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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대표/ “스튜어드십 코드는 투자의 기본이다”
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대표/ “스튜어드십 코드는 투자의 기본이다”
  • 한겨레기자
  • 승인 2019.02.0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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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원칙)는 책임감 있는 투자의 기본이다.” 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아시아·태평양 대표의 일성이다. 1월 24일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CPPIB의 경험으로 본 캐나다 국민연금 시스템의 성공사례’에 대한 조찬강연회에서 김 대표는 연기금이 주주로서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서는 조찬강연회가 열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을 찾았다.

 

 

 

"사실 우리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따로 도입한 적이 없다. 주주권 행사에 필요한 독립적 의사결정 구조를 출범할 때부터 제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에서도 다른 것에 이끌리지 않는 능동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경우 능동적으로 행사해야 하며 다만 상장사는 직접적인 소통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상장사와 다르게 긴밀하게 들여다보기 어렵다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정부와 거리 유지하고 있다”

“CPPIB 이사회에는 정부 인사가 한 명도 없다. 또한 최고경영자(CEO) 선임에도 정부나 의회가 관여할 수 없다. 투자 의사 결정에 있어 정부와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책임감 있는 투자를 위해 책임투자팀도 만들어 투자 후 기업에 미치는 영향까지도 분석하고 있다.”
CPPIB는 캐나다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해당하는 조직으로 캐나다공적연금(CPP)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으로 치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같은 곳인데 이곳은 CPP에서 따로 독립돼 있을 뿐만 아니라 독립된 이사회에서 CEO를 선임하고 있다.
CPPIB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전 세계 큰손들이 CPPIB의 투자처를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어서다. 그만큼 CPPIB가 성공적인 투자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CPPIB의 지난 5년간 연 평균 수익률은 12%으로 글로벌 연기금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최근 10년간 연 평균 수익률도 8%였다. 이곳의 운용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3683억 달러(약 414조원)으로 국민연금(637조원)보다 적지만 수익률은 월등하다.
일례로 지난해 상반기 CPPIB의 추정 운용 수익률은 6.6%였는데 같은 기간 국민연금 수익률 0.9%로 5.7%포인트나 높았는데 이 같은 고수익의 비결로는 기금 운영의 독립성과 정치로부터의 자유가 꼽힌다.
또한 CPPIB는 현재 김 대표가 총괄하는 아태지역에 약 80조원을 투자했고 이중 5조원은 한국 자본시장에 유입돼 있다. 여기에 오는 2025년까지 CPPIB 총자산의 30∼40%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투자할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CPP은 지난 1997년에 개혁이 있었다. 이후 거버넌스(지배구조)를 정부와 거리를 두는 구조로 짠 덕에 성공적인 투자 수익률을 현재도 달성하고 있다. CPP의 거버넌스는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위해 CPPIB는 더욱 원칙을 준수하고 지침과 기준에 관해 지속해서 검토하고 있다.”
투자 확대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김 대표는 무엇보다 소통을 통해 이사진과의 의견 차이를 줄일 필요가 있으며 글로벌 파트너들과 제휴를 맺고 CPPIB가 적극적으로 액티브 투자에 뛰어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고수익 비결은 리스크 관리와 투명성”

“시장 수준에 맞먹는 보수를 주면서 고급 인재를 적극 유치한다. 현재 대부분의 이사회 멤버가 캐나다중앙은행, JP모건 등 전문 투자은행 출신이다. 금융투자를 모르는 인물이 이사회에 들어오는 일은 없다.”
김 대표는 CPPIB의 고수익률 비결로 유능한 인재 영입을 꼽으면서 전문성을 갖춘 이사들을 선임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11명으로 구성되는 이사회는 글로벌 금융투자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전문가만 합류 자격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CPPIB가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배경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리스크 관리와 투명성이다. 필요 이상의 리스크를 감내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수익을 내는데 집중한다. 의결권을 어떻게 행사했는지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시민·의회·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설명한다."
김 대표는 CPPIB가 상장사 발표와 감사 내용 등을 충분히 참고하면서 기업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의결권을 행사하고 비상장기업에는 이사를 임명하고 기업전략을 세우는 등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CPPIB가 정부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CPPIB가 때때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을 때도 연방정부의 연락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는데 이는 현재(2018회계연도인 2017년 4월~2018년 3월 기준) 약 12%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달성한 비결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의 정치적 독립성을 강조했다. 이사회는 투자자를 대신해 경영진을 감독하고 경영진과 같이 일할 수 있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이사회는 구성이 다양해야 하고 충분한 독립성이 있어야 하며 의무 수행에 필요한 전문성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연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기업에도 이득”이라며 “CPPIB는 7~8년 후의 투자계획까지 세워놓는데 기업은 장기적인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연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능동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CPPIB에서 1600명에 달하는 직원이 존재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적극적인 주주로서의 권리 행사는 국민연금의 장기적인 수익률을 위해 매우 중요하고 원칙은 모든 기업마다 동일하게 분명하게 적용해야한다”면서 “CPPIB가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한국만이 아니라 다른 연기금에도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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