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9 08:50 (목)
깔끔한 산도, 긴 여운이 맴돈다....고재윤교수
깔끔한 산도, 긴 여운이 맴돈다....고재윤교수
  • 고재윤 교수
  • 승인 2024.12.2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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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사 와이너리(Artesa Winery)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단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아르테사 와이너리(Artesa Winery)로 가서 최고급 와인을 맛보고, 미국의 스페인풍 건축물을 둘러보는 것만으로 와인투어의 경험 가치는 만족을 준다. 아르테사 와이너리는 예술, 건축, 와인 마니아라면 꼭 들러야 할 장소다. 와이너리로 들어가는 광장 분수와 조각품으로 둘러싸인 언덕 위의 와이너리를 둘러보고 멋진 포도밭, 구릉진 야산의 전망을 감상하는 것도 호강이다. 

무더운 7월의 중순 오후, 자동차로 나파에서 30분 정도를 가서 주차장에서 높은 계단을 땀을 뻘뻘 흘리면서 올라가니 시원한 바람과 함께 아름다운 전망이 한눈에 들어왔다. 주변 포도밭과 탁 트인 야산의 전망과 함께 광장의 정원 분수, 조각품 등이 야외 미술관을 연상케 했다.

정원의 연못에는 독일계 미국인 예술가이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에서 활동하는 고던 휘터(Gordon Huether)의 유리 작품이 많이 설치도 있었지만, 2014년 지진이 일어났을 때 모두 깨지고 하나만 보존됐다. 그 후로는 유리 작품은 전시를 안 한고 모든 작품은 유리 이외의 소재로 만든 것을 전시한다고 한다. 


정원 연못을 정면으로 바라보니 저 멀리 눈앞에는 삼각형 모양의 와이너리 입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와이너리 안으로 들어가니 현대적인 건축물답게 화려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와인 시음장은 고급 카페 같은 분위기로 둥근 바에서 소믈리에들이 고객을 마주하며 와인 테이스팅을 돕고 있었다.


아르테사(Artesa)의 본래 명칭은 코도르니우 나파(Codorniu Napa)로 알려져 있었다. 1991년 450년의 역사를 가진 스페인의 유명한 카바(Cava) 회사인 그룹 코도루니우는 신세계 와인 시장에서 고품질 와인으로 승부를 걸고자 미국 나파밸리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해 설립했다.

스페인 카바의 명성을 잇고자 코도르니우 나파는 스파클링와인을 만들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스파클링와인에 대한 수요 부족으로 판매가 부진했고, 아르테사 와이너리는 스틸 와인을 만드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아르테사 와이너리는 새로운 와이너리 건축과 새로운 포도밭 인수를 위해 2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돈 반 스타아베렌이 와인 양조를 담당했고, 다베 도브손은 부사장으로 와인 생산과 관리 등을 총괄했다.
1997년 아르테사 와이너리는 나파 카운티 카르네로스 AVA(Carneros AVA) 지역의 언덕 위에 모든 와인 양조 시설을 갖추고 개장했다.

같은 해 170만 달러에 소노마 코스트 AVA(Sonoma Coast AVA) 지역의 324에이커 규모의 토지를 매입했다. 이곳에 울창한 레드우드 나무를 뽑고 피노 누아 포도밭으로 개간할 예정이었으나 환경 운동가들의 반대로 2014년 아르테사 와이너리는 토지 매각을 발표했다.

1999년 첫 빈티지 와인이 출시되면서 미국 와인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아르테사 와이너리는 나파 밸리에서 가장 서늘한 기후대를 가진 와인 산지인 카르네로스와 서늘하고 험준한 비더 산 AVA(Mt. Veeder AVA)에 걸쳐 있는 150에이커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유기농 농사법을 사용한다.

이곳의 토양은 주로 점토질과 석회암으로 구성돼 있다. 배수가 잘되고 포도나무의 뿌리가 깊게 뻗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포도의 당도와 산도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 포도 재배의 최적지다.


아르테사 와이너리는 초창기 미국에서 스파클링와인에 집중한 이후 피노누아, 샤르도네 포도품종으로 스틸 와인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현재는 국제포도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프랑, 소비뇽 블랑, 메를로와 스페인 토착 포도품종인 알바리뇨, 템프라니뇨로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하며 점차 명성을 얻고 있다.

2009년 다베 도브손은 이직하고, 그 자리에 마르크 베링거가 부사장으로 근무하다가 2015년에 이직하면서 보조 와인 양조가였던 아나 디에고-드라퍼가 승진하면서 그 자리를 맡았다.


필자는 편안하게 소믈리에의 설명을 들으면서 6개의 다양한 와인을 시음했다. 그중에서 인상 갚었던 와인을 소개한다. 아르테사 카르네로스 샤르도네 2020은 우아한 옅은 황금색을 띠고 있다.

아로마는 멜론, 사과, 바닐라, 버터, 레몬 향이 나타난다. 마셔보면 달콤하고 확실히 과일 익은 풍미가 기분을 좋게 한다. 온화한 산도와 중간 보디로 균형감이 좋고 긴 여운이 일품이다. 음식과 조화는 스시, 생선회, 해물요리, 파스타, 돼지고기, 닭고기를 추천한다.


아르테사, 로스 까네로스 피노누아 2017은 체리 빛깔이다. 아로마는 자두, 딸기, 체리, 오크, 흙, 장미, 블루베리 등이 난다. 마셔보면 베리 풍미가 좋다. 부드러운 타닌, 산도의 균형감을 보여준다. 중간 보디감으로 긴 여운이 매력적이다. 음식과 조화는 로스트비프, 오리고기, 닭고기, 연어, 참치, 버섯, 치즈, 파스타를 추천한다.


아르테사 카베르네 소비뇽 2019는 한 레드 컬러다. 아로마는 블랙 베리, 블랙 커런트, 체리, 다크 초콜릿, 정향, 육두구, 우디향이 올라온다. 마시기 쉬우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우아한 풀 보디감이 매력적이었다.

마셔보니 입안에 가득해지면서 섬세한 타닌, 균형 잡힌 산도, 그리고 체리 풍미가 어울려 발산하는 긴 여운에 황홀해졌다.

음식과 조화는 소고기 안심스테이크, 양고기구이, 숯불 갈비구이 등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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