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팝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대형 연예기획사 투자자들의 한숨이 길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연예기획사들의 실적이 좋지 않은 데다 실적을 끌어올릴 만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하이브·JYP Ent.·에스엠·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들의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연초 대비 모두 30% 이상이 빠졌다. 엔터 4사 모두 2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고, 올해와 내년 연간 추정치도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인적 리스크가 주목받는 부정적 뉴스도 지속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뉴스도 많았다. 투어스 등 신인 데뷔 성과가 좋았고, 에스파는 자기만의 색깔로 반등에 성공했다. 라이즈도 데뷔 만 1년이 되지 않아 대중적인 팬덤까지 사로잡으며 빠른 성장을 보인다. 스트레이키즈도 아시아 지역을 시작으로 확실하게 커진 규모의 투어를 개최한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호재보다 악재에 시장이 주목한 이유는 결국 ‘실적’이다. 음판 부진은 지속적인 실적 쇼크와 이에 따른 올해와 내년 연간 추정치 하향 조정으로 이어졌다. 8월 중순 시점의 4개사 합산 ‘2024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945억 원이다. 지난해보다 약 -25% 감소한 수치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속해서 30%를 훌쩍 넘는 전년 대비 이익 성장을 이뤄왔던 것과 대비된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이제는 정말 앨범판매량에 대한 시장 기대가 없다. 관련해서 더는 추정치가 낮아질 것을 우려하지는 않아도 된다”며 “다만 올림픽이라는 글로벌 빅 이벤트 탓에 3분기에는 2분기만큼 활동이 많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3분기 실적까지도 기대감을 크게 느끼지 않는 편이 좋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4분기부터는 2분기 컴백한 아티스트들의 재차 앨범 컴백에 더불어 글로벌 투어, MD 매출액도 대거 붙어주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 이익 추정치도 하향 조정이 끝나고 재차 반등하는 구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기반에는 앨범판매량을 제외한 지표에 있다. 박 연구원은 “느리지만 음원 스트리밍 지표와 공연 모객 지표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실적 성장 가시성에 조금 더 힘을 실어주는 지표는 모객 데이터일 텐데, 글로벌 음원 플랫폼에서 스트리밍 성장이 나오는 아티스트들의 모객 데이터 성장이 빠르다. 결국 아시아뿐만 아니라 비아시아권 지역에서 얼마나 빠르게 대중적인 아티스트로 발돋움하느냐를 분간할 수 있는 건 단기적인 성과가 아닌, 장기적으로 확인되는 음원 스트리밍 성과가 된다”며 “글로벌 대중성이 확대한 아티스트는 앨범을 제외한 글로벌 매출액(투어·MD·콘텐츠·광고·출연 등)의 성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는 회사의 실적이 된다. 어려운 구간이 생각보다 더 길어졌지만, 저연차 아티스트들의 음반판매량 증가가 여전하고, 저연차에서 고연차로 넘어가는 아티스트들은 음원 지표가 개선되며 추후 글로벌 모객 성장의 원동력을 만들고 있다. 박 연구원은 “앨범만 놓고 봐도 올해 연간 감익은 당연하지만, 지표들의 성장이 지속하고 있어 내년의 강한 이익 성장도 당연하다”며 “인적리스크에 따른 우려를 이야기하는 투자자들도 있지만, 지금의 밸류에이션 수준에 이미 녹아져있다는 판단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을이 완연해질 시점부터 내년을 바라보고 섹터 비중을 늘려나가면 된다”며 “워낙 수급이 비어있는 섹터라 리레이팅이 시작되면 너나 할 것 없이 주가의 강한 반등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