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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O 사업에서 손 뗀 재계 모범 삼성, 동반성장도 ‘한수 위’
MRO 사업에서 손 뗀 재계 모범 삼성, 동반성장도 ‘한수 위’
  • 월간리치
  • 승인 2011.12.08 15:47
  • 호수 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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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논란이 됐던 MRO사업에서 삼성그룹이 손을 뗐다. 삼성이 보유하고 있던 MRO 회사인 IMK는 인수전을 거쳐 인터파크의 품에 들어가게 됐다. 삼성의 이번 결정은 재계 1등 기업으로서 동반성장을 몸소 실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재계의 이목이 쏠린 IMK 매각 풀스토리를 가 따라가 봤다.

삼성의 기업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계열사인 아이마켓코리아(IMK) 인수전에서 인터파크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삼성은 지난 10월 24일 ▲매각의 취지 ▲인수 후 사업운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터파크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세부적인 매각조건 협상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동반성장 첫 걸음

삼성은 이에 따라 앞으로 인터파크 컨소시엄과 세부 인수조건에 대한 협의를 마친 후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IMK 매각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에는 인터파크와 벤처기업협회, 사모펀드인 H&Q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인수 조건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면 IMK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 계열사 9개사는 이사회를 열어 본격적인 지분 매각을 위한 공식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IMK는 삼성 계열사들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을 해주는 곳이다. 지난해 매출(1조5000억 원) 중 삼성을 통한 매출이 83%에 달한다. 이처럼 인터파크가 IMK를 인수하면서 삼성은 ‘동반성장 걸림돌’이라는 큰 짐을 내려놓게 됐다.
그동안 삼성은 IMK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었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과 동반성장 기조에 걸림돌로 MRO가 지목됐고 삼성 계열사인 IMK도 그 중 하나로 거론돼 껄끄러운 사업으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은 두 가지 방안을 두고 저울질을 해왔다. 하나는 IMK 내에 중소기업 쪽의 등기이사를 선임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MRO를 운영하는 방안이고, 나머지 하나는 IMK를 매각하는 것이었다.
결국 삼성은 두 번째 방안을 선택했고 지난 8월 매각방침 발표 후 MRO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을 했다.
삼성그룹은 당시 삼성전자와 물산 등 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IMK 지분(58.7%)을 모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인터파크 컨소시엄의 요청에 따라 삼성그룹 계열사가 IMK 지분 10%는 보유하고 경영에서는 완전히 손 떼기로 최종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48.7% 지분을 인수하는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인수가격을 4500억 원대로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 조항에는 삼성이 앞으로 5년간 IMK가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올린 지난해 매출(1조2000억 원) 수준은 보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IMK 인수전에는 인터파크 컨소시엄을 비롯해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SFA, 외국계 유통업체 홈플러스,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세계 최대 MRO 회사인 미국 그레인저, 일본 스미토모그룹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입찰 초기부터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혀왔다. 온라인 쇼핑몰 사업과 MRO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돼 왔다. 또 벤처기업협회를 컨소시엄을 끌어들여 삼성이 IMK 지분 매각에 나선 배경이었던 대·중소기업 상생이라는 명분을 충족시킨 것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평가다.

여타 MRO 보유 기업 부담감

이처럼 삼성이 동반성장을 몸소 실천하며 MRO를 매각하면서 LG등 다른 MRO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MRO 사업 자체를 포기하고 매각하는 단계까지 감에 따라 다른 그룹 MRO들이 부담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삼성의 결정에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중소기업중앙회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중앙회는 그동안 “IMK가 외국계 기업에 매각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국내 기업으로의 매각에 안도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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