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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클래식 중창단 보헤미안 싱어즈 노블리스 오블리주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  
남성 클래식 중창단 보헤미안 싱어즈 노블리스 오블리주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  
  • 월간리치
  • 승인 2010.01.28 05:12
  • 호수 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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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남자들이 모였다. 남성 성악가로 이뤄진 보헤미안 앙상블 모임에서다. 2007년 3월 ‘사람에게 사랑을 전한다’는 취지로 만들어 진 이후 12월 완벽한 형태를 갖췄다. 이후 클래식을 통해 소외계층에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어 노블리스 오블리주 대표 모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멤버 전원이 세계적인 성악가들로 구성, 음악적 수준도 높다. 사람을 사랑하고, 클래식을 사랑하는 가슴 따뜻한 남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클래식이 트로트보다 흥겹다”
11명의 남성 멤버로 구성된 보헤미안 앙상블. 클래식과 트로트를 접목한 공연은 늘 인기가 높다. 트로트 리듬과 굵직한 목소리가 제법 잘 어울린다. 트로트 외에도 팝송, 오페라 등 장르에 구애 받지 않는 실력도 갖췄다. 멤버 전원이 이탈리아 베르디국립음악원·영국 왕립음악원·독일 뮌헨국립음대 등에서 유학한 성악가들로, 서울대·연세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이들은 무대에서 오페라 아리아와 정통 가곡뿐만 아니라 가요나 동요도 부르고 때론 율동도 한다.

세계적 성악인의 특별한 만남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테너 신동호 중앙대 교수는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클래식 바이러스를 널리 퍼뜨리기 위해선 나 자신은 물론 다른 성악가들도 얼마든지 더 망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레퍼토리를 가요, 동요까지 넓혀서 관객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클래식이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은 안타깝기만 하다.
.그는 “성악을 한다고 하면 흔히 '있는 집에서 자라나 한가하고 유복하게 살겠구나' 생각하시는 분이 많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다”며 “무대가 없어 시간강사로 근근이 생계유지를 하는 성악가가 많다”고 말했다.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신 교수가 직접 나선 셈이다.
“대중과 멀어지면 클래식은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먼저 다가야 한다. 먼저 다가가자는 취지에서 중창단을 만들었다. 수익이 발생하면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소외계층 지원 사업 앞장

보헤미안 앙상블은 공연 수익의 대부분을 소외계층 복지에 기부한다. 특히 소외계층을 위한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자선음악회에 참여, 팝송 '마이웨이(My Way)', 영국 성가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 이탈리아 오페라 '투란도트'에 나오는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 등을 불렀다.
10월 경기도여성의 전당 기금 마련을 위한 명사초청 음악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신 교수의 ‘산들바람’과 오페라 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을 시작으로 보헤미안 앙상블 멤버 전원이 열창했다.
최근에는 지난 1월 ‘천원의 콘서트’를 천안에서 열었다. 천원의 콘서트는 천안시청에서 준비한 신년음악회로 수익은 사회봉사활동 지원금으로 활용됐다.
보헤미안 앙상블은 올해 상반기부터 정규 공연과 함께 전국 곳곳의 외딴 분교와 보육시설·양로원을 돌며 '일일 음악교사'를 할 계획을 갖고 있기도 하다. 신 교수는 "소외계층을 위한 클래식 공연을 통해 저변 확대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일점 강도연 단장의 다짐
 
보헤미안 앙상블 결성을 이끈 사람은 강도연 단장이다. 중앙대에서 반주를 가르치는 강 단장은 같은 학교의 테너 신동호 교수를 포섭(?), 모임을 결성했다. 마땅히 설 무대가 없어 시간강사로 근근이 생활을 하는 성악가를 위해서였다. 모임을 만들기 이전부터 수익이 발생하면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할 계획부터 세웠다.
강 단장은 시험 삼아 해외 유학을 마친 성악가 5명을 모아 2007년 6월 평택 남부문예회관에서 첫 공연을 열였다. 강 단장은 “그날 모인 공연수익금은 3000만 원 정도로 전액 장애인 단체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헤미안 앙상블은 형식이나 인습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분방한 연주활동을 하는 음악인이란 뜻”이라며 “소외계층에게 따뜻한 클래식 음악을 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 단장은 현재 중앙대 음대에 출강(오페라 코치)을 하며 소외계층을 위한 공연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음은 신 교수와 강 단장과의 일문일답. 

Q. 보헤미안 앙상블이 만들어진 배경이 무엇인가요.

A. 클래식하면 딱딱하게 보는 경향이 많아요. 부유층의 대명사로 여겨지곤 하죠. 그러나 실상은 달라요. 무대가 없어 시간강사로 나선 성악가들이 대부분입니다.
성악가들도 생계를 책임져야 해요. 무대에 설 기회가 적은 국내 클래식 환경은 무척 곤궁하게 지내는 성악가를 만들기도 합니다.  겨울에 성악가 집에 놀러 간 적이 있는데 기름보일러 대신 전기장판을 사용하고 있었어요. 그런 경험들을 몇 번 하고나자 클래식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어려움들이 바로 이런 것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들을 위한 무대를 만들어 주고 싶어 만들었어요. 대신 일반인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기로 했죠. 클래식을 부르고, 율동도 하고요.(웃음) 발생한 수익금은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로 이어져 클래식 저반확대에 노력하고 있어요.

Q. 민간단체로 결성 된 만큼 운영 자체가 쉽지 않을 텐데요. 연습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A. 연습을 많이 해요. 동양의 파바로티란 별명을 갖고 있는 세계적 테너 신동호 중앙대 교수가 연습을 진두지휘 하죠. 신 교수의 열정적인 감독아래 일주일에 2번, 8시간씩 스파르타식 연습을 합니다. 공연 레퍼토리가 많아야 좋은 공연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모두들 열심히 연습합니다. 
Q. 운영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요.

A. 공연이 좋았다는 평가를 받을 때가 가장 보람을 느껴요. 앙코르소리가 무대를 뒤덮으면 짜릿하기까지 하죠. 이런 때야 말로 단장으로서 가장 기쁘고 보람 있어요.

Q. 단원선발의 기준이 있나요.

A. 특별한 기준은 없습니다. 성악가의 연주회를 직접 가보고 판단해요. 지금은 연주회도 많고, 개런티도 적지 않다는 게 알려져서 서로 들어오려고 해요.

Q. 후원회가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이신가요.

A. 당연히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죠. 가슴이 따뜻한 분들이시기도 하고요. 소외계층을 위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든든한 후원군이에요. 차응선 명성 태양광 회장이 후원회장을 맡고 있고, 김동욱 전 의원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고 계세요.

Q. 보헤미안 앙상블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A. 국내를 넘어 세계로 나가고 싶어요. 해외공연을 통해 국가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을 접하기 어려운 섬이나 장애인 단체 등에도 개런티에 구애 없이 자주 가서 음악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음악봉사 단체로 자리매김할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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