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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 “소매금융 경쟁력 높여 리딩뱅크 위상 찾겠다”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 “소매금융 경쟁력 높여 리딩뱅크 위상 찾겠다”
  • 월간리치
  • 승인 2013.08.07 17:05
  • 호수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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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맞춰 알맞게 내리는 비를 ‘시우(時雨)’라고 했다. 국민과 고객에게 시우 같은 조직이 되어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금융그룹으로 이끌겠다.” 임영록 회장의 일성이다. 그는 KB금융그룹의 현실에 대해 경쟁그룹에 비해 경영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기업 가치를 나타내는 주가와 시가총액도 열세라고 짚었다. 대외환경은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되면서 수익성과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본으로 돌아가(Back to the Basic) 우리가 가장 잘하는 분야의 경쟁력을 확실히 다져 그룹의 성장기반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KB금융그룹이 전통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소매금융 분야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경영성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KB금융그룹의 사령관으로써 지휘봉을 잡은 임 회장은 소매금융 강화 전략을 바탕으로 한 충실한 기본 다지기로 KB금융그룹 성장을 약속했다. 이 같은 약속은 점점 KB금융그룹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는 위기에서 시작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그의 KB금융그룹에 대한 진단에서 엿볼 수 있다.
“KB금융그룹은 자산이 368조 원에 이르는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췄지만 경쟁그룹에 비해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고 기업 가치를 나타내는 주가와 시가총액도 열세다. 저성장,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수익성과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실제 금융권의 영업환경은 좋지 않다. 은행의 경우 순이익이 급격히 줄고 있다. 예대마진 악화가 원인이다. 증권사의 경우 주식 거래 감소로 순익이 급감하면서 구조조정 회오리에 휘말려 있다. 카드사는 경제민주화 바람으로 가맹점수수료 인하를 감내해야 하는 실정이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경영을 통해 그룹의 체질을 개선해 나가겠다. 소매금융 강화, 리스크 관리 강화, 생산성과 효율성 제고, 고객 중심 경영 등을 펼치겠다.”
임 회장은 KB금융그룹이 전통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로 소매금융을 꼽았다. 3000만 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고객과 1200개가 넘는 영업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 역량과 영업력을 강화해 경영성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경영 방향은 이에 기인한다.
그의 경영 방향 키워드는 ‘튼튼한 금융’과 ‘리딩뱅크 위상 회복’으로 집약된다. 부실여신을 클린화하고 신용손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기업과 소호여신 등 잠재적인 위험자산의 부실화를 차단해야 한다는 게 복안이다.
“비용에 비해 수익이 나지 않는 부문이 있다. 3년 동안 사장으로 근무하면서 현장 소리를 들으며 내부적으로 효율성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파악하고 있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 그룹의 창조적 도전과 역동성 있는 성장을 준비해야 한다.”
임 회장은 생산성에 대해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생산성과 효율성이 있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고 안정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쟁사에 뒤처지는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첫 걸음은 현장의 경쟁력 강화에서 시작된다고 강변했다. 강한 현장은 기업의 성장 기반이자 위기상황에서도 조직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된다는 것이다. 앞으로 모든 제도와 프로세스는 고객과 현장중심으로 바꿔 나가겠다는 입장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야구든 축구든 빗장 수비가 강팀의 전제조건이다.  화력이 막강해도 실책이 잦으면 이기기 어렵다. 경기 침체로 부실 여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실 여신을 클린화하고 신용 손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
“부실 여신 클린화 한다”

임 회장은 대내외 환경에 흔들림 없이 대처할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스포츠에서 빗장수비가 강팀의 전제조건인 것처럼 기업경영도 같은 이치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흔들림 없이 대처할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생각이다.
“제대로 된 리스크 관리 없이는 성공하지 못한다. 해외 사업은 건전성을 확보하면서 재검토하겠다. 성장이 정체된 국내 금융 산업의 활로를 찾기 위해 신중하게 해외진출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임 회장은 임기 중에는 무리한 해외사업 진출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해외 사업장의 리스크도 상당히 커지고 있다는 만큼 진출 지역에 대한 비즈니스 환경을 재점검하고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는 게 임 회장의 입장이다.
“대내외 경제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전 회장처럼 3년 안에 글로벌 리딩뱅크 경쟁을 하지 않겠다. 리딩뱅크 의지는 확고하나 대내외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전 회장처럼 3년 안에 글로벌 경쟁할 형편이 아니다.”
임 회장은 KB금융그룹의 ‘리딩뱅크’ 위치를 되찾겠다고 말했지만 금융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KB금융그룹의 모태가 국민은행이기 때문에 그룹 전체의 비중이 은행에 쏠려있는 상황이다. 다각화 측면에서 증권 등 비은행 부문의 발전을 위해 당연히 노력해야 한다.”
임 회장은 또 최근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우리금융 민영화 참여 여부와 관련해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관심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KB금융그룹의 전체 비중이 은행에 치중되어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비은행 발전을 위해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대해서도 고민하겠다는 얘기다.
“지금 KB는 체크카드와 회사채 시장 등 몇몇 분야에서 시장리더십을 갖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경쟁력이 열세다. 우리투자증권 등 우리금융 계열사의 민영화 참여 여부에 대해선 좀 더 고민해서 답을 찾도록 하겠다. 그룹의 시너지 효과 등을 따져 인수 참여를 결정하겠다.”
현재 우리은행이나 우리투자증권 인수 등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겠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표현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이와 관련 우리금융 민영화 참여 과정에서 은행보다는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비은행 부문인 증권 강화 차원에서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적극 나설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은행에 집중된 KB금융그룹의 수익 창출원을 다양화 한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비은행 발전 위해 노력”

“기업체관리에 한계가 있었던 RM제도와 같이 그룹 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제도는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 이밖에 학연·지연의 줄서기 문화를 뿌리 뽑아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
임 회장은 그룹 내 비효율적 제도에 대한 점검 의지를 내비쳤다. 일각에선 국민은행의 2만2000명에 달하는 임직원에 대한 구조조정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그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구조조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수익성 저하의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게 그의 얘기다. 실제 노조를 찾았을 때도 “생산적 채널관리와 조직운영, 인력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 달라. 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노조와 머리를 맞대겠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임직원들과의 친화를 위한 행보에도 나섰다. 취임 직후 부서를 직접 방문해 500여 명의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면서 직원들을 격려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중국 임제선사의 ‘수처작주(隨處作主)면 입처개진(立處皆眞)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어디든 주인의식이 있으면 그곳이 바로 참된 곳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신규고객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실질적인 고객가치를 높여야 하며 기본을 튼튼히 해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건실한 KB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한편 현재 임 회장 앞에 놓인 과제는 많다. 경쟁 은행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급선무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으로 관치 논란을 불식시켜야 한다. 또한 우리금융 민영화라는 국내 금융시장 재편 과정에서 펼칠 전략이 중요하다.
임영록 회장은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했다”면서 “급변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역량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규모와 힘을 함께 길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3연속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대회에서 우승한 박인비 선수는 슬럼프가 왔지만 기본기를 다듬고 단점을 보완해 세계무대에 다시 우뚝 선 것처럼 KB도 체질을 개선하고 내실을 쌓아 현실의 위기를 넘어야 한다”며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변했다.R 

임영록 회장, 그는 누구?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좋은 매너로 자상한 성격의 소유자”

앞으로 3년간 KB금융그룹을 이끌어갈 임영록 회장은 강원도 영월 출신이다.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뒤 그는 엘리트 관료 출신으로 통하는데 이는 그가 걸어온 발자취에 기인한다. 임 회장은 행정고시 20회 출신이다. 그의 첫 공식생활은 1977년 총무처 행정사무관이다. 이후 2008년 재정부 제2차관으로 공직을 떠날 때까지 재정경제원 자금시장과장,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경제협력국장,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장,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차관보·정책홍보관리실장 등 대외경제와 금융정책 분야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임 회장의 이력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지난 1994년 문민정부 시절 금융실명제 실시단에서 활동했다. 다른 하나는 외환위기 이후 금융정책국에서 자금시장과장, 은행제도과장을 지내며 기업 구조조정을 맡았다.
KB금융과의 인연은 2010년 8월 KB금융 사장으로 취임됐을 때다. 이때부터 3년간 KB금융사장으로 실무경험을 쌓아왔다. KB금융의 내부 사정을 파악한데다가 정부와의 소통이 원활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것이다.
임 회장은 민관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만큼 전문성에 호평을 받아왔다. 실제 31년간 경제 부처에서 근무한 만큼 정부와의 소통은 물론 금융과 대외협력 등 금융정책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매너가 좋고 자상한 성격을 가진 덕장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R

임영록 회장…풀어야 할 숙제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KB금융그룹 ‘임영록號’가 공식 출범했다. 지난 7월 12일 취임식을 갖고 회장으로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앞에는 앞으로 풀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시급한 과제로는 조직 장악 능력이 꼽힌다. 이는 그가 ‘내부인사’로 볼 수 없다는 시각에 기인한다. 3년간의 사장 재임은 ‘KB맨’으로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때문에 취임 때부터 꾸준히 노조와 친밀한 관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순한 비용절감과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며 인력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노동조합과 함께 머리를 맞대겠다는 입장은 조직 안정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우리금융 계열사 인수는 임 회장이 풀어나가야 할 또 다른 주요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는 그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도 맞물려 있다. 올 1분기 KB금융 순이익 중 은행 수익은 2960억 원으로 총 71.9%의 비율을 차지한다. 그만큼 은행에 편중돼 있다는 얘기다. 현재 그는 비은행권 계열사를 중심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임 회장이 풀어야 할 또 다른 숙제는 조직슬림화 문제다. KB금융그룹 뿐 아니라 전체 금융권이 군살을 빼지 않으면 공멸할 수 있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은 노조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그는 이와 관련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노조와의 약속대로 인력 감축을 하지 않고 다른 금융사에 비해 느슨하다고 평가받는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금융업 전반의 수익성 악화 문제도 임 회장이 풀어가야 할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올해 1분기 은행과 카드사, 증권사 순이익이 모두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반 토막 난 상태다.
실제 지난 1분기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4115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32.0% 감소했다. 은행과 카드의 순이익은 거의 반 토막이 났다. 2분기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임 회장도 이 같은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 저성장,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수익성과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진단한 것이 이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은행 부문에 편중된 그룹의 사업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그의 숙제다. 임 회장은 소매금융의 경쟁력을 다지고 경쟁력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R

프로필
▲ 1955년
▲ 학력
한양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밴더빌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서울대학교 국문학 학사, 경기고등학교
▲ 경력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2013년 7월~현재), KB금융지주 사내이사(2011년 3월~현재), KB금융지주 사장(2010년 8월~2013년 7월), 법무법인 충정 상임고문(2009년 9월~2010년 8월),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2008년 3월~2009년 8월), 재정경제부 제2차관(2007년 7월~2008년 2월), 재정경제부 정책홍보관리실 실장(2007년 3월~2007년 7월), 재정경제부 차관보(2006년 10월~2007년 3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국장(2005년 2월~2006년 10월),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 국장(2004년 2월~2005년 2월),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 국장(2003년 8월~2004년 2월),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정책조정심의관(2001년 5월~2003년 8월),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 재정지원부 부장(2000년 5월~2001년 5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 과장(1998년 3월~1999년 1월),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 자금시장과 과장(1997년 12월~1998년 2월), 대통령 경제비서실 사회간접자본투자기획단 행정관(1991년 4월~1992년 5월), 1977.05 제20회 행정고시 합격(197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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