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프로의 ‘Balance Golf’
손진호 프로의 ‘Balance Golf’
  • 손진호프로
  • 승인 2019.02.09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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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가 골프를 만든다”

 

1999년 미국 애리조나주 TPC스코츠데일에서 열린 ‘피닉스오픈’의 마지막 4라운드. 한 선수가 13번 홀에서 티샷한 볼은 약 500kg이나 되는 큰 바위 앞에 떨어지게 된다. 벌타를 받고 드롭을 하거나(unplayable) 다른 곳으로 볼을 빼내는 레이-업(lay up) 밖에는 대안이 없을 것 같던 위기의 상황에서 선수는 예상 못한 선택을 한다.
경기위원을 호출하고 바위가 박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바위의 뿌리가 없이 움직일 수 있다면 바로 자연장애물(루스임페디먼트: loose impediment)인 것이다.
자연장애물임을 확인한 선수는 7~8명 갤러리의 도움으로 바위를 치우고 플레이하는 구제를 받게 되며 버디를 해 도와준 팬들에게 서비스하게 된다. 이 선수가 바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이며 ‘골프 룰의 황제’라는 닉네임까지 추가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때의 일화로 ‘루스임페디먼트’가 뭔지도 몰랐던 수많은 아마골퍼들이 이를 알게 됐고 골프 룰에 관심과 흥미를 가지게 됐다.
또한 그 바위에는 ‘The Woods rock moved by gallery during Phoenix Open 1999’라는 명판을 새겨 보존되어 골프장을 방문하는 많은 골퍼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명소가 됐다.

룰 활용한 전략적 골프를 한다

골프는 축구나 야구 같은 단체 스포츠가 아니기에 전략과 전술을 지시해줄 감독이 따로 없이 골퍼 자신이 감독이자 선수다. 단순히 스윙적 기량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코스매니지먼트에 뛰어나야 훌륭한 골퍼가 된다.
골프 룰을 제약이라고 생각하면 한없이 부담스럽지만 사실 다른 종목의 규칙과는 다르게 골프 룰은 부정확한 상황에서 선수에게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카트도로나 화단 등의 드롭은 잘 이용하면 오히려 상황을 반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티샷을 하려고 하는데 OB지역과 해저드가 양 방향에 버티고 있다면 벌타를 받더라도 다음 샷이 유리한 해저드 쪽으로 샷을 하는 등과 같은 룰을 스마트하게 활용하는 방식이다.
특히 지난 호에서 소개한 올해부터 개정된 룰은 선수 뿐 아니라 전 세계 아마추어골퍼들에게도 편의성과 적용이 적절하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매너가 골프를 만든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영화 속 대사가 유행이 된 적이 있다. 이를 골프로 대입해서 ‘매너가 골프를 만든다’라고 이야기를 만들어 보면 참으로 어울린다.
여러 스포츠들이 규칙을 이용해 때로는 의도적 반칙과 일부러 시간을 지연 시키는 등 변칙적인 플레이를 전략으로 삼고는 한다.
하지만 골프는 매너를 기반으로 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이러한 플레이는 영리하다는 평가보다는 비난을 받기 쉽다. 예를 들어 실수를 가장한 소음을 낸다든지 시간을 끈다면 동반자 없는 ‘홀로 골프’를 해야 할 지경이 되기 쉽다.
스마트기기가 발전한 요즘은 룰을 검색하는데 몇 분도 걸리지 않는다. 때문에 플레이 중 분쟁의 소지는 많이 없어졌다. 문제는 오히려 태도와 분위기에서 나온다. 초보 골퍼를 끌고 나가 깐깐하게 룰을 적용해 질리게 만들거나 동반자들끼리 불필요한 룰을 만들어 플레이를 지연시켜 뒤 팀에 해를 끼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은 지양해야 한다.
‘신사도의 운동’답게 골퍼라면 초보자의 실수는 너그러운 관용과 가르침을, 자신의 플레이는 보는 이가 없더라도 룰을 지키며 해 나가면 누구나 인정하는 멋진 골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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