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은행들이 새 수장을 맞았다. KB국민은행은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 우리은행은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각각 신임 행장으로 선임했다. 하나은행은 이호성 전 하나카드 사장을 행장에 선임했다.
신한은행은 정상혁 행장이 연임됐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이환주 국민은행장
“신뢰 파는 은행 돼야”
KB국민은행의 제9대 은행장으로 이환주 은행장이 취임했다. 이 행장은 “은행장으로 내정된 첫 출근길에 ‘신뢰’라는 말을 다섯 번이나 강조한 바 있다”며 “30여 년 넘게 KB와 함께하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동행(同行)’만큼 강하고 소중한 것이 없다는 것을 경험했고 실천하려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KB국민은행 임직원에게는 선임, 후임 모두가 제 몫을 다하며 미래를 위한 씨앗을 뿌리는 ‘석과불식(碩果不食)’의 마음가짐이 릴레이처럼 이어져 온 전통이 있다”며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 사회, 직원과 ‘함께 성장’하고 ‘멀리 가기’ 위해 KB국민은행만의 ‘새로운 동행’을 위한 몇 가지 메시지를 제시했다.
이 행장은 “단순히 ‘금융상품을 파는 은행’을 넘어 고객과 사회에 ‘신뢰를 파는 은행’이 돼야 한다”며 “엄격한 윤리의식에 기반한 정도 영업으로 ‘KB국민은행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고객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고객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전함으로써 고객이 중요한 선택을 하는 순간마다 가장 먼저 KB국민은행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마치 ‘KB 팬클럽’ 같은 다정하고 끈끈한 신뢰 관계를 만드는 것이 KB국민은행의 가치이자 참모습”이라며 “남다른 결심과 각오로 새롭게 고객과 사회에 대한 ‘신뢰의 길’을 만들어 가는 KB국민은행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 행장은 “시선을 밖으로 돌려 새로고침의 방식으로 오늘의 KB국민은행을 직시하고 혁신해야 한다”며 “Retail, 기업금융, WM, CIB, 자본시장, 디지털 등 각 비즈니스가 지향하는 목적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본질적인 측면에서 통찰하며 재정의(Re-Define)하고 재설계(Re-Design)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객의 눈높이에서 Pain Point를 끊임없이 찾고 집단지성과 과감한 새로고침의 방식을 통해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Redefine-Do-See’의 절박한 혁신 과정을 반복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 행장은 “‘KB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과연 어디에서 나와야 하는가?’라며, ‘목적’에 집중하고, 목적 달성에 최적의 ‘수단’을 찾아 ‘실행’하는 능력이 핵심”이라며 “지금처럼 경쟁자들과 전략 방향이 대동소이한 상황에서는 작은 차이가 모여 큰 차이를 만들고, 작은 차이를 만들어 내는 실행력이 경쟁에서 승부를 가르게 된다”고 했다. 또 수단과 목적이 뒤바뀌는 소위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을 경계하면서 숲 전체를 바라보고 나무 하나하나의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 행장은 “임직원 모두가 ‘휘슬 블로어(Whistle Blower)’라는 마음가짐으로 언제든지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자율과 규율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편향과 쏠림을 지양하며 균형된 사고를 실천하는 KB국민은행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정진완 우리은행
“신뢰회복이 최우선”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신뢰 회복을 강조하며 지켜야 하는 것(신뢰),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고객 중심), 바꿔야 하는 것(혁신) 등 세 가지 핵심 경영 방침을 제시했다. 가장 먼저 ‘신뢰’를 언급한 정 행장은 “(형식적이 아닌) 진짜 내부통제가 돼야만 신뢰가 두터워질 수 있다”며 “직원들이 불필요한 업무는 줄이고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과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고객과의 상생이야말로 은행의 존재 이유라며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고객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특히 자금을 원활하게 융통하는 것이 국가 발전의 근본이라는 우리은행 창립 이념에 따라 정부 금융정책에 발맞춰 실물경제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또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혁신’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성과평가 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과감하게 바꿔 지나친 경쟁은 지양하고 조직과 직원의 동반성장을 추구하겠다고 했다. 정 행장은 직원들이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춰 고객에게 힘이 될 수 있게 젊고 역동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정 행장은 “2025년은 우리은행이 다시 도약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우리은행의 미래를 위해 임직원 모두 혁신의 길에 동참해 달라”고 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
“손님 중심 영업문화 DNA 회복”
이호성 전 하나카드 사장이 하나은행장 자리에 앉았다. 이에 따라 이 행장은 2015년 9월 통합 하나은행이 출범하면서 초대 은행장으로 취임한 함영주 은행장과 지성규, 박성호, 이승열 은행장에 이어 통합 하나은행의 5대 은행장으로 앞으로 2년간 하나은행을 이끌게 된다.
이 행장은 영업점에서 첫 은행 생활을 시작해 기업금융전담역(RM), 지점장, 영업본부장 등 영업 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은행의 현장 영업 선봉에 서 왔다. 이후 영남영업그룹장, 중앙영업그룹장, 영업그룹장을 역임할 때도 손님들을 직접 방문하는 ‘발로 뛰는 현장경영’을 기반으로 시장의 변화를 미리 파악하고 준비했다. 그 결과 Small IB, 신탁, 증권대행, FDI 등 뉴비즈(New-Biz) 개척을 통해 수수료 수익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하나카드 대표 재임 시절 연회비 관리전략, 플랫폼 혁신 등의 새로운 수익원 발굴로 수익 구조 체질 개선은 물론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견조하고 튼튼한 수익 포트폴리오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행장은 전 직원이 손님 중심 영업마인드와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손님이 먼저 찾고 손님과 함께 성장하는 하나은행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은행의 존재 이유인 손님에 집중해 모든 과정에서 손님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고민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손님 First’ 기업문화를 하나은행의 DNA로 뿌리내리겠다는 뜻을 밝히고, 은행장이 현장 속으로 직접 뛰어드는 솔선수범으로 현장의 소리를 듣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본인의 좌우명인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 산과 물이 가로막아 길을 막아도 길을 만들고 다리를 만들면 얼마든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를 소개하며 어떠한 난관에 부딪히더라도 하나답게 위기를 돌파하고 새로운 성공의 이정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이 행장은 은행의 체질을 강화하고 선도 금융회사로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3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손님 기반 확대(은행장부터 행원까지 손님 중심의 마인드 설정), 안정적 수익 기반 구축을 위한 사업모델 혁신(강점에 집중, 새로운 수익원 발굴), 손님 중심의 기업문화 재정립(영업 현장을 선호하는 기업문화, 영업 중심의 조직 전환)이다. 이 은행장은 지난 1월 2일 취임 당일 하나금융지주 주식 3000주를 장내 매입하며 책임경영 실천과 그룹 주가 부양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표명했다.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