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5 06:05 (수)
마라니 와이너리(Marani Winery)....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78
마라니 와이너리(Marani Winery)....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78
  • 고재윤 교수
  • 승인 2024.04.29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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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풍미와 잘 익은 비단 같은 
오크 타닌

 

조지아에서 가보았던 여러 와이너리 중에서 가장 큰 와이너리가 마라니 와이너리(Marani Winery)로 기억된다. 조지아 수도 티빌리시에서 2시간 정도를 자동차로 달려가면 알라지니 계곡(Alazani Valley) 중앙에 카헤티(Kakheti) 와인 산지에 가장 중요한 도시인 텔라비(Telavi)가 나타나고 이곳에서 다시 20분 정도 가면 마라니 와이너리(Marani Winery)이 웅장한 모습으로 위용을 뽐내고 있다.

마라니 와이너리 입구에서 바라보는 코카서스산맥의 장엄하고 신비로운 기운이 가슴 속으로 파고들 때 대규모의 와인 생산 공장에 경이롭고 조지아 와인산업의 위력을 한눈에 알 수가 있었다. 

1915년 조지아 최대 와인 산지인 카헤티(Kakheti) 지역에 설립한 마라니 와이너리(Marani Winery)는 조지아 와인산업을 선도해 왔다. 조지아의 8000년 된 고대 정착지에서 포도를 발효하고 숙성했던 크베브리(Qvevri), 포도 씨앗이 발견됐고, 언어학자들은 ‘와인(Wine)’이 고대 조지아어인 ‘Gvino’에서 파생됐다고 한다. 조지아에서는 현재 500여 종의 토착 포도 품종이 있다. 그중 38종이 상업용 와인  양조에 사용되고 있다.


마라니 와이너리에 도착하니 수석 양조가 베가 소자슈빌리(Beqa Sozashvili)가 사장을 대표해서 우리 일행을 다정하게 맞이해 주었다. 마라니 와이너리는 고대 와인 생산지인 카헤티에 있다.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뻗은 코카서스산맥과 티시브-곰보리(Tsiv-Gombori) 산맥 사이의 110㎞ 이상 길게 뻗쳐있는 알라자니강 계곡(Alazani River Valley)의 장엄한 자연환경의 떼루아를 만날 수가 있었다.


조지아 카헤티 지방은 길고 긴 와인 역사가 있다. 조지아식 전통 양조 방법으로 고품질 와인 양조로 유명한 지역이다.

해발 250~650m에 자리 잡은 2만2500헥타르의 포도밭은 흑포도 70%, 청포도 30%를 재배하고 있다. 알라자니강(Alazani River) 오른쪽 기슭에는 트신난달리(Tsinandali), 바지수바니(Vazisubani), 악하스헤니(Akhasheni), 무크자니(Mukuzani) 등의 AOC가 있다.

강의 왼쪽에는 나파레우리(Napareuli), 크바래리(Kvareli), 킨드즈마라우리(Kindzmarauli) 등의 AOC가 있다. 이 지역에 재배되는 토착 포도품종은 사페라비(Saperavi), 르카츠텔리(Rkatsiteli), 알렉산드레우리(Alexandreuli), 무추바네(Mtsvane), 키시(Kisi) 등이고, 국제 포도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메를로(Merlot), 말벡(Malbec), 샤르도네(Chardonnay), 리슬링(Riesling)도 소량 재배되고 있다.


마라니 와이너리 포도밭은 여러 세기를 지나오면서 경작됐다. 조지아의 유명한 작가 바그후시티 바토니시빌리(Vakhushti Batonishvili)는 1742년 그의 저서 ‘조지아의 삶’에서 이곳 포도밭은 3세기 동안 최고의 우아한 화이트 와인, 깊고 복잡한 레드 와인을 생산하는 곳으로 기술했다.

마라니 와이너리는 끊임없는 와인 연구개발(R&D)로 Telavi Wine Cellar 창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지속해 왔다.

현대 양조 설비인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공기압력 프레스, 부드러운 움직임 펌프, 온도 제어 시스템을 갖추고 오크통, 크베브리(Kvevri) 등으로 품질 높은 와인을 생산해 왔다. 


갓 수확한 포도는 와이너리 동쪽에 있는 와인 여과, 안정화 작업과 연결된 가공실을 사용한다. 서쪽 부분에는 화이트와인 침전과 발효, 바리크, 저장 공간이 있는 지하실에서 양조한다.

외부의 거대한 저장고 바로 앞에는 레드 와인을 위한 발효 탱크, 스킨 컨택 침용을 위한 탱크가 있다. 모두 겨울철 저장 탱크로 사용하면서 자연 속에서 와인을 안정화한다.

규모가 큰 지하 저장고의 동쪽에는 긴 여름 동안 저온 보관을 위한 단열 탱크가 있고, 병입 시설이 있다. 최근에 최첨단 와인 양조 프로젝트로 2층짜리 와인 저장고가 신축됐고, 리셉션 공간, 와인시음실, 숙성실도 확장했다.


필자는 특별히 준비한 조용한 공간에서 12종류의 와인을 2시간 동안 시음했다. 사페라비(Saperavi) 100%로 양조한 조지아의 대표적인 레드와인 사트라페조 사페라비 2019(Satrapezo Saperavi 2019)가 인상 깊었다. 이 와인은 신성한 테이블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트라페자(Trapeza)에서 유래됐다.

포도를 수확한 후에 크베브리에서 약 6개월 동안 발효를 거쳐 긴 침용 후에 전통적인 새 오크통으로 옮겨 24개월 동안 추가 숙성을 거치며 여과되지 않은 상태로 병입하고 출시하기 전 지하 셀러에서 6개월 동안 병 숙성한다.


색상은 진한 레드 컬러, 아로마는 향신료, 바닐라, 농축된 숲 베리 향이 드러난다. 마셔보면 블랙베리 풍미와 잘 익은 비단 같은 오크 타닌의 첫맛이 지배적이다. 부드럽고 둥글고 꽉 찬 풀 바디 와인으로 균형감이 아주 좋다. 블랙커런트, 감초 풍미가 매력이다.

음식과 조화는 양고기, 소고기 안심 스테이크, 포도나무 숯불에 구운 바비큐 등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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