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12:04 (월)
강남부자들이 꽂힌 시스템 트레이딩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똑똑한 투자’
강남부자들이 꽂힌 시스템 트레이딩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똑똑한 투자’
  • 월간리치
  • 승인 2012.04.10 12:22
  • 호수 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남 투자자들이 ‘투자 기계’에 마음을 빼앗겼다. 사람 대신 컴퓨터로 자동 매매하는 시스템트레이딩이 그것이다. 시스템 트레이딩은 미리 입력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매매하는 방법으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시스템으로 펀드매니저의 주관적 판단이 아니라 금융공학적 분석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운영한다는 특징이 있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시장 등락의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것도 핵심이다. 이 시스템은 특히 지난해 급락장을 경험한 고액 자산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이 테마에만 편승해 일확천금을 노리는 상황에서 소신 있는 투자 철학으로 안정성을 추구하는 시스템 트레이딩은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에선 새로운 투자 방식으로 급부상하는 시스템 트레이딩을 분석했다.


작은 사업을 운영하면서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박승중(55·가명)씨는 지난 한해 주식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무려 45%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주식 투자를 수년 째 해온 박씨에게 이 수익률은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그가 지난해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시스템 트레이딩. 이를 통해 성공적인 투자를 달성했다. 박씨는 “내가 수익률을 냈을 당시 코스피가 10% 가까이 하락했으니 꽤 성공적으로 주식 투자를 했다고 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매매

박씨처럼 고액자산가들이 관심을 갖는 시스템 트레이딩은 금융공학에 기반을 두어 통계학적으로 검증된 로직(전략)에 따라 기계적으로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미리 입력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매매하는 방법으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시스템이다. 펀드매니저의 주관적 판단이 아니라 금융공학적 분석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운영한다는 점에서 퀀트펀드와 비슷하다.
하지만 시장의 신호를 포착해 매매시점까지 컴퓨터가 결정한다는 점이 다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100만 원 아래일 때 매수 주문을 걸어 놓으면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주식을 매입하고 120만 원이 넘으면 알아서 매도를 할 수 있게 입력시킬 수 있다.
시스템 트레이딩을 이용하면 시장에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미리 정해 놓은 투자원칙대로 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실제 작년 ETF를 활용한 수익률대회에서 시스템 트레이딩이 주식 전문가들을 제치고 우승을 한 경우도 있었다.
이 시스템 트레이딩은 주로 선물옵션 시장에서 활용된다. 현물시장과 달리 시장이 하락해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일부 자문사와 트레이딩업체 위주로 확대되고 있지만 대부분 투자자에겐 아직 생소하다. 하지만 소신 있는 투자원칙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입소문 타고 개미 투자자 관심↑

이렇다 보니 관련 펀드제품들의 호응도도 높은 편이다. 대우증권의 한 강남권 프라이빗뱅킹(PB)센터는 작년 10월 시스템트레이딩을 활용한 사모펀드를 출시해 큰 반응을 얻었다.
대우증권의 한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를 위주로 두 차례에 걸쳐 총 150억 원을 모집했다”며 “자산의 절반은 채권, 나머지는 코스피200선물·옵션 자동매매에 넣어 현물주식 노출을 ‘제로(0)’로 만든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11월, 코스피지수가 3.22% 내렸지만 이 펀드는 0.8% 수익을 올렸다. 대신 주식시장이 좋았던 올 초에도 월별 수익률은 1%대를 넘지 않았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하루 손실 폭을 0.03%로 제한해 시장에 흔들리지 않고 절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시장 진폭이 클 때 오히려 수익 기회가 커지는 것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시장이 10% 이상 급락했던 작년 8월의 경우 BTS 전략에 기반을 둔 자동매매로는 오히려 24.0%의 수익을 올렸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작년부터 일부 증권사들이 시스템트레이딩을 활용한 랩 상품이나 펀드를 선보이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빛을 본 것은 최근”이라며 “주가연계증권(ELS)에 몰렸던 강남 투자자들이 지난해 하반기 급락장에서 큰 손실을 본 후 절대수익에 대한 갈증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스템트레이딩펀드는 손절매 등을 컴퓨터가 대신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퀀트펀드보다 리스크 관리에 더 치밀하다”며 “다만 과거 통계에 수익률이 최적화돼 있는 것은 강점이자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컴퓨터를 통한 자동매매의 특성상 시스템 오류나 전산사고가 발생하면 큰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시스템트레이딩펀드 제품의 수익이 높은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우리투자증권은 이 회사가 판매하는 절대수익추구형 상품인 시스템트레이딩펀드(현대PK사모증권 펀드)의 연 수익이 8%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밝혔다.
작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된 시스템트레이딩 펀드 4종의 평균수익률은 현재 8.6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각각 1년이 되는 시점 수익률이 8%를 초과할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얘기다. 
이 펀드는 지수변동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목표로 하는 절대수익추구형 상품으로 주식에 선물·옵션을 연계해 주가의 상승과 하락에 동시에 대응한다. 헤지펀드와 유사한 구조다.
작년 1월 24일 처음 설정된 ‘우리 시스템트레이딩 1호 펀드’는 7.07%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8.56% 하락, 코스피 대비 초과수익률은 15.63%포인트에 달한다. 이 펀드는 사모펀드로 현대자산운용이 PK투자자문의 자문을 받아 운용한다. 지난 2월에는 5호 시스템트레이딩 펀드가 출시돼 관심을 모았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신사업전략부장은 “시스템트레이딩은 객관적으로 검증된 기술적 지표들을 이용해 주식과 선물을 시장 상황에 따라 사고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수익을 낼 기회가 많다”며 “유럽재정위기로 시장 변동성이 높은 만큼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시스템트레이딩 펀드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스템트레이딩의 장점들이 부각되자 강남 투자자뿐만 아니라 개미투자자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개미들에게 아직 시스템 트레이딩은 생소한 개념이다. 이에 증권업계에서 이들을 위한 시스템 트레이딩 교육을 속속 시행하고 있다.
실제 하이투자증권 송파지점은 시스템트레이딩 교육을 무료로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시스템트레이딩을 처음 접해보는 투자자를 위한 입문자 과정을 비롯해 시스템매매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전문가 과정으로 나뉘어서 진행했는데 개미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 모은 것이다.

증권가에 관련 교육 속속 등장

최근 리딩투자증권이 실시한 시스템트레이딩 교육과정에도 40여 명의 투자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리딩투자증권 관계자는 “새로운 투자자들이 방문해 열의를 보였다”며 “작년 8월 급락장에서 시스템트레이딩으로 오히려 높은 수익을 올렸다는 소문이 돌면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3년 전 국내 최초로 서울 강남에 시스템매매 전용센터(S&G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시스템트레이딩의 주요 전략 위주로 3~4개월 무료 교육을 한 뒤 투자자가 직접 매매에 적용해보는 방식이다. 현재 600여 명의 투자자가 리딩투자증권이 공개한 전략 툴을 활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동양증권 대신증권 등이 시스템매매 전용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기 원칙에 따라 매매를 했다가 쓴 맛을 봤던 투자자들이 주로 몰린다”며 “투자에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여기에 필요한 것이 시스템 트레이딩”이라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