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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막으로 만나는 모차르트 ‘다 폰테 3부작’...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전막으로 만나는 모차르트 ‘다 폰테 3부작’...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 이성범 기자
  • 승인 2025.03.03 2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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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 향한 을의 유쾌한 대반격

 

국립오페라단이 2025년 첫 문을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으로 활짝 연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3월 20~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피가로의 결혼’을 개최한다. 상류층에 대한 비판과 조롱이 담긴 오페라 부파이며 ‘앙코르’라는 단어가 처음 기록된 것이 ‘피가로의 결혼’ 초연(1786년) 때일 만큼 오랜 시간 많은 이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피가로의 결혼’ 속 알마비바 백작은 사랑하는 로지나와 결혼했음에도 결혼 생활에 싫증을 느끼고, 결혼의 일등 공신인 피가로의 피앙세, 수잔나의 초야권을 얻으려고 한다.

로지나를 백작에게 빼앗긴 바르톨로와 피가로를 좋아하는 마르첼리나는 피가로가 과거에 쓴 계약서를 이용해 결혼을 막으려 한다. 이 과정에서 이 둘이 자신들이 피가로의 부모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재결합을 결심한다.

부모의 지지를 얻은 피가로와 수잔나는 로지나와 힘을 합쳐 알마비바 백작을 골탕 먹이고 피가로와 수잔나는 모두의 축복 아래 결혼에 성공한다. 

 

히트작이 낳은 최고의 히트작

 

‘피가로의 결혼’은 프랑스 작가 피에르 보마르셰의 희곡 ‘피가로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피가로의 결혼’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 또한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 파리 오데옹 국립극장에서 초연될 당시 밀려든 인파로 3명이 압사했을 정도로 18세기 최대 히트작이다. 희곡 초연 2년 후 모차르트와 다 폰테가 손잡고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를 잡은 오페라로 탄생시켰다.

작품 속 수잔나와 백작부인의 유명한 이중창 ‘저녁 산들바람은 부드럽게(Sull’aria.. Che soave zeffiretto)’는 영화 ‘쇼생크 탈출’에 OST로 삽입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영화에서 쇼생크 감옥의 수감자들이 해당 이중창을 듣고는 하던 일을 멈추고 행복한 표정을 짓는 장면은 아름다운 음악과 감옥이라는 선명한 대비와 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어 명장면으로 꼽힌다. 


국심 상임지휘자 다비트 라일란트

작곡가의 감수성을 잘 표현하는 것으로 평단의 사랑을 받아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다비트 라일란트가 2018년 ‘코지 판 투테’, 2019년 ‘마호가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에 이어 세 번째로 국립오페라단과 손을 잡는다.

연출은 2021~2022년 베를린 국립극장에서 모차르트 ‘다 폰테 3부작’을 전통적 순서에서 벗어나(코지 판 투테·피가로의 결혼·돈 조반니)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프로덕션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던 프랑스 출신 연출가 뱅상 위게가 맡는다.

뱅상 위게는 세 개의 다른 작품에서 유기적인 연관성을 발견하고 이야기를 구성해 평단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번 프로덕션에선 그만의 새로운 해석이 무대에 어떻게 담길지 주목된다. 

디자이너 요바노비치의 빛을 담은 무대

이번 프로덕션에서 특별히 주목할 부분은 무대와 의상이다. 건축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이며 동시에 무대디자이너인 피에르 요바노비치의 프랑스적 손길이 담겼다. 그는 2023년 뱅상 위게와 손잡고 스위스 바젤 극장에서 ‘리골레토’ 무대를 선보인 바 있다. 무대를 가로지르는 곡선의 아름다움을 부각한 무대디자인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멋진 데뷔를 치렀다.

이번 무대는 회전 무대를 활용해 백작 부인의 아틀리에와 백작의 저택을 다채로운 각도로 보여주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태양 빛의 변화를 통해 24시간 동안 펼쳐지는 ‘광란의 하루’라는 작품의 주제를 선명하게 부각한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의상 디자이너로도 데뷔한다. 그는 매듭과 저고리 등 한국의 전통적 요소와 1920~1930년대 시대적 감성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53벌의 의상을 선보일 예정으로 국립오페라단의 무대와 의상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이성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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