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07:50 (목)
유럽 최대의 스타트업·테크 축제, 비바 테크놀로지– 1편
유럽 최대의 스타트업·테크 축제, 비바 테크놀로지– 1편
  • 유지선 프랑스특파원
  • 승인 2024.07.0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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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계 트렌드를 엿보다

 

5월의 파리는 분주하다. 따뜻해지는 날씨와 길어지는 일조시간으로 도시 전체에 기분 좋은 활기가 가득하다. 이상 기후로 따뜻해졌다 추워지기를 반복하며 봄이 많이 늦어지고 있지만, 여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눈빛들이 초롱초롱하다. 이 시기 파리에는 대규모 행사가 대거 개최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주목을 받는 행사는 유럽 최대의 스타트업·테크 축제, 일명 비바 테크(비바 테크놀로지)다. 일반적으로 6월에 열리지만, 파리 올림픽으로 인해 5월 셋째 주로 당겨진 이번 2024년 에디션, 2부에 나누어 취재해 본다.

올해로 8번째 에디션을 맞은 비바 테크(5월 22~25일)는 파리 남쪽에 있는 대형 컨벤션 구역 Parc des Expositions에서 개최됐다. 2016년 처음 선보였으며 글로벌 기업들과 전 세계 스타트업, 투자자 등이 모여 협업 기회를 모색하는 국제 스타트업 행사로 자리 잡았다.

비바 테크는 프랑스의 대형 PR 기업 퍼블리시스 그룹과 프랑스 대표 경제일간지 레제코가 공동주최했다. 퍼블리시스 그룹은 1926년 설립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스 기업이다.

이렇듯 비바 테크는 세계 4대 광고 에이전시 기업 중 하나인 퍼블리시스의 지휘로 200여 개의 스폰서와 파트너사의 참여로 이루어진다. 메인 스폰서는 베엔뻬 파리바 (BNP Paribas), 구글, 라 포스트 (La Poste) 그룹, LVMH, 오랑쥬 (Orange)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대기업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기업들은 VC 스타트업들을 이끌고 비바 테크에 참여하기도 한다. 현재 비바 테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에 이어 가장 권위 있는 테크 행사로 자리 잡았다.


2024년 에디션의 주요 숫자를 보면 ▲방문객 16만5000여 명 ▲참여국 160여 개국 ▲참여 스타트업 1만3500여 개 ▲강연자 400여 명 ▲투자 펀드 2000여 개 ▲스폰서·파트너사 200여 개 등이다.


이는 전년 대비 방문객 10%, 참여 스타트업 30% 증가한 수치다. 본래 한 개의 메인 홀에서 개최되었지만, 매해 참여 업체가 늘어남에 따라 2020년부터 확장하여 지금은 메인·세컨 홀, 두 개 회장에서 개최된다.

마크롱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의 방문을 기획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례적인 게스트와 강연자 라인업이 화제를 모았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이들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바 테크에 강연자로 참석한 일론 머스크, 바이두의 공동창업자이자 CEO 로빈 리, 전 테니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세레나와 비너스 윌리엄스 자매였다.


또한 비바 테크는 매해 주빈국을 선정해 해당 국가의 기업들을 대거 초청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2024년 주빈국으로 선정된 일본관에는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Japan External Trade Organization) 주관으로 40여 개의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올해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창업진흥원(KISED), 경기도 DX존 등 국내 정부 기관이 ‘KOREA’라는 공동 브랜딩으로 참여하는 등 한국 기업들의 참여도도 무척 높았다(한국은 2023년 비바 테크의 주빈국이었다).

여기에 한불상공회의소(FKCCI),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한국디자인진흥원(KIDP), IBK 창공 등 국내 스타트업계 관계자도 동행했다.


비바 테크는 사내 벤처를 보유한 대기업과 정부 기관의 대형 파빌리온 형태의 부스부터 시작해 스타트업들이 모인 ‘스타트업 존’까지 다양한 규모의 기업과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비바 테크의 중요 파트너인 LVMH와 로레알 그룹은 뷰티·패션·럭셔리 그룹답게 화려한 외관과 패션 전시회를 연상시키는 전시장을 선보였다.

프랑스 우편 공기업 그룹 라 포스트(La Poste)는 시그니처 컬러인 노란색을 강조한 부스와 유니폼으로 주목받았다.
푸조와 테슬라는 개발 중인 신종 차량을 공개했다.

프랑스 전문의약표 제조사 사노피 (Sanofi)는 네트워킹과 토크 기획에 집중한 만큼 무대와 관객석이 눈에 띄었다. 메타(Meta)는 VR 기기 ‘메타퀘스트’ 등 다양한 제품 시연에 힘을 쏟았고, ‘프랑스의 교보문고’ 프낙(fnac)은 모니터와 스크린으로 가득한 박람회 홀에 서점을 지음으로써 관람객들이 부스를 방문해 휴식을 취할 수 있게 유도했다.


세계 최대 스타트업 박람회답게 비바 테크는 부스 전시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강연과 워크숍, 토크, CEO 라운지, 조찬, 오찬, 피칭 무대 등 스타트업 맞춤형으로 된 구성이 눈에 띄었다. 수백 업체의 스타트업과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및 액셀러레이터, 투자자들이 한데 모이는 만큼 시드부터 C레벨까지 규모에 맞추어 스타트업에 가장 필요한 지원을 한데 만날 수 있다.

단순히 스타트업과 액셀러레이터, 벤처들이 부스에 자리 잡고 서비스와 제품을 소개하는 장이 아니라 적재적소의 소통과 교류를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기획이다. 이러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비바 테크가 가장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바로 ‘네트워킹’이다.

비바 테크는 공식 오프닝 리셉션으로 행사장 인근 식당 일대를 빌려 비바 테크 참가자와 방문자들이 한데 모여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소통할 수 있는 일명 ‘비바 나이트’(Viva Night)를 매해 기획한다. 


이외에도 조찬과 오찬, 애프터 드링크와 같은 네트워킹 행사도 많은데, 이처럼 격식 없는 행사들이 프랑스 네트워킹 정서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프랑스 비즈니스 업계에서의 네트워킹은 캐주얼한 분위기와 장소에서 직급 상관없이 모두가 어울리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지향한다.

실제로 프랑스에서 개최하는 기업 네트워킹 자리에는 CEO부터 이사, 팀장, 신입사원, 인턴까지 골고루 섞여 편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보수적인 기업 문화에 비해 네트워킹은 열린 문화가 한국과 다소 대조적이다. 특히 스타트업과 테크 행사인 만큼, 더욱 다이내믹하고 열린 소통과 문화를 지향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비바 테크 2024를 지배하는 테마는 단연 ‘인공지능(AI)’이었다. 올해 참가 기업 중 AI와 생산형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스타트업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사내 벤처를 보유한 기업들은 모두 AI를 이용한 정책 또는 제품을 홍보하기에 바빴다.

비바 테크 일정 내내 이어지는 수많은 강연과 토크, 워크숍에는 AI의 올바른 활용법, AI에 대체되지 않을 직업군과 미래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비바 테크 정도의 규모를 자랑하는 박람회에서 유독 한 테마가 이 정도의 존재감과 무게를 자랑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이는 AI가 전반적으로 테크·스타트 업계에 얼마나 거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반영한다. 특히 AI와 생산성, 그리고 생산형AI의 등장으로 콘텐츠 제작을 다루는 직업군의 미래에 관한 관심이 높았다. AI에 기대하는 인력과 예산 절감, AI에 대한 두려움이 엿보이기도 했다.

신기술에 다소 소극적인 프랑스 정서와 문화를 거슬러 더욱 적극적으로 트렌드 파악에 힘써야 하며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AI 기술에 빨리 적응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등의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2024년의 비바 테크를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보면 ‘AI’, ‘혁신’, ‘새로운 정의’ 등으로 정의해볼 수 있겠다. 스타트업에 가장 필요한 투자자 네트워크, 사업 피칭 기회 등과 더불어 현재 스타트업계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장으로 다시 한번 AI의 시대가 도달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유지선 프랑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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