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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금리 인하 어렵다....이창용 한은 총재
하반기 금리 인하 어렵다....이창용 한은 총재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4.04.29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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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3.5% 장기화
이창용 한은 총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4월 12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기로 했다. 10차례 연속 동결 결정이다. 

이날 금통위회의는 서영경 위원과 조윤제 위원의 마지막 금통위회의이기도 했다.

리치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로부터 기준금리 동결까지 자세히 알아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서울 중구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전원 일치로 기준금리를 현 수준(3.5%)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10차례 기준금리 동결이다. 금통위에 따르면 세계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주요국별로 경기 상황은 차별화되고 있다. 미국은 견고한 고용 상황과 소비 증가세 지속으로 올해 중 성장률이 애초 예상보다 크게 높은 2%대 중반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유로 지역은 부진한 성장 흐름이 이어지다가 하반기 이후 완만히 성장세가 개선될 것으로 봤다. 중국은 부동산 경기 부진이 지속하겠지만, 경기부양책과 수출 개선의 영향으로 4%대 중반의 성장세가 예상됐다. 

금통위는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은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둔화 속도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며 “미국은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5%로 높아지고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3.8%에 머무르는 등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가 더디지만, 유로 지역은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이 모두 2%대로 낮아지는 등 상대적으로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2%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유로 지역은 2025년 중반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은 2025년 하반기 이후로 전망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도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에 영향받아 미 연준의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크게 약화했다. 주요국 국채금리는 하락했다가 3월 하순 이후 반등했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내었다. 대내 여건을 살펴보면 국내 경기는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앞으로도 국내경제는 소비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미국의 견조한 성장과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확대하면서 전체적으로는 개선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내수와 수출 부문 간의 차별화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금통위는 예상했다.  

금통위는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였던 2.1%에 부합하거나 웃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앞으로 성장 경로는 주요국 통화정책, IT 경기 개선 속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구조조정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물가는 3월 중 근원물가 상승률이 2.4%로 낮아지고 여타 기조적 물가 지표들도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가격과 국제 유가 상승으로 전월과 같은 3.1% 수준을 나타내었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3.2%로 상승했다. 앞으로도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전망 경로에 맞는 둔화 추세를 지속하면서 올해 말에는 2%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과 국제유가의 움직임, 농산물가격 추이 등과 관련한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장기 국고채금리가 미 연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약화하면서 최근 반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강세와 주변국 통화의 약세로 인해 상승했다.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상황을 보면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 대출의 증가세 둔화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주택 매매가격은 매수 심리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내림세를 지속했으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질서 있는 구조조정이 되고 있지만 관련 리스크는 잠재해 있다고 금통위는 전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비자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물가 흐름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였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통화정책운영과 관련해서는 성장 흐름, 가계부채 추이 주요국 통화정책의 탈동조화와 환율 변동성 등의 요인도 당연히 고려해야 하겠지만 금통위원들이 지금 가장 고민하고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인지 언제 확신할 수 있을지 하는 것이며 이러한 확신이 들 때까지 현재의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과정에서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물가와 성장률 전망이 어떻게 변하는지 5월 경제전망 등을 통해 계속 점검하면서 앞으로의 통화정책 운영 방향을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창용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Q 금통위원들이 3개월 이후 금리 전망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A 개별 위원의 3개월 내 기준금리 수준에 관해서는 지난번과 같은 결과다. 지난 2월과 같이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여섯 분 중에서 다섯 분은 3개월 후에도 3.5%에서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나머지 한 분은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 놓아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전망한 이유는 다섯 분은 근원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목표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지속해야 할 필요성을 말씀했다. 나머지 한 분은 공급측 요인의 불확실성에도 기조적인 물가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또 내수 부진이 지속하면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므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는 의견으로 2월 결정과 큰 차이가 없는 결정을 내렸다.

Q 통방문에 근원물가 둔화세가 2월보다 조금 더 강조된 것 같은데 물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근원물가는 떨어지고 있다. 헤드라인 물가랑 근원물가 중에 어떤 움직임에 조금 더 방점을 두고 있는지 궁금하다. 미국은 근원 CPI 둔화세도 잠깐 멈춰있는 상황인데 이게 나중에 통화정책 차별화 측면에서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듣고 싶다.

 

A 그동안은 근원물가와 CPI가 거의 같이 움직였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두 물가 지수가 차별화되기 때문에 어떤 것에 더 무게를 두고 고려해야 하는지는 한마디로 얘기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통화정책은 수요에 반응하는, 수요를 조절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급 측 요인이 많이 작용하는 것을 빼는 근원물가를 보는 것이 의미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물가의 기대심리는 소비자물가 수준에 굉장히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소비자물가 전체를 무시할 수도 없다. 두 개를 다 보면서 조정하는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근원물가가 오히려 더 높고 소비자물가 수준이 낮은 상황이다.

공급 요인 충격을 덜 받지만, 우리는 유가와 특히 이번 두 달 사이는 농산물가격의 영향을 받아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근원물가보다 높다. 저희가 고민하는 것은 통화정책을 예상한 대로 끌고 가고 싶은데, 갑자기 지난 2개월간 농산물가격과 유가가 다시 올라감에 따라서 CPI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 물가를 예측하는 불확실성이 좀 더 커진 상황이다. 그래서 한두 달 정도 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우리가 예상하는 쪽으로 움직이는지 그것을 볼 필요가 있는 상황에 접해 있다.

Q 금리 인하가 지연될 거라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은데 1, 2월 통방에서 6개월 정도 시계로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했다. 현재는 어떻게 판단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이와 관련해 통방문을 보면 ‘충분히 장기간’이라는 표현이 ‘충분히’라는 표현으로 바뀌었는데 이에 대한 의미도 설명해달라.

 

A 지난 6개월은 제가 1월 사견으로 저희 예측치로 물가가 움직이고 있으므로 상반기에는 금리 인하가 아무래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드린 적 있다. 지금 6개월 시점에 대해서 말씀드린다면 금통위원 전부, 지금 상황에서는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아닌냐고 생각하고 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저희가 예상한 대로 움직이고 있었는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농산물, 유가, 특히 유가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일단 1개월 지나서 하반기로 들어가기 전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저희가 예상하듯이 연말이면 2.3% 정도까지 갈 거라는 것에 부합할 것인지가 지금 중요한 결정 요인인 것 같다. 만일 저희가 예상한 대로 유가나 이런 것이 다시 안정돼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하반기 월평균으로 2.3% 정도까지 간다고 하면 금통위원 전체가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반면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금 유가라든지 다른 여러 문제 때문에 2.3%로 가려는 경로보다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는 상황이다.

Q 미국은 금리 인하가 횟수도 줄어들고 시점도 지연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는 옵션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는가

 

A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이 분명히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미국보다 먼저 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미국이 금리를 계속해서 인상하는 기조에는 저희가 환율이라든지 여러 가지 제약이 있으므로 통화정책이 미국의 결정에 크게 영향을 받아서 마음대로 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지금 미국의 문제는 금리 피벗을 하기는 할 텐데 그것을 올해 중에 할 거냐 아니면 올해 중에 몇 번 할 거냐 이런 시점에 관한 문제다. 이 때문에 기타 국에 주는 통화정책의 영향이 예전과는 다른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금리정책에 대해서 탈동조화가 되고 있다고 본다. 저희도 미국을 반드시 따라 한다, 안 한다 이런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물가 상승의 변화율, 환율에 대한 영향,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할 생각이다. 통화정책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지난해보다 훨씬 더 커졌다.

Q 통방문을 보면 근원물가가 연말 2% 부근으로 갈 것이고 소비자물가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내용이 나왔다. 둘 중에 어떤 것에 가중치를 둬야 하는지는 말씀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통방문에서 근원물가의 목표 수렴을 강조하는 것처럼 해석이 된다. 그렇게 강조한 이유는

 

A 통방문에서 근원물가를 더 강조했다고 하면 저희 의도하고 좀 다른 것 같다. 저희는 지금 두 개를 다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중치를 두 개를 기계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이론적으로 따지면 통화정책이 수요에 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완전히 공급 충격, 유가라든지 농산물가격이 없게 되면 CPI보다는 근원을 더 많이 보고 해야 한다는 것이 맞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의 기대심리가 CPI에 더 많이 달렸기 때문에 기대심리가 안정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두 개를 다 봐야 한다. 통방문이 근원물가 상승률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보고 있다고 해석을 안 해 줬으면 좋겠다.

Q 지난해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위로 가면 물가 전망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현재 그 정도 수준에 온 것 같다. 물가 전망이 상향 조정될 위험은 어느 정도 있는지 궁금하다.

 

A 저희가 지난 2월 전망을 할 때는 유가가 80달러 초반에서 중반 정도 있을 것으로 전제했는데 지금은 90달러 이상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90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전망은 평균이기 때문에 그것이 잠시 올라갔다 내려가면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게 90달러, 100달러 올라가서 거기에서 굉장히 오랜 기간 머물러 있으면 당연히 물가 전망을 바꿔야 한다. 유가는 지금 이란, 이스라엘 문제도 있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예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일시적인 변화가 있으면 저희 전망을 바꿀 필요는 없지만, 좀 오래 지속되면 전망을 수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Q 지난 2월 통방 때 이전보다 물가 불확실성이 좀 줄어들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이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대로 최근에 오르고, 또 환율도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 찍으면서 수입 물가 상방 압력이 있다. 불확실성 관련해서 여전히 그때와 같은 생각 유지하는지, 아니면 그때보다는 불확실성이 늘었다고 보는지 궁금합니다.

 

A 통계적으로 말씀드리면 불확실성은 줄었다. 지난 2년간을 보면 저희가 전망할 때의 예측 오차를 보면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이 많이 올라갈 당시, 우리가 금리를 많이 올릴 때 인플레이션과 경기에 관한 예측 오차를 보면 상당히 컸다. 이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도 마찬가지다. 지금 상황에서 불확실성은 커졌다. 왜냐하면 유가가 저희 예상보다 더 많이 변하고 있으므로 단기적으로 봐서는 물가 불확실성이 커졌다.

Q 미국에 앞서 한국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에 대해서 말씀했는데, 조금 전 말씀을 들어보면 각국의 통화정책이 차별화되고 있고, 탈동조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2월 통방 당시에는 아무래도 미국이 먼저 피벗을 해야 각국 통화정책 차별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다면 지금 총재가 보는 전망이 조금 완화적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해도 되는가.

 

A 제 얘기는 미국이 피벗 시그널을 주면 그때부터 탈동조화가 된다고 말씀드렸지 피벗을 해야 탈동조화를 한다고 말씀드린 것 같지는 않다. 지금 미국이 피벗 시그널을 지난해 말에 이어서 계속 줬기 때문에 탈동조화는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 어제 ECB 의사결정문을 보면 라가르드 총재가 얘기했듯이 지금은 그렇지만 6월에는 인하도 고려할 수 있다. 물론 데이터 디펜던트 하지만 그런 얘기도 있다. 지금 스위스는 인플레이션이 낮았기 때문에 금리를 이미 낮췄다. 그래서 탈동조화는 미국이 피벗 시그널을 이미 주었기 때문에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또 제가 미국보다 먼저 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미국보다 뒤로 한다고 얘기하는 것도 아니다. 과거에는 우리 자료도 보지만, 미국의 통화정책이 어떻게 가고 그것이 환율 이런 것에 주는 영향이 어떤지를 봐야 한다. 저희가 국내 요인도 보지만, 미국의 통화정책 결정을 굉장히 많이 보고 결정했다면 지금은 미국이 피벗 시그널을 준 상황에서는 오히려 이제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이 어떻게 가는지에 대한 고려가 더 크기 때문에 그것에 따라서 미국보다 먼저 할 수도 있고 뒤에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제는 독립적이니까 먼저 한다, 이런 말씀은 아니다. 계속 드리는 말씀이지만 미국의 피벗 시그널이 탈동조화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더 많이 만들었다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Q 환율이 1360원대 수준까지 올라왔다. 예전에는 이 정도가 되면 다들 불안해하면서 자본유출 우려 등의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지금 상황이 예전의 환율 수준과 왜 다르게 소화가 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지금 환율에 대해서는 왜 예전에 비해서 1360원이 때에 패닉이 적느냐는 것은 이 환율이 우리나라만 절하되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달러 강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점이 하나 있다. 두 번째는 과거와 달리 투자자를 보면 서학개미도 많고 저희 해외 순자산이 많이 늘었다. 그래서 예전에는 환율이 이렇게 올라가면 부채를 갚아야 해서 우리가 신용 리스크도 있다는 얘기를 하는데 지금은 미국 주식에 투자하신 분은 환율이 절하돼서 점심도 더 좋은 것 드시고 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다. 기본적으로 옛날처럼 환율 변화에 따라 경제 위기가 오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 국민연금이라든지 연기금, 또 서학개미로 표현하는 개인투자자가 많이 늘고 해외 자산이 굉장히 늘어서 선진국형 외환시장 구조가 자리 잡았다는 것이 하나다. 다만 저희가 볼 때는 환율이 다시 1350원 넘어서 올라가고 있는 최근의 현황은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피벗의 기대가 뒤로 밀리면서 달러화 강세가 되는 면이 있다. 그와 동시에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이 아주 예외적이라 일본은 낮은 이자율을 가지고 있어 엔화 절하가 매우 크다. 위안화도 역시 절하 압력을 받고 있어서 우리가 주변국 통화에 프록시도 되고 하다 보니까 저희 펀더멘털에 비해서 과도하게 절하되는 면이 있지 않나를 유심히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저희가 어떤 특정 레벨을 걱정하고 환율을 걱정하거나 그것을 타깃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달러 강세화 상황에서 주변국의 영향으로 인해 이런 쏠림 현상이 일어나서 우리의 펀더멘털와 달리 우리 환율에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게 되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해서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여력도 있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

Q 지금 글로벌 IB사들이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을 9월 이후까지도 늦춰서 전망하기도 했다. 9월 대선이 있다. 대선 전에 마지막 FOMC가 있다. 9월 혹은 11월 이후에까지 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은도 사실 정치적인 독립성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있는 상황인데 이런 의견들에 대해서 어떻게 보는가. 통화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가.

 

A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분명히 뒤로 미뤄졌다. 9월이 될지 어떻게 될지는 미국도 자료를 보면서 결정할 것이다. 저도 몇 월이라고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 지금 현행 6월 기대보다 뒤로 미뤄지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것이 우리 통화정책 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냐는 조금 전에 말씀하신 환율, 그런데 환율을 직접 보는 것이 아니라 환율로 인해 우리 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봐야 한다. 미국이 계속해서 인상하는 기조와 달리 피벗을 하되 그 타이밍을 보는 이런 상황에서는 저희가 완전 독립적은 아니더라도 독립적으로 저희 내부 요인을 통해서 통화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Q 국내 물가나 미 연준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통화정책방향을 분명히 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소비자물가 흐름을 강조했지만, 5월 전망이 한은 예상에 부합한다면 통화정책방향을 조금 더 선명하게 얘기해 주실 수 있는지 궁금하다.

 

A 5월 전망은 저희한테 굉장히 중요하다. 상반기 저희가 예측하지 못한 유가라든지, 또 수출이 굉장히 좋다. 이런 여러 변수를 봐서 경기도 잘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5월 전망은 다른 때보다 조금 더 중요해지는 그런 의미를 저는 느끼고 있다. 5월이면 하반기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을 확실히 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해서는 5월은 분명히 중요한 정보지만 한두 달은 더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우선 ECB의 결정이 6월에 어떻게 갈지도 봐야 할 것 같다.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탈동조화, 그로 인해 환율이 어떻게 변화할지, 그것이 우리나라 물가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이런 것을 봐야 하므로 5월에 확실해지면 저희가 말씀드리겠다. 그러나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두 번 정도는 더 데이터를 봐서 확신을 두고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섣불리 금리를 움직였다가 물가가 다시 올라가거나 그렇게 되면 왔다 갔다 하는 문제가 있다. 여러 가지를 보면 5, 6월 전체적인 전 세계 경제, 다른 중앙은행의 결정, 이런 것을 보면 조금 더 명확하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Q 일단 통방문에서 올해 성장 전망이 부합하거나 조금 더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했는데, 내수 쪽 관련해서는 2월 전망했던 것과 비교해서는 개선된 건지, 아니면 그때보다 더 나빠졌는지가 궁금하다.

 

A 저희 GDP 14분기 공식자료가 나오기 전까지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저희가 속보치로 볼 때 수출이 예상보다 빨리 증가하는 것은 알 수 있다. 오늘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수출은 확실하게 예상보다 올라가는데 내수가 어떨지는 좀 더 자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Q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내려오고 있다. 1분기 가계부채 비율이 100% 아래로 내려왔는지 궁금하다. 또 가계부채 같은 경우에는 지금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기업부채는 가계부채 수준보다 굉장히 많이 올라와 있다. 중기 대출을 중심으로 해서 연체율이나 부실채권 비율도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이게 비은행 금융기관 같은 경우에는 PF 사태라든지 이런 리스크하고 중첩하면 리스크가 더욱 커진다.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보시는가.

 

A 우선 가계부채가 14분기에 GDP의 100% 밑으로 내려올 거냐, 그것은 14분기 GDP 잠정치가 나와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14분기 GDP 자료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 기대는 하고 있다. 기업부채가 많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지금 GDP 대비 122% 이렇게 돼서 걱정도 많이 한다. 연체율도 경기상 지금 금리도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분명히 관리해야 한다. 저희가 분석해 보니까 기업부채가 늘어난 것이 여러 요인 중에 두 가지가 큰 요인이다. 하나는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관련 기업들의 부채가 많이 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AI라든지 반도체 등 새 산업에 대한 장비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에 같이 늘어난 면도 있다.

두 개는 확실히 그 의미가 다른 것 같다. 부동산가격이 올라감으로써 어떤 투기 요인에 의해 기업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좋지 않고, 생산성이 좋지 않은 면이 있다. 부동산가격이나 금리가 올라가니까 연체율도 올라간다. 반면 우리가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기 위한 투자는 부채가 늘어나더라도 좋은 측면이 있다. 물론 관리해야 하지만, 저희가 그렇게 아주 비관적으로 나쁘게 보지 않는 이유는 최근 기업의 자본이 많이 늘어났다.

부채 비율로 보면 GDP 대비는 늘어났는데 투자하는 기업들의 자본도 늘어난 면이 있기 때문에 부채 비율로 봐서는 그 증가 속도가 그렇게 큰 편은 아닌 것으로 파악한다. 가계부채는 소득 대비 부채가 늘어나서 여러 가지 걱정하고 있는데, 기업은 자기들이 자본도 늘리면서 부채를 늘리면 그런 쪽에서 관리가 되면 긍정적인 면도 있다. 저희가 모니터링하고 금융기관을 통해서 보겠지만, 일괄적으로 이것이 가계부채만큼 위험한 것이라고 말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Q 통방문에서 근원물가 상승률이 올해 말 2% 수준 낮아질 거라고 언급했는데, 이게 소비자물가 상승률 같은 경우는 별도의 시점을 언급해 주시지는 않아 대략 어느 시점에 2% 수준이 될 거로 전망하는지 궁금하다.

 

A 우선 저희가 지난 2월 상반기, 하반기의 근원물가, 소비자물가 예상치를 발표했다. 2월 발표를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하반기 2.3% 정도로 예상했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2.0% 정도로 봤다. 지금 근원물가가 내려가는 추세를 보면 저희가 예상했던 대로 하반기 2.0% 내려갈 거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했던 대로 2.3%로 갈 것이냐에 대한 것은 유가에 달려 있으므로 예단하기 어렵다. 몇 달 더 살펴보고 그렇게 되는지 아닌지에 따라서 우리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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