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상인과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었던 이탈리아 베네토 지역에서 쌍벽을 이루는 와이너리 ‘달 포르노 로마노(Dal Forno Romano)’는 수작업으로 재배한 원시 토착포도 한 그루당 한 병만 생산하는 원칙을 고수한다. 연 1만5000병 생산하는 아마로네 와인의 경우 최고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그 해 빈티지를 비우는 장인정신으로 유명하다. 죽기 전 마셔야할 와인 1001선에 당당히 이름 올릴 만큼 손꼽히는 명품이다.
로마네 꽁티 와인 전설적 위상
무더위가 한창인 한국을 떠나 이탈리아 와인투어를 나섰다. 마침 아시아나항공 베네치아 직항편이 생겨 이탈리아 북부의 베네토 와인산지에 쉽게 갈 수 있었다.
베네토는 물의 도시 베네치아, 베니스 상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역사가 있는 도시로 발포리첼라(Valpoli-cella), 아마로네(Amarone), 바돌리노(Bardolino), 소아베(Soave), 가비(Gavi)등의 와인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아침을 일찍 먹고 달 포르노 로마노 와이너리에 도착하니 9시30분이다.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는 멋진 젊은이는 둘째 아들 미켈(Michele)이었다. 자긍심으로 가득한 얼굴에 항상 미소를 잃지 않은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탈리아 베네토 지역 전설의 로마네 꽁티 와인으로 불리는 ‘달 포르노 로마노’ 와인은 퀸타렐리(Quinta-relli) 와이너리와 함께 이지역의 쌍두마차라고 한다.
특히 달 포르노 로마노 와이너리는 혁신적이고 전통적인 아마로네를 표현한 걸작으로 평가되며, 1983년 첫 빈티지가 생산된 이후 짧은 역사 속에서 최고 반열에 올랐다.
할아버지 유업 받든 손자의 열정
달 포르노 로마노의 CEO 로마노(Romano)는 1983년 자신의 일생의 목표를 그 당시 와인 평론가로 유명한 할아버지 루이지(Luigi)의 유업을 받드는 것으로 삼았다. 루이지가 평생 불태웠던 와인에 대한 열정과 포도밭 유산을 계승하기 위해 와이너리 창업의 길에 나선 것이다.
이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달 포르노 로마노를 보면서 할아버지가 연상되었고 할아버지가 보여 준 비슷한 열정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젊은 시절에 ‘이탈리아의 가장 위대한 와인 생산자’인 ‘주세페 퀸타렐리’ 밑에서 기원전 3세기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적인 아파시멘토(Apassimento) 양조기법을 배웠고, 1982년에 마침내 최고 품질의 와인을 시음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창업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3명의 아들(Luca, Michele 그리고 Marco)에게 포도밭 재배 기술과 와인양조를 전수해주면서 와인의 품질에 집중토록 한 결과, 포도밭 개성의 떼루아를 양조기술에 접목한 차별화 전략을 통해 와인 소비자의 가슴에 품질로 보답했다.
원시토착 포도 수작업 재배
달 포르노 로마노의 포도밭은 발 일라시(Val D’ Illasi)에 위치하고 해발 35m 경사진 계곡과 구릉지에 8000평 규모를 이룬다. 충적토양에 떼루아가 좋은 포도밭에 남들이 외면했던 원시 토착 포도 품종인 ‘코르비나’, ‘론디넬라’, ‘오세렐라’, ‘크로아티나’를 찾아 재배하고 일체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전통적인 수작업으로 솎아내기 재배기술을 접목하고, 포도송이에 상처가 났거나 곰팡이가 생겼을 경우를 대배하여 일일이 손 수확을 통해 바로 제가하여 최상의 포도만을 사용하여 와인을 만들고 있다.
아른 와인과 차별화하기 위해 포도나무 한그루 당 1병의 와인(일반적으로 1그루에 4-5병)을 생산하는 외고집으로 최고 품질의 와인생산에 성공했다. 최근에 최첨단 양조기법인 진공방식 스테인리스 발효조를 개발하였고, 최대한 자연조건을 갖추도록 한 포도 건조시설로 차별화를 하였다.
최고 아니면 출고 않는 장인정신
특히 아마로네 와인은 연간 1만 5000병 정도 생산하지만 와인의 품질이 최고 수준이 되지 않으면 그해의 빈티지를 생산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적으로 1984년, 1992년, 2005년, 2007년, 2014년의 와인 빈티지는 생산하지 않아 큰 이슈가 되면서 마케팅 효과를 봤다.
1989년 빈티지는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95점을 받았고, ‘괴물 같은 와인’, ‘인기 폭발적인 와인’이라는 세계적 찬사가 쏟아지면서 이탈리아 베네토 전통 와인의 저력을 과시했다.
로버트 파커는 “달 포르노 로마노’를 시음한 후에 의심할 여지없는 베네토 지역의 리더이며, 아마로네와 발폴리첼라 와인 경우는 점수로 평가할 수 없는 복잡함과 풍부함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죽기 전에 꼭 마셔야 할 1001선에 선정되었고, 국제와인품평회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CEO 로마노는 친자연 포도농장을 지미켜 ▲견고성;Solidity ▲장기수명;Longevity ▲복잡성;Complexity 등을 지향하는 경영철학으로 뛰어난 아마로네와 발폴리첼라를 빚는 예술가적 장인이라 일컬을만 하다.
1990년에는 새로운 19세기 별장을 연상시키는 와이너리를 건축하면서 와인의 이미지를 면모 일신 시킨 바 있다.
필자는 4개의 와인을 시음하였는데 ‘달 포르노 아마로네 2008’ 와인이 인상 깊었다. 진하고 검붉은 루비색, 풍부하고 복합적인 과숙한 과일향, 말린 자두, 건과류, 곶감, 베리, 체리, 초콜릿 향이 어우러진 화려한 향기,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단맛에서 오는 풍미, 적절한 산도, 힘찬 타닌으로 묵직한 와인으로 단맛이 연하게 피어오르는 구강촉감이 일품이다. 긴 여운과 함께 풀 바디 유형의 와인으로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불고기, 양념한 양고기, 쇠고기 스테이크, 양념갈비 등과 어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