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골프를 시작하고 첫 라운딩을 경험하고 나면 골퍼마다 구체적인 목표가 생기게 된다. 먼저 100타 안으로 진입해 초보 딱지를 떼는 첫 목표가 생기고 다음은 안정적인 90대 초반과 어쩌다 80대를 진입하는 본격적인 아마추어 골퍼로서 골프를 즐기는 목표를 가진다. 최종적으로는 핸디가 한자리인 (우리나라에서는 통상 79타 이내인) 싱글골퍼를 꿈꾸게 된다. 젊은 층의 골프 유입이 많은 현대에는 싱글골퍼의 수도 많아지는 추세다. 예전에는 (기념패를 만들 만큼) 주변에 흔치 않던 싱글골퍼가 커뮤니티나 골프연습장마다 꽤 많이 보인다. 그렇다면 (싱글골퍼) 그 이상의 실력과 목표는 무엇일까. 바로 언더파의 영역이다. 이번에는 골프에서 실질적으로 프로골퍼의 영역인 언더파에 관한 이야기를 해본다. SBS골프아카데미와 골프유튜버 ‘레슨왕아름이’로 활동 중인 황아름 프로와 함께 이야기해 본다.
언더파의 의미
골프라는 스포츠를 정의할 때 누구나 흔쾌히 준용하는 말이 ‘골프는 잘하는 것이 목표가 아닌, 실수를 줄여 나가는 여정이다’다. 라운딩 스코어의 구성 또한 기준 타수인 ‘파(par)’를 기준으로 정하는 것처럼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고 완벽에 가까워 짐을 미덕으로 구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요즘 유명 셰프의 ‘이븐(even)하게’라는 용어대로 말이다. 그렇다면 언더파의 기준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통상의 스코어가 아닌 프로선수 중에서도 특출난 실력의 입증인 것이다. 흔히 프로선수에게는 핸디가 얼마냐고 묻지 않고, 베스트 스코어를 묻는 것처럼 일반 골퍼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실력인 것이다. 마치 일반 사람의 뛰는 최대 속도가 시속 20㎞ 정도라면 우사인 볼트와 같은 사람은 오히려 치타에 가까운 것처럼 영역의 틀을 깬 것이라 볼 수 있다. 골프라운딩에서 언더파를 기록하려면 실수하지 않는 것 이상으로 잘해야 하는 것인데, 전반전 9홀과 후반전 9홀에서 각각 더블보기 없이 (OB가 없음은 기본으로 하고) 버디를 2~3개 이상을 기록해야 가능하다. 골퍼가 자신의 나이와 같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에이지 슈터(Age Shooter) 또한 실질적으로는 언더파를 꾸준히 기록해야 가능하겠다.
라운딩과 스크린의 차이
골프 비기너의 (특히 젊은 층의) 질문 중 이런 사항이 많다. ‘스크린골프는 언더파를 자주 치는데, 왜 필드에서는 안 될까’다. 스크린골프부터 접한 골퍼에게는 당연한 질문이라 하겠다. 스크린골프와 필드플레이의 차이점은 굳이 설명치 않아도 이 글을 읽는 골퍼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스크린골프가 무작정 쉬운 것만은 아니다. 난이도의 설정과 골프장 컨디션을 하드하게 하면 웬만한 골프장의 어려운 상황보다 스코어가 안 나오게 된다. 결론적으로 스크린골프와 필드는 별개로 판단하는 것이 현명하다. 스크린골프는 (그 세계만의) 스코어링과 게임으로 즐기고, 연습하고 그러한 향상된 실력을 바탕으로 필드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또 (비거리나 온그린 등) 집중 연습이 필요할 경우 활용하면 좋겠다. 굳이 러닝으로 비교하자면 러닝머신과 실제로 야외에서 달리기의 차이라고 보면 되겠다. 기온과 비바람 등의 자연적 가변요소는 멘털에도 커다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언더파를 이루려면
30대에 골프를 시작해 부단히 노력한 골퍼가 한평생 언더파를 기록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아마 1%가 채 안 될 것이다. (2023년 기준 골프 인구 624만 명 중 프로골퍼급에 속하는 골퍼를 6만 명으로 산정할 경우) 그만큼 제대로 스코어링을 한다면 언더파는 요원한 일이다. 그렇다면 언더파를 기록하려면 어떠한 요소가 되어야 할까. 먼저 실력적 요소로는 드라이버 샷과 세컨샷을 구성하는 우드, 유틸리티, 아이언 등은 실수 없음을 기본으로 하고 쇼트게임에서 특별한 실력이 필요하다. 스코어를 생산하는 종국에는 결국 어프로치와 퍼팅이기 때문에 파온 2퍼팅과 같은 일반적인 실력이 아닌 그린에서 웬만한 거리는 1퍼팅으로 마무리하는 실력이 필요하다. 코스공략에 대한 특별한 전략도 필요하다. 대회에 나오는 프로선수들은 어떤 골프장이라도 플레이하면 뚝딱 언더파를 기록하는 것 같지만, 실은 사전의 철저한 분석과 캐디의 도움 등으로 신중한 플레이를 한다. 실제로 생면부지의 골프코스를 사전정보나 어드바이스 없이 언더파를 바로 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이와 경험이 많은 올드골퍼나 비거리가 적은 골퍼라도 스마트한 전략으로 언더파를 꾸준히 기록하는 것은 그러한 전략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노력의 산물이라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