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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숨은 보석을 맛보다....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91
뉴질랜드의 숨은 보석을 맛보다....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91
  • 고재윤교수
  • 승인 2025.06.01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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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레갓 와인 에스테이트의 오이스터베이 와인

 


2024년 4월 뉴질랜드로 와인 투어를 갔을 때 거대한 생산공장을 방불케 하는 델레갓 와인 에스테이트(Delegat‘s Wine Estate)는 와이너리 규모 자체가 달랐다. 아주 깨끗하고 잘 정리된 대규모의 와이너리를 견학하면서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양조시스템에 놀랐다. 또 델레갓 와인 에스테이트 건물에서 바라보는 포도밭은 노랗게 물든 포도나무 단풍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대규모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델레갓 와인 에스테이트에서 뉴질랜드 와인의 미래와 희망을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 뉴질랜드 와인은 와인 시장의 불황에서도 유독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인다. 한국무역협회(KITA) 와인 수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뉴질랜드 와인 누적 수입액은 1년 전보다 77% 증가했다. 우리나라 와인 수입국 상위 10개 국가 중 가장 큰 증가세로 한국 와인 소비자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 와인 산지로 유명한 말보로(Marlborough)는 뉴질랜드 남섬의 최북단에 있으며 소비뇽 블랑의 최적지로 유명하다. 온화한 해양성 기후로 강한 햇볕이 쨍쨍하게 내리쬐고 낮이 길고 밤에는 서늘해 일교차가 크다.

여름과 가을에 걸쳐 포도가 천천히 오랜 기간 익어가는 전형적인 기후를 가지고 있다. 토양은 자갈과 모래, 석회암 등 척박하여 특별한 떼루아를 갖고 있다. 뉴질랜드 사람들이 가진 정직성과 창의성으로 혁신적인 양조 기술을 개발하면서 품질과 가성비가 좋은 ‘소비뇽 블랑 화이트 와인’으로 전 세계 와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 화이트 와인 4병 중 1병은 뉴질랜드산 와인이다. 와인 시장 침체에도 수입량 60%가 증가하면서 칠레와 프랑스를 제쳤다. 우리나라 화이트 와인 시장은 뉴질랜드가 리드하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동력에는 뉴질랜드 오이스터베이 소비뇽 블랑 와인이 큰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웰빙과 힐링을 통한 건강을 중요시하는데 뉴질랜드 와인이 딱 들어맞았다. 뉴질랜드 와인은 생태환경이 잘 보존된 자연환경, 다양한 기후와 토양에 적합한 포도 품종의 선택, 98%의 유기농 포도로 만든 무공해 와인, 구세계 와인과 신세계 와인의 장점만을 도입한 혁신적인 와인 생산 기술 등이 한몫했다.


화사한 봄, 싱그러운 초여름에 가장 어울리는 화이트와인은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와인으로 상큼한 느낌과 싱그러운 맛 때문에 식욕을 돋워 준다. 이 포도 품종은 원래 프랑스 루아르나 보르도 지역에서 재배되기 시작했지만, 현재는 칠레와 뉴질랜드 등지에서도 활발하게 재배되는 국제적 품종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래서 식욕이 떨어지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와인으로 싱그러운 막 깎은 잔디 풀 향기가 가득한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와인이다. 처음 와인 세계에 입문하는 사람이라면 가성비가 최고인 오이스터베이 소비뇽 블랑 와인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1947년 설립된 와인 에스테이트는 오이스터베이 와인으로 세계적인 와인 회사로 성장했다. 3400ha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델레갓(Delegat)은 2세대에 걸쳐 60년 동안 뉴질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메이커 중 한 명으로 명성을 쌓아 왔다. 현재 짐 델레갓이 오너겸 양조가로 와이너리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짐 델레갓 회장은 세계 최고의 ‘진정한 슈퍼 프리미엄’ 와인 메이커 중 하나가 되는 것이 목표다. 전통적인 와인 양조장에서 추구하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와인 스타일을 고집하기보다는 세계 와인 소비자의 추세에 잘 부합하는 스타일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스스로 ‘슈퍼 프리미엄 와인 스타일’을 만들고 있다.


1990년 와인 에스테이트의 오이스터베이 소비뇽 블랑 첫 빈티지 와인은 출시하자마자 런던 국제 와인 & 스피릿 대회(IWS)에서 금메달과 함께 베스트 소비뇽 블랑에 선정됐다. 이후 굴렌 후작 트로피(Marquis de Goulaine Tropy)를 수상했다. 그리고 ‘가장 사랑받는 와인 브랜드 톱 50’ ‘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No.1 뉴질랜드 와인’ ‘영국 현지 소비뇽 블랑 와인 판매율 1위’ 등에 선정되면서 전 세계 와인 산업계를 놀라게 했다.


‘뉴질랜드 와인 지도(Wine Atlas of New Zealand)’의 저자인 미쉘 쿠퍼는 ‘2020 MICHAEL COOPER’에 오이스터베이 소비뇽 블랑 와인을 소개하면서 별 4개 만점 중에 별 4개를 부여했다. 와인 에스테이트는 35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와인 브랜드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참고로 오이스터베이 소비뇽 블랑 와인은 영국 버킹엄궁 와인 셀러에 당당히 자리 잡고 있다. 매년 영국 왕실은 리셉션과 오찬에 참석하는 2만여 명에게 와인을 제공하는데 화이트와인 중에는 유일하게 오이스터베이 소비뇽 블랑 와인이 포함돼 있다. 또 2011년 한국에서 열린 G20 정상 회의 때 오이스터베이 소비뇽 블랑 화이트와인이 공식 와인으로 제공됐다.


필자는 다양한 포도 종류별로 8개 와인을 시음했다. 오이스터베이 소비뇽 블랑 2023이 가장 인상 깊었다. 맑은 초록빛이 도는 연노란색을 보이며 과일의 향이 풍부하게 느껴졌다. 아로마는 푸른 사과, 아스파라거스, 시트러스, 민트, 오렌지, 풋풋한 풀 향이 나타났다. 마셔보니 풍부하고 우아한 열대과일, 구스베리 풍미가 입안에서 가득 전해졌다. 산뜻한 산도와 고급스러운 미네랄 터치가 훌륭한 균형을 이루는 특유의 청량감과 발랄함이 돋보였다. 음식과 조화는 생굴, 스시, 해산물, 생선회, 카나페를 포함해 각종 샐러드 등과 잘 어울린다. 

고재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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