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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립오페라 정기공연∥ 국내 초연작....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
2024 국립오페라 정기공연∥ 국내 초연작....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
  • 한겨레 기자
  • 승인 2024.04.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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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내려온 요정의 세계

 

국립오페라단이 4월 11~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초연작인 브리튼의 ‘한여름 밤의 꿈’을 선보인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 동명의 희곡을 바탕으로 영국의 오페라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이 작곡한 보기 드문 영어 오페라이며 1960년 초연한 현대 오페라다. 공연은 요정의 왕, 오베른과 그의 아내, 티타니아의 이야기가 주축이 된다.

라이샌더와 헤르미아는 자신들의 의사와 상관없는 결혼을 피하고자 야반도주를 하고, 헬레나는 디미트리어스를 사랑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관심이 없다. 오베른은 디미트리어스의 마음을 돌리려 요정, 퍽에게 사랑 꽃 심부름을 시킨다.

그 꽃엔 눈을 뜬 직후 본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마법이 깃들어 있다. 하지만 퍽의 실수로 엉뚱한 이들이 사랑에 빠지게 된다. 때마침 마을에선 연극 준비가 한창이다. 이 모습을 본 퍽은 연극 준비를 하던 보텀의 머리를 당나귀로 만들어 버린다.

 
사랑꽃을 받게 된 티타이나는 잠에서 깨어나 의도하지 않게 당나귀 머리를 한 보텀과 사랑에 빠진다.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젊은 연인들 사이에 싸움이 시작되고, 이 싸움은 티타니아와 보텀에게까지 번진다.

싸움에 지쳐 모두 잠이 들자 퍽은 이들을 원상태로 돌려놓는다. 잠에서 깬 이들은 이 모든 것이 한여름 밤의 꿈이었다고 여긴다. 
희곡 ‘한여름밤이 꿈’은 다양한 장르에서 변주됐으며 많은 아티스트에게 영감을 준 작품이다.

브리튼은 법정에서 테세우스가 나오는 원작의 장면을 삭제하고 숲속 요정들의 등장으로 시작하는데, 해당 부분을 제외하고는 셰익스피어의 원문에 충실했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셰익스피어는 오베른과 티타니아를 신적인 존재나 신화 속 인물로 그리기보다는 부부싸움을 하는 등 우리의 삶에 어딘가 존재할 법한 인물로 표현했다. 브리튼도 의도적으로 작품의 초점을 두 인물에 맞춰 부부싸움을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뒀다. 


이번 공연에서도 오베른과 티타니아를 신, 요정의 왕으로 그리기 보다는 현실적인 노부부의 모습으로 그린다. 숲속 오두막집 안 지극히 현실적인 방안 풍경으로 부엌 식탁에서 부부싸움이 일어난다. 하지만 작품의 환상성은 변함이 없는데, 퍽은 고블린으로 자신을 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오베론은 노인에서 셰익스피어 시절 젊은 귀족으로, 19세기 영국 신사의 모습으로 변신한다. 이들이 사는 마법의 숲에서는 절대적인 것은 없다. 인물들의 생각대로 눈앞에 펼쳐지며 마법에 걸린 듯 계속해서 바뀌는 모습을 보여준다. 

 
브리튼은 캐릭터의 성격, 관계 등에 어울리는 다양한 음악 스타일을 작품에 적용했다. 오베른과 티타니아 부부와 두 쌍의 연인에게는 로맨틱한 음악을, 연극을 준비하는 마을 사람들에게는 민요풍의 소박한 음악을 만들었다.

하나의 작품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작품의 장점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작품의 또 다른 매력으로는 다양한 성부의 성악가를 만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높은 음역을 내는 남성 성악가인 카운터테너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독특한 작품으로 요정의 왕, 오베른 역을 카운터 테너 제임스 랭과 장정권이 선보인다.

제임스 랭은 ‘한여름 밤의 꿈’을 비롯해 ‘베니스의 죽음’ ‘라 칼리스토’ 등의 작품으로 레퍼토리를 꾸려가는 성악가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한여름 밤의 꿈’의 제임스 랭을 두고 ‘가슴이 멎을 듯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카운터테너 장정권은 뛰어난 음악성, 독보적인 음색과 풍부한 성량으로 평가받으며 독일과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무대에서 활동해 왔다. 
이번 공연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은 가수 겸 배우 김동완이다. 그룹 ‘신화’로 데뷔한 그는 현재 뮤지컬과 영화 등 다양한 작품으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국립오페라단 ‘한여름 밤의 꿈’으로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다.

그는 장난스러운 캐릭터인 퍽 역할을 맡는다. 라이샌더 역에는 테너 김효종, 디미트리어스 역엔 바리톤 최병혁, 헤르미아 역엔 메조소프라노 정주연, 헬레나 역엔 소프라노 최윤정이 나온다.


한편, 국립오페라단은 ‘2024 국립오페라단 정기공연 패키지’를 출시했다. 티켓 패키지는 국내 초연작인 ‘한여름 밤의 꿈’ ‘죽음의 도시’ ‘탄호이저’와 함께 2021년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아 다시 무대에 올리는 ‘서부의 아가씨’로 구성됐다.  한겨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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