레스토랑에 가니 호텔 투숙객, 와인투어 방문객들이 식사와 함께 와인을 페어링하고 있었다. 필자도 제공되는 음식과 와인 페어링하면서 특별히 12종의 와인을 시음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중에 인상 깊었던 와인을 소개한다.


첫째, 키시-므츠바네, 크베브리 2019(Kisi-Mtsvane, Qvevri 2019)는 디켄터 95점을 받은 고품질의 와인이다. 5개월 동안 크베브리에 발효 숙성한 후에 다시 오크 숙성한 와인으로 색상은 오렌지 칼러다. 아로마는 오렌지, 밀키, 우디 향이 부드럽게 자극했고, 마셔보니 중간 정도 바디감에 적당한 산도와 더불어 균형감이 좋은 와인으로 여운도 길었다. 음식과 조화는 조지아식 닭고기 바비큐, 오리고기구이, 파스타 요리에도 어울린다.


둘째, 사페라비, 크베브리 2019(Saperavi, Qvevri 2019)는 크베브리에서 5개월 동안 발효 숙성한 후에 다시 프렌치 뉴 오크통에서 18개월 숙성한 와인이다. 색상은 블랙 레드 컬러다.

아로마는 요도, 우디, 초콜릿, 블랙베리, 체리, 부엽토 등의 향이 나타난다. 마셔보니 부드러우면서 우아한 산도가 일품이다. 중간 정도의 보디감에 입안 가득히 올라오는 블랙베리 풍미가 그윽했다. 좋은 균형감, 긴 여운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쇠고기 안심 스테이크, 양고기구이, 조지아식 돼지 바비큐 등에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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