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없던 것에서 경제 활성화 방안을 찾지 말고 있는 제도를 활용해서 활성화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11월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주택연금 가입을 활성화하면 소비진작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부족한 노후자금 동아줄, 확대 부심
김 사장은 “회사 내 주택금융연구소에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주택연금 수령자의 소비성향이 비슷한 연령대의 다른 소득이 있는 사람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주택연금이 소비활성화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후대책이 부족한 상황에서 어르신들께서 주택연금을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며 “주택연금이 노후생활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란 점을 널리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주택연금을 확대하는 대책을 고민하는 중이라는 소식도 덧붙였다.
주택연금은 소유주택을 담보로 맡기는 대신 평생 또는 일정기간 동안 달마다 국가가 보증하는 연금을 받는 역모기지론 상품이다. 올 들어 10월말까지 신규고객은 503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4096명)보다 22.8% 증가했다. 출시 후 지난달까지 총가입자는 2만7664명이다.
김재천 사장은 이왕이면 서둘러 가입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기대 수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주택연금 월 지급금이 현재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나중에 가입하면 적은 월지급금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택을 자녀에게 상속해줘야 할 자산으로 여긴 나머지 연금화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정서에 대해선 안타깝다는 마음을 그대로 드러낸다.
김 사장은 “주택연금이 내수 활성화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정부에서 알고 관심이 많다”며 “정책차원에서 유인책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세난 대응 반전세 상품 개발 중
주택연금이 집 있는 사람을 위해 공사가 주는 혜택이라면 집이 없는 서러움을 달래줄 뜻깊은 상품도 내년 초 선보일 예정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전월세 부담을 겨냥, 내년 초에는 반전세 대출보증 상품을 출시 할 예정이다. 1차로 저소득층, 취약계층 등 일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을 내놓고 이후 모니터링을 통해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김 사장은 “임대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반전세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대출보증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이르면 내년 초에 1차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차 상품 판매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추가수요를 분석, 추가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반전세 시장이 확대되는 것도 가계부채 구조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며 “반전세의 경우, 월 50만원씩 월세로 내야하기 때문에 매달 돈을 더 내더라도 분할상환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MBS로 장기채 시장 발전 기여
김 사장은 “내년에도 정책모기지 공급을 원활히 해서 가계부채구조가 안정되는데 기여해야 한다는 주요 목표”라며 그렇게 하려면 “MBS(주택저당증권) 유통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밝혔다.
따라서 “MBS업무에 관심 있거나 경험 있는 인원 30~40명을 모아 T/F를 구성했다”고 전했다.
주택금융공사 핵심 자금조달 수단 MBS를 내년에도 26조원 규모로 새로 발행할 계획이다. 올해 안심전환대출을 공급하면서 공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MBS 발행규모 50조원을 넘어선 연간 56조원을 바라본다.
10월말 기준 발행잔액이 총 86조5000억원이고 내년 발행예정량까지 포함하면 유동화증권(MBS·MBB) 발행잔액이 98조7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중 MBS 발행잔액만 96조9000억원이며 MBB는 1조8000억원으로 예상된다.
김재천 사장은 “공사가 발행하는 MBS가 한국은행 RP(환매조건부증권)에 편입돼 MBS 발행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며 “RP 대상증권으로 MBS를 잘 활용할 수 있으려면 우리가 어떤 보완책을 낼 수 있을지 등을 한은과 협의 중”라고 전했다.
또 김 사장은 “유동화증권 발행물량이 설립 후 꾸준히 증가했다”며 “5년 이상 장기물 비중도 57% 정도로 높아져 장기채 시장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사의 우량한 신용도로 낮은 금리의 MBS를 발행할 수 있어 국민들에게 주택자금을 장기저리로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사회형평적 채용 확대
채용확대 계획도 밝혔다. 주택금융공사는 임금피크제 도입 등으로 인력채용 여력을 확보한 만큼 내년에는 올해(35명)보다 대폭 늘어난 84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내년에 신입직원 84명을 채용하는 등 청년고용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이는 올해 채용규모인 35명의 2.4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내년부터 직원 채용시 국가직무능력표준(NCS)를 전면 도입하고 공사 직무에 관련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인재를 뽑을 것”이라며 “특성화고 출신의 고졸인재, 경력 단절여성, 지방인재 채용 등 사회형평적 채용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2014년 직무와 관련 없는 자격증, 외국어 성적평가를 폐지한 스펙초월 채용을 도입했으며 올해에는 작업기초능력평가 등 일부 항목만 NCS를 기반으로 신입직원을 선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