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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의 믿음의 승부수 “투자일임업 승자 당연히 금투업계”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의 믿음의 승부수 “투자일임업 승자 당연히 금투업계”
  • 월간리치
  • 승인 2016.03.09 19:38
  • 호수 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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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일임업을 은행에 허용해선 안 된다고 선 긋고 나선 지 열흘 지나 물러 서야했으니 힘겨운 2월이었다. 금융당국이 ISA에 한해 허용하기로 하자 대승적으로 수용했다. 황영기 회장이 졌다는 평가까지 나왔지만 금융투자업계 경쟁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수용한 것이란 해석이 만만치 않다. 리치에서 살펴본다.

 “당국이 국민자산 증식을 돕겠다며 의욕적으로 도입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활성화에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는데 제 아무리 소신파라 하더라도 그것까지 반기를 들 수 있겠나?”
여의도 증권가 일각에서 나오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옹호론의 일부다.
2월 4일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과 금융투자사의 특성이나 강점 분석을 앞세워 투자일임업 허용은 안될 일이라 했던 주장은 2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당국의 방침을 수용하고 은행권에 양보한 배경을 설명했다.
투자일임업이란 금융사가 주식·펀드·채권 등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판단을 위임받아 운용해주는 금융업 서비스다.


5년 뒤 150조 시장 주도권 자신

14일 황 회장은 “영업망 면에서 절대적 우위를 갖고 있는 은행이 공격적인 ISA 영업에 나서게 되면 자금 쏠림의 우려가 있다”면서도 합의한 까닭 또한 분명한 근거를 바탕에 둔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하지만 금융투자업계가 투자일임업에 오랜 경험을 갖춰 경쟁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했기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영업점포가 약 7300개에 이르고 증권사 점포가 약 1200개에 그친 점이나 은행 펀드판매 인력이 9만 3000명에 가깝고 증권사는 2만 3000명으로 열세다.
황 회장은 오히려 은행이 투자일임업무까지 뛰면서 증권사와 ISA 시장을 놓고 경쟁을 펼치다 보면 시장이 더욱 커지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ISA에 맡길 투자자들 돈 규모가 1년 후 24조원, 5년 후엔 15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보기까지 한다.
황 회장의 이같은 추정은 우리나라에 앞서 ISA를 도입한 영국에서 가입률 움직임과 우리나라 세제혜택과 중도인출이 가능한 점을 따져서 뽑아 본 것이다. 
여기다 은행들이 훨씬 앞서 구현한 비대면 ISA 영업에 대응하기 위해 전산 시스템을 개발해 비대면 ISA 일임계약 영업을 둘러싼 맞대응을 펼칠 수 있다고 봤다.
금융투자사들이 비대면 일임계약까지 취급하게 되면 고객들과 접점은 훨씬 커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결국 금융상품 판매경쟁력 싸움

황영기 회장이 비록 정부당국의 ISA 활성화 의지를 수용했다 하더라도 은행들이 자본시장 상품 판매를 쉽게 생각하고 덤벼들어선 안 된다는 신념 자체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그는 4일 간담회 때 “우리나라에서 은행은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금융기관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증권사에만 허용해오던 투자일임업을 은행에게 허용하는 건 국내 금융업 체계 근본을 흔드는 이슈라고 생각한다”고 목청 높인 바 있다.
ISA 도입 목전에서 은행에 허용해 주기로 수용하면서도 “전면적 투자일임업을 허용한 것은 아니며 ‘ISA형 투자일임’에 한정된다”고 선을 그었다.
황 회장은 “은행의 포괄적 투자일임업 진출에 대한 논의는 종결하기로 관련 기관과 당국간 합의가 있었고 합의는 지켜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다시 한 번 선을 그었다.
대신에 “우리나라는 ISA 상품이 예금, 적금, 펀드, 파생상품을 모두 넣을 수 있는 종합형 상품으로 국민들이 이를 활용해 자산을 늘리길 바란다”며 “증권사나 은행은 이런 취지를 잘 살려 판매에 전력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LS 지혜로운 활용법은

그는 “원금 훼손 가능성이 높은 원금 비보장형 ELS(주가연계증권) 상품은 증권사 중심으로 팔고 원금이 보장되는 ELS는 은행권에서 파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은행은 이용자(고객)의 성향을 잘 파악해서 판매해야 한다”고 귀뜸해줬다.
아울러 “증권사 ELS 상품 투자자의 연령대는 대체적으로 40~50대로 젊으므로 고위험 고수익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 은행의 ELS 투자자 연령대는 50~60대로 높은 편이니 보수적인 (원금보장형)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해외 주식투자펀드 적극활용론

나아가 해외주식펀드에 대해서는 이제 해외주식펀드 비과세가 이루어질 수 있으니 금융자산이 풍부한 투자자들로서는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고 국내 시장에만 머물러 있는 것보다 해외 주식투자에 관심을 가질 때가 됐다고 조언했다.
자본시장을 키우기 위해 공모펀드에 대해서는 성과보수를 적용하자는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황 회장은 “공모펀드를 정률형으로만 일괄적으로 하면 주가가 올랐을 때는 왜 내 수익률은 이거밖에 안되느냐 따지고 주가가 떨어졌을 때는 왜 수수료를 내야 하냐는 투자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따라서 “정률형 공모펀드와 성과보수형 공모펀드로 나눠 투자자가 취사 선택할 수 있게 해 선택권을 주자”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가령 수익이 나지 않은 펀드의 수수료는 제하는 방식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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