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8 09:01 (수)
코오롱그룹…‘4세 경영’ 본격화 ‘시동’
코오롱그룹…‘4세 경영’ 본격화 ‘시동’
  • 김은희기자
  • 승인 2019.01.03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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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추는 장남 이규호에게 이동…시험대 오른 ‘경영 능력’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이 2019년부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이 회장은 2019년 1월 1일부터 그룹 회장직을 비롯하여 지주회사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등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특권도 책임감도 내려놓는다”

이 회장은 지난 11월 28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One & Only)타워에서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해 열린 성공퍼즐세션 말미에 예고 없이 연단에 올라 “내년부터 그 동안 몸담았던 회사를 떠난다” 며 “앞으로 그룹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임직원들에게 생중계된 세션 후 이 회장은 사내 인트라넷에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올려 퇴임을 공식화했다.
이 회장은 서신을 통해 “이제 저는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가겠다”며 “그 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코오롱 밖에서 펼쳐보려 한다”고 밝혀 창업의지를 확실히 했다.
이 회장은 “1996년 1월, 40세에 회장직을 맡았을 때 20년만 코오롱의 운전대를 잡겠다고 다짐했었는데 3년의 시간이 더 지났다” 며 “시불가실(時不可失), 지금 아니면 새로운 도전의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아 떠난다”고 말했다.
그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하게 살아왔지만 그만큼 책임감의 무게도 느꼈다”며 “그 동안 금수저를 물고 있느라 이가 다 금이 간듯한데 이제 그 특권도, 책임감도 내려놓는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떠나면서 임직원들에게 변화와 혁신의 속도를 더 높여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산업 생태계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지 못하면 도태된다”며 “새로운 시대,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그 도약을 이끌어 낼 변화를 위해 회사를 떠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코오롱의 변화를 위해 앞장서 달려왔지만 “그 한계를 느낀다”고 고백하면서 “내 스스로 비켜야 진정으로 변화가 일어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혀 그룹 변화와 혁신의 모멘텀을 지피기 위해 스스로의 변화를 택했음을 강조했다.
코오롱그룹은 이 회장의 퇴임에 따라 “지주회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의 책임 경영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코오롱그룹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성격의 ‘원앤온리(One & Only)위원회’를 두어 그룹의 아이덴티티, 장기 경영방향, 대규모 투자, 계열사 간 협력 및 이해 충돌 등 주요 경영 현안을 조율한다고 밝혔다.
코오롱그룹은 최근 몇 년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보다 젊고 역동적인 CEO라인을 구축해왔으며 젊은 CEO들이 그룹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규호, 패션 사업
 부문 총괄 운영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역시 이 회장의 아들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의 전무 승진이다. 이 전무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됐다. 그는 그룹의 패션 사업 부문을 총괄 운영한다.
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이전무에게 바로 그룹 경영권을 물려주는 대신 그룹의 핵심 사업부문을 총괄 운영하도록 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토록 한 것”이라며 “그룹을 이끌 때까지 경영 경험과 능력을 충실하게 쌓아가는 과정을 중시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이 회장의 은퇴 후 이 전무가 승계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1984년 미국에서 태어나 코넬대 호텔경영학 전공 후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입사하면서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공장 근무 당시 평사원들과 함께 사원 숙소에서 지내면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했다. 당시 직원들과 격이 없이 지내며 ‘특권 의식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실, ㈜코오롱 전략기획담당을 맡았다. 지난 1월에는 코오롱글로벌의 자회사인 코오롱하우스비전 사업부에서 분할 설립된 셰어하우스 사업을 하는 리베토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 승계 방식에 ‘눈길’

이 전무는 먼저 그룹 핵심 축인 패션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전무의 30대라는 젊은 나이가 패션사업에 강점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젊은 고객들을 사로잡을 콘텐츠 마련이 급선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 전무의 그룹 지분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 전무가 경영수업을 받는 가운데 서서히 지분율을 올려가는 방식으로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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