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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마님 ‘NO'…감성경영 바탕 여장부 우뚝
안방마님 ‘NO'…감성경영 바탕 여장부 우뚝
  • 월간리치
  • 승인 2009.03.15 14:27
  • 호수 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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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각계각층의 여풍(女風)이 거세다. 이미 취업전선에서도 여성들의 입성은 남성들의 시샘을 받고 있는 부분이다. 성차별적 단어라며 반발하는 사회 일각의 시선도 있지만 여풍은 결국 여성의 능력이 그만큼 뛰어나는 반증인 셈이다. 재벌기업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여실히 나타난다. 신입사원부터 최고위 경영진까지 여풍은 이제 더 이상 이슈가 아니다. 여성의 부드러움과 세심한 업무처리가 본격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재벌가 여성들의 사회 참여도 예전과는 많이 바꿨다. 1990년대 이후부터는 여성들의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성 총수의 등장이 한때 우려의 시선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의 상황을 놓고 보면 여성 총수의 기업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재벌가 여성들의 사회 참여는 특히 대단하다. 사실 창업 1세대에서는 재벌가 여성들이 남편이나 아들들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결혼을 해도 남편과 가문에 대한 내조에만 전념하는 것이 일반적 풍토였다.
하지만 이제 이런 현상은 옛 이야기가 됐다. 결혼 후 남편의 내조에 머물거나 사회 참여라고 해봐야 미술관 등 문화사업 등에 국한되어 왔지만 이제는 당당히 대외활동에 나선 재벌가 여성들이 많다.
더구나 당당히 경영자로 성공적한 거상들도 여럿이다. 일각의 부정적 견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여주면 남성적 시각을 불식시키고 있다. 그저 남편이나 아들들의 몫을 지키기 위해 임시적으로 경영자적 입장에 서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총수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것이다.

이명희 회장의 빛나는 감성경영

성공한 여성 총수로는 단연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꼽힌다. 경영 전면에 나선지 오래되기도 했지만 그가 경영을 맡으면서 신세계그룹은 이제 국내 최고의 유통공룡으로 재탄생했다.
이명희 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막내딸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성공한 여성 총수로 손꼽히는 명실상부한 여장부다. 1997년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 때 백화점과 조선호텔만 갖고 나왔던 이명희 회장은 신세계그룹을 국내 최고의 유통 명가로 키웠다.
이명희 회장은 삼성그룹에서 분가하면서 백화점 사업의 방향, 인재 중요성 등 그룹 경영의 지휘봉을 직접 잡고 여성 총수로서의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딱딱한 남성주의 문화로 대변되던 국내 재계에 감성경영의 빛을 발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이명희 회장의 이런 경영스타일은 부친인 고 이병철 창업주의 경영스타일을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명희 회장은 스스로도 자신의 경영스승이 부친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이명희 회장의 장남 정용진 부회장도 모친 이명희 회장의 감성경영을 완성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결국 감성경영은 이병철 창업주에서 이명희 회장이 물려받고 또 정용진 부회장으로까지 3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정주부에서 경영 총수로 등극

취임 5주년을 맞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대표적인 미망인 경영자다. 현정은 회장은 경영일선에 나서기 전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다섯 번째 며느리이자 고 정몽헌 회장의 아내로 내조에 전념했다.
하지만 이제는 현대그룹 회장으로 당당히 이름을 떨치고 있다. 특히 현정은 회장은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회장에 취임한 뒤 그룹 안팎의 각종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재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저 가정주부로서의 역할에 결혼생활의 전부를 바쳤던 안방마님이 이제는 대그룹의 총수로서 대내외에 그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현정은 회장을 두고 흔히 ‘감성경영 속 온화한 카리스마’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그룹의 수장으로서 내부적으로는 감성을 아우르고 사업이나 대외적인 압력에는 뚝심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범현대가와의 경영권 분쟁이나 위기에 처했던 현대그룹의 경영을 취임 5년 만에 안정구도로 이끌었다.
재계에선 이처럼 현정은 회장에 대해 현대가의 불도저 정신을 잇는 뚝심의 여장부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특히 그룹 내부적으로는 여직원들에게 다이어리를 선물하고 직원들의 수험생 자녀에게 목도리를 선물하는 등 어머니의 자상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현정은 회장은 아들 1명 딸 2명이 있다. 외동아들 영선씨는 현재 공부를 하고 있어 아직까지 경영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현재는 정지이 U&I 전무가 그룹 안팎으로부터 현정은 회장의 대를 이어 여성 오너에 올라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대주주 책임감 넘치는 최은영 회장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도 현정은 회장과 걷는 길이 비슷한 오너로 꼽힌다. 가정주부에서 남편의 뒤를 이어 경영 일선에 참여한 이유에서다.
이런 최은영 회장은 최근 경영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06년 11월 남편인 조수호 회장이 작고한 뒤 2007년 초 부회장으로 선임된 후, 지난해 회장에 오르고 지난 1월 1일 대표이사직도 ‘최은영’이란 이름으로 명패를 바꿨다.
최은영 회장은 단순히 대주주로서의 지위 이상의 법적 책임을 지는 대표이사 자리까지 맡기로 하면서 그룹 내부에 확실한 자리를 구축하게 된 셈. 그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어려워진 경영 환경 속에서 대주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굵직한 경영 현안과 임원 인사 등에만 관여할 뿐 그 외 대부분의 시간을 공익재단인 양현재단 활동에 할애했던 최은영 회장. 이제 2009년을 계기로 그룹 내 경영권 강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큰 틀의 그룹안정 이룬 양귀애 명예회장

양귀애 명예회장은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낯선 인물이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미 유명인사다. 바로 대한전선그룹을 최대 위기에서 구한 여장부이기 때문이다.
2004년 3월 설원량 회장이 갑자기 세상을 뜨면서 3세 경영체제가 갖춰지지 않았던 대한전선그룹을 양귀애 명예회장이 맡았다. 당시 양귀애 명예회장은 보다 나은 경영을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그룹 경영 안정에 나섰고 이와 함께 무려 1300억 원이라는 상속세를 떳떳하게 내면서 지분을 물려받았다.
회사 경영에 참여한 적이 없었던 양귀애 명예회장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한 것은 그룹의 경영안정에 크게 주요했다. 사주로서의 큰 틀은 양귀애 명예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사업은 전문경영인이 맡아서 하는 이상적인 구도를 만든 것.
현재까지도 양귀애 명예회장은 사주 역할 이상의 그룹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전문경영인인 임종욱 부회장으로부터 그룹의 굵직한 경영 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고 큰 그림을 그린다.
현재 대한전선그룹은 임종욱 부회장이 경영 일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양귀애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은 여전히 그룹의 근간이다. 양귀애 명예회장은 항상 ‘기업의 미래는 인재에 달려있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임직원들과의 문화·예술을 통한 감성적 소통을 지향해 왔다.
단적으로 임직원들과 같이 식사도 하는 일도 잦았고 직원들과 같이 영화를 감상하는 씨네데이트 등의 시간을 통해 끊임없이 대화와 소통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줬다. 양귀애 명예회장은 현재 설원량문화재단과 인송문화재단의 대표를 맡아 문화계 지원과 장학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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