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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名家’ 재건하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체질개선으로 ‘옛 명성’ 되찾는다
전자 名家’ 재건하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체질개선으로 ‘옛 명성’ 되찾는다
  • 월간리치
  • 승인 2010.12.31 18:58
  • 호수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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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취임과 함께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직개편과 인사 단행, 경영계획 조기 수립 등 LG전자가 도약하기 위한 발판 쌓기에 여념이 없다. 침체됐던 LG전자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구 부회장. 그의 목표는 ‘전자 名家’의 재건이다. 업계에선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며 옛 명성을 찾아가고 있는 구 부회장의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LG전자가 사령탑을 바꿨다. 남용 부회장이 자진사퇴하고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부회장에 취임했다. LG그룹의 전통에 비쳐볼 때 임기 중 최고 경영진 교체는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인사를 단행한 배경에는 LG전자의 위기의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발 늦은 스마트폰으로 타격

한때 삼성과 함께 전자업계에서 어깨를 다투던 LG전자는 어느 순간부터 추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LG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은 2009년 같은 기간에 비해 90% 감소한 1260억 원에 그쳤다.
이 같은 매출 하락의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 등이 발빠르게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동안 LG전자는 몇 달이나 후에야 보급형 스마트폰 ‘옵티머스 원’을 내놓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스마트폰 업계에서 LG전자는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TV사업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중국과 유럽시장 등을 중심으로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뒀다. 발광다이오드(LED) TV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데 이어 3차원(3D) TV시장에도 한발 늦게 발을 들였다.
결국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친동생인 구 부회장을 선택했다. 이는 재계의 관심을 받기 충분했다. LG전자가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경영 체제‘로 전환되면서 강력한 리더십에 의한 의사 결정과 과감한 투자를 통한 선제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기대감도 높아가고 있다.
여기에 구 부회장 특유의 리더십과 경륜도 LG전자를 바꾸고 있다. 구 부회장은 ‘LG 스타일과 다른 리더’로 꼽힐 정도로 강력한 리더십과 글로벌 시야를 가진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경륜 역시 무시할 수 없다. LG전자를 비롯해 LG반도체,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상사 등 LG의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친 구 부회장은 탄탄한 경영능력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LG의 디스플레이 CEO 시절 과감한 선제투자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 글로벌 톱에 올라서는 경영수완을 보인 것은 업계에 잘 알려진 일화다.
이처럼 업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구 부회장은 취임식에서부터 LG전자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취임사에서 “시장이 어렵다고 투자가 위축되면 미래는 더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어떤 경우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해 공격경영을 다짐했다.
구체적으로 구 부회장은 TV와 휴대폰 등 기존 주력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태양전지, 차세대 LED조명, 총합공조 등을 3대 축으로 LG전자의 차세대 동력사업인 ‘그린 비즈니스’를 더욱 강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에 발맞춰 조직개편도 단행됐다. 지난해 12월 이뤄진 조직개편에서 LG전자는 그린 신사업을 전면 배치했다.
태양광생산실이 생산팀으로, 헬스케어사업실이 사업팀으로 한 단계씩 승격됐다. 4대 핵심 사업조직인 에어컨디셔닝(AC) 사업본부도 AE(Air-Conditioning & Energy Solution)사업본부로 명칭을 바꿔 확대 개편됐다. 그만큼 그린 신사업에 집중하겠는 것이다.

조직개편 단행으로 그룹 변화

구 부회장은 또 지난해 11월 초 ‘6시그마팀’을 직속조직으로 신설했다. 취임 직후 계열사 사업장을 순회하며 경영혁신기법인 ‘6시그마’를 새롭게 적용할 것을 지시했다. 6시그마는 LG전자가 1996년 도입한 후 TV·냉장고·에어컨 분야 등을 시장점유율 세계 1~2위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6시그마 전도사’로 불리던 김쌍수 부회장이 2007년 초 물러나면서 전담부서가 폐지됐다. 구 부회장을 통해 다시 살아난 6시그마팀은 LG전자가 혁신적 IT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장경영을 강조하는 구 부회장의 철학에 따라 지방의 헤드쿼터별로 조직과 인력을 현장에 집중시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구 부회장은 취임 직후 5명의 사업본부장에게 현장경영을 강화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여의도 본사보다는 사업장 등 현장에 출퇴근하며 조직 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을 강조한 것.
이처럼 구 부회장이 취임하면서 위기의 LG전자는 전자 명가로의 재도약을 향해 체질개선에 들어갔다. 2011년 LG전자의 변화에 업계가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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