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9 08:50 (목)
완벽한 균형감, 로즈메리 풍미 입안 가득....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85
완벽한 균형감, 로즈메리 풍미 입안 가득....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85
  • 고재윤 교수
  • 승인 2024.12.02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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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랑키 와이너리(Ata Rangi Winery)

 

최근 뉴질랜드 와인이 국내의 어려운 와인시장에서 유달리 급성장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이 만들어 낸 뉴 질랜드 유기농 와인은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네 번의 뉴질랜드 와인 투어를 갔지만, 빈번히 아타 랑기(Ata Rangi) 와이너리는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지 못했다. 이번에는 운 좋게 방문한 것도 행운이었지만, 창업자 클라 이브 패톤와 필 파티에의 큰딸 바네사 패톤, 양조 책임자 헬렌 마스터스를 만나 와인을 테이스팅하며 아타 랑기 와이너리의 역사, 와인 양조 철학을 들었다.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한 후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마틴버러 지역의 아타 랑기 와이너리로 가는 길은 안개가 자욱했지만, 뉴질랜드에서 세계 최고 의 피노 누아 와인, 뉴질랜드의 프랑스 부르고뉴 로마 네 콩티로 알려진 아타 랑기 와이너리를 찾아가는 길 은 무척이나 가슴이 설렜다. 


1980년 클라이브 패톤과 여성양조가 필 파티에 부부는 북섬 남부의 마틴버러 도심지 외곽에 아타랑기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클라이브 패톤은 소 떼를 팔아서 마련한 돈으로 누구도 돌보지 않은 규모가 작고 돌이 많은 양방목지를 사들였다.

첫 포도나무 피노누아를 심었을 때 주변의 친구들은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클라이브 패톤은 1978년 환경과학 보고서를 우연히 읽었는데, 마틴버러 지역은 프랑스 부르고뉴와 비슷한 미세 기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 강한 의지로 밀어붙였다. 


또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건조한 바람이 많이 불어 오는 기후로 강수량은 700㎜로 아주 좋은 떼루아를 갖고 있다. 북동쪽으로는 깊이 25m의 자유 배수 충 적 자갈 테라스가 둘러싸고 있으며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에서 불과 1시간 거리에 있어 시장성도 있다는 것을 간파했다. 그러나 초창기에는 와이너리를 운영 할 자금이 없어 포도나무 재배와 와인 양조 등을 하는 것조차도 어려웠다. 


포도나무 줄 사이에 호박과 마늘 등을 심어 시장에 팔면서 겨우 와이너리를 유지했다. 아타랑기(Ata Rangi)는 ‘새벽하늘’ 또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마오리족의 언어로 희망을 준다고 믿었다.

클라이브 패톤은 처음 프랑스 부르고뉴의 도메인 드라로마네 콩티의 피노 누아 포도 품종을 심었다는 의미로 사용했다. 그 후 30년이 지난 2010년 뉴질랜드 최고의 피노누아 와인으로 인정받고 수상하면서 진가를 발휘 했다. 아타랑기 와이너리는 마틴버러 주변을 둘러싼 총 32헥타르에 달하는 14개의 포도원을 운영한다. 


SWNZ(Sustainable Winegrowing of New Zealand)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면서 2014년 완전한 ISO 14001 유기농 와인으로 인증받았다.

포도밭을 30년 이상 관리하는 동안 살충제는 전혀 사용하지 않 았다. 그 대신 잎 말벌 애벌레 방제를 위해 약탈성 말 벌과 같은 생물학적 옵션을 채택했다. 대규모 퇴비는 포도원 폐기물인 포도줄기, 껍질, 씨, 효모찌꺼기로 현장에서 만들어 사용했다. 포도밭에 이로운 곤충과 조류 개체군을 유지하기 위해 생물다양성을 존중하 면서 혼합된 토착 방풍림과 포도밭 줄 사이에 야생화를 심었다. 


‘아벨’ 클론에 관한 아주 재미있 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1970년대 오클랜드 공항에서 근무했던 세관 공무원 맬컴 아벨의 이름을 따서 명 명됐다고 한다. 1980년 클라이브 패 톤은 피노 누아 포도 품종 묘목을 찾던 중 에 친구였던 닐 맥컬럼으로부터 오클랜드 포도원 을 운영하는 멜컴 아벨이라는 사람이 흥미로운 피노 누아 클론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급받을 수 가 있었다.

이렇게 심었던 피노 누아 클론의 진실은 1년 후 우연 히 알게 됐다. 뉴질랜드 청년이 프랑스 부르고뉴의 도메인 드라로마네 콩티 포도밭에 투어를 갔다가 포도나무 가지를 몰래 꺾어서 부츠 안에 숨겨 오클랜 드 공항으로 입국하려다가 세관에 걸렸다.

이때 세관 공무원이었던 멜컴 아벨은 불법적으로 피노누아 포도나무 가지를 가로채 자신의 포도밭에 심었다고 했다. 현재 아타랑기 와이너리는 피노누아 외에도 시라, 소비뇽블랑, 샤르도네, 피노그리, 리슬링 등의 포도나무를 재배하고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클라이브 패톤와 필 파티에 부부는 30년간 와인 사업 을 성장시킨 후 큰딸인 바네사 패톤에게 모두 맡기고 ‘부시블록(Bush Block)’ 수목원에서 7만5000그루 의 다양한 나무를 돌보며 시간이 날 때마다 산악자전거를 타면서 하이킹을 즐긴다고 한다. 2018년 큰딸 바네사 패톤이 집으로 돌아와서 와인 셀러를 책임지고 있으며 마케팅과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명성 있는 여성양조가로 명성을 얻고 있는 헬렌 마스터즈는 2003년부터 이곳에서 와인을 양조하고 있다. 남편 벤과 함께 마스터즈 빈야드를 소유하고 있다. 2024년 매력이 넘치는 젊은 여성 케이티 카메론은 헬렌의 보조 양조가로 합세했다. 현재 아타 랑 기 와이너리는 호주, 미국, 영국, 유럽, 홍콩, 싱가포 르, 한국, 일본, 중국 등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필자는 이곳에서 8개의 와인을 시 음했다. 그중에서 인상 깊었던 피 노 누아 와인을 소개한다.

첫째, 아타 랑기 크림슨 피노 누아 2023은 아름다운 체리 색으로 아 로마는 장미 꽃잎, 구운 라즈베리, 야생 딸기, 체리, 레드 커런트, 로즈메 리 등의 향이 올라온다. 마셔보면 부드럽 고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고 완벽한 균형감과 로즈 메리의 풍미가 입안 가득하다. 음식과 조화는 송아지 고기, 로스트비프, 돼지고기, 오리고기 등을 추천한다. 


둘째, 아타 랑기 코팅가 피노 누아 2020 한정판은 뉴 질랜드 마틴버러의 최고 빈티지로 장기 숙성이 가능 한 와인이다. 밝고 아름다운 체리 색으로 아로마는 체 리, 붉은 건포도, 자두, 바닐라, 초콜릿 등의 향이 난 다. 마셔보면 신비로운 산미의 향연, 부드러운 타닌의 화려한 복합미와 균형감이 일품이다. 자몽의 풍미가 입안에 가득하다. 음식과 조화는 쇠고기 안심스테이 크, 갈비 숯불구이, 파스타 등을 추천한다. 


셋째, 아타 랑기 맥크론 피노 누아 2020은 아타 랑기 코팅가 피노 누아 2020 한정판과 마찬가지로 뉴질랜 드 마틴버러의 최고 빈티지다. 장기 숙성이 가능하다. 밝고 아름다운 체리 색이며 아로마는 바이올렛, 장미 꽃잎, 달콤한 라즈베리, 향신료, 붉은 꽃, 체리 등의 향이 난다. 마셔보면 허브와 미네랄의 풍미가 일품이 다. 타닌이 윤기가 있으면서 대담하고 부드러우면서 도 탄력의 균형감이 탁월하다. 음식과 조화는 쇠고기 등심 스테이크, 갈비 숯불구이, 양고기구이 등을 추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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