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12:33 (월)
대내외 정책 여건 불확실성↑..... 한국은행
대내외 정책 여건 불확실성↑..... 한국은행
  • 이성범 기자
  • 승인 2024.04.1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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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긴축 기조 장기간 지속”

 

한국은행은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고 대내외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며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 안정과 성장 측면의 리스크,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보고에서 “그동안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서 안정될 수 있게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가는 가운데 금융 안정에도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했다”며 “이러한 기조에 따라 기준금리는 연 3.50%에서 유지했으며 그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 안정과 성장 측면의 리스크,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등을 면밀히 점검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기준금리 결정 배경을 살펴보면 우선 올해 1월 회의에서는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망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인 만큼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 수준인 3.50%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국내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앞으로 소비와 건설투자의 회복세가 더디겠지만, 수출 증가세가 지속하면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성장률은 지난 11월 전망치(2.1%)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는 석유류 가격의 하락 지속 등으로 12월 중 3.2%로 낮아졌고, 근원인플레이션율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각각 2.8%와 3.2%로 둔화했다. 앞으로 국내 물가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누적된 비용압력의 파급 영향 등으로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관측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3%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봤다. 연간 상승률은 지난 11월 전망치(2.6%)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측했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지난 11월의 전망경로에 부합하는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 전환 기대 등으로 장기 국고채 금리가 하락했으며 원달러환율은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다.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 대출의 증가세가 이어졌으나 기타 대출이 감소하면서 증가 규모가 큰 폭 축소됐고,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하락 전환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리스크는 증대했다.


2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유지했다. 이는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데다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내경제는 소비 회복세가 더디고 건설투자가 부진하겠지만, 수출 증가세가 지속하면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은 2.1%로 지난해 11월 전망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다만 앞으로 성장 경로에는 주요국 통화정책의 영향, IT 경기 개선 속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구조조정의 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국내 물가는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 1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개인 서비스와 가공식품 가격 상승 폭 축소 등으로 2.8%로 낮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은 2.5%로 둔화했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0%로 낮아졌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가격 상승 등으로 일시적으로 소폭 높아졌다가 이후 다시 완만히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연간 상승률은 지난 11월 전망에 부합하는 2.6%로 전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더딘 소비 회복세 등의 영향으로 지난 11월 전망치(2.3%)를 소폭 밑도는 2.2%로 예상했다.
앞으로 물가 경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국제유가 및 국내 농산물 가격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봤다.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미 연준 조기 금리인하 기대 약화에 주로 영향받아 장기 국고채 금리와 원달러환율이 상승했다.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 대출의 증가세가 이어졌으나 기타 대출 감소세가 지속하면서 낮은 증가세를 이어갔고,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내림세를 지속했으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리스크는 지속했다.


공개시장 운영 통한 유동성 조절

한국은행은 초단기 금리인 콜금리(익일물)가 금융통화위원회가 정한 한국은행 기준금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통화안정증권, 환매조건부증권(RP) 매매, 통화안정계정 등 다양한 공개시장운영 수단을 활용해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4분기 중 유동성조절 필요 규모(평잔 기준)는 금융중개지원대출 잔액 감소, 화폐발행액 증가 등으로 지준공급이 축소하면서 감소했다. 이에 한국은행은 통화안정증권 발행, RP순매각 및 통화안정계정 예치 규모를 모두 축소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국고채 원리금 상환, 연말 자금수급 여건 등에 따른 초단기금리의 상승 압력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RP매입을 시행했다. 올해 1~2월 중에도 금융중개지원대출 잔액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계절적 요인에 따른 화폐발행액 증가 등으로 지준공급 감소가 지속했다. 이에 대응해 한국은행은 통화안정증권 발행 잔액을 축소하는 가운데 4차례 RP 매입을 통해 단기자금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

한국은행은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도록 기준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은행에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를 운용하고 있다”며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총한도와 프로그램별 한도와 한도 유보분, 프로그램별 대출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금융·경제 상황 및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 등을 고려해 필요시 조정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한도 유보분 9조 원을 활용해 ‘중소기업 한시 특별지원’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사전 설정 요건에 부합하는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취급실적에 대해서는 4월 1일부터 2025년 8월 31일까지 최대 1년간 자금을 한시 지원한다.

한국은행은 “이번 조치는 금융비용 부담 증대 등으로 지방소재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자금 사정 및 조달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어 선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며 “통화긴축 기조하에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 완화 및 금융 접근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3월 현재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총한도는 30조 원이다. 프로그램별 한도는 무역금융지원 1조500억 원, 신성장·일자리지원 13조 원, 중소기업대출안정화 3000억 원, 지방중소기업지원 5조9000억 원, 한도 유보분 9조3000억 원이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의 금리는 2023년 1월 13일 연 1.75%에서 0.25% 포인트 인상한 이후 연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준금리 등 정책 운용 방향

한국은행은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서 안정될 수 있게 하는 한편 금융 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서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고 대내외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며 “따라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 안정과 성장 측면의 리스크,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은행은 금통위원들의 앞으로 3개월 내의 기준금리 전망에 대한 견해를 통화정책방향 관련 총재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데, 1월에는 모든 위원이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2월에는 대다수 위원(5인)이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 일부(1인) 위원은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통화신용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통화정책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다.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수렴할 수 있도록 긴축 기조를 이어나가는 과정에서 정책 결정 배경과 앞으로 정책 방향 등에 대해 시장과 원활히 소통함으로써 경제주체들의 기대가 한국은행의 정책 의도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형성되도록 힘쓸 것”이라며 “이를 위해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시 금통위에서 논의된 주요 금융·경제 현안 분석 자료를 추가로 공개하는 한편 조사연구 자료들을 시각화 콘텐츠를 이용한 간결하고 읽기 쉬운 형태로 제공하는 등 일반 국민과 충실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했다.


아울러 “통화신용정책이 원활하게 파급될 수 있도록 공개시장운영의 유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며 “또 저출산·고령화, AI·글로벌 공급망 재편·에너지 전환 등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를 통해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효과적인 통화정책 운용 방안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금융·외환시장·금융시스템 안정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금융·외환시장에 대한 안정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 및 속도 등에 대한 시장의 기대 변화, 미국 상업용부동산 부실 우려 및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의 영향으로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또 일부 비은행업권의 연체율이 건설·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부동산 PF의 부실화 가능성 및 구조조정 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므로 이로 인한 시장 불안이 여타 부문으로 확대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 변화로 시장불안의 조짐이 나타나면 적기에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하는 등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 부동산시장 동향 등 대내외 여건 변화에 유의하면서 금융시스템 내 잠재리스크에 대한 조기경보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그간의 금융긴축 누증으로 인해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졌다는 측면에서 부실 가능성이 높은 가계와 기업 취약부문 현황과 신용리스크 변동 상황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취약부문 부실이 확대하면 금융시스템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울러 “부동산 PF에 대한 경계감이 증대된 점을 고려해 사업장과 건설사 및 금융기관 전반에 대한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부동산 PF 시장에 질서 있는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게 워크아웃 등 주요 채무조정 제도의 특징에 기반해 효과적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이 밖에도 부실채권 시장 동향 등에 대한 점검을 통해 금융기관의 건전성 관리 여건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성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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