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 22:09 (토)
[유재길 홍익대 교수] 내가 바라본 박훈성의 세계는…
[유재길 홍익대 교수] 내가 바라본 박훈성의 세계는…
  • 월간리치
  • 승인 2011.06.12 17:20
  • 호수 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의 작업은 이미지와 질료와의 관계 추구이다. 그는 이미지의 본질을 우리의 시각과 사고의 관계로 접근시킨다. ‘꽃’의 이미지를 통해 ‘사물’을 본질적으로 접근하려 시도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조광석

“그의 작업은 이미지와 질료와의 관계 추구이다. 그는 이미지의 본질을 우리의 시각과 사고의 관계로 접근시킨다. ‘꽃’의 이미지를 통해 ‘사물’을 본질적으로 접근하려 시도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조광석

“이미지와 실재의 사이에서 작가는 나무이미지를 만든다. 이는 일류전과 실재, 평면과 이미지의 관계를 규명하는 것이다. 나무 이미지와 평면공간의 지각관계를 추구하며, 실재와 이미지 관계를 나타내고자 한다”
-미술평론가 윤진섭

“그의 ‘사이-식물’ 연작은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것으로, 그는 사물 자체보다 사물(나무, 꽃 등 식물이미지)과 사물(철사, 알루미늄 등 금속안료)들의 차이. 간극. 틈새를 다루고 있다. 틈새는 시간적 거리와 공간적 거리를 사물에 도입하면서. 사물들의 개체화를 보여준다. 꽃과 타자들의 익명적 관계 표현도 중요하다. 꽃의 이미지와 주변 물성과의 미묘한 앙상블은 그 자신의 시각언어로 특별한 미적 가치를 갖는다” - 미술평론가 김복영

이와 같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박훈성의 회화는 일반적으로 이미지와 사물과의 관계 탐구로 해석된다. 극사실로 묘사된 그의 식물 이미지는 화사한 장미꽃을 비롯해 장식성이 매우 뛰어나다. 매끄러운 표면과 밝은색채, 섬세한 세부묘사로 식물이미지가 화려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주변의 빈공간(여백)에 붙여진 금속 물질이나 작고 큰 원형의 구멍은 이러한 장식성과 조화를 깨트리고 있다. 꽃의 부드러움은 파괴되고 전혀 다른 물질이 주변을 맴돌면서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 작가는 이것을 한마디로 ‘우리의 고정된 시각과 개념에 변화를 주기 위한 충돌’이라고 말한다.
커다란 캔버스에 확대 묘사된 장미꽃이나 식물이미지, 그리고 화면 가장 자리에 뚫린 원형의 구멍들, 또는 매끄러운 알루미늄의 금속성 표면에 그려진 극사실적 꽃 이미지와 금속성 이물질의 릴리프 작업, 이러한 박훈성의 회화는 단순한 이미지 묘사나 재현의 장식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미지와 사물과의 관계탐구, 그리고 그사이에 존재하는 상상력을 통해 우리의 고정된 관념에 변화를 주고 싶어한다. 최근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는 박훈성의 ‘사이-식물Between-Plants’ 연작은 이처럼 우리의 시각과 개념, 상상력에 충돌을 일으킨다. 화려하게 묘사된 장미꽃이 아름다운 장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에 의해 더욱 우리의 의식에 충격을 주는 것이다.
박훈성의 꽃 이미지는 따듯하고 부드럽다. 만져보고 싶은 이미지로 정교함과 섬세함이 돋보인다. 이에 반해 금속의 배경과 구성된 물질은 매끄럽게 처리되어 차갑기만 하다. 따듯함과 차가움이 교차되는 이중적 구조의 그의 작품 앞에서 느낄 수 있는 보편적 인식이다. 이중성은 이미지와 오브제의 조형적 표현에서도 나타난다. 즉, 꽃의 극사실에 가까운 사실 묘사로 실물처럼 보이는 시각적 환영에 빠진다. 반면에 배경이나 꽃 주변에 부조처럼 붙여진 물질들은 추상이다. 꽃이나 식물이미지와 전혀 다른 선과 구멍, 오브제들로 구체적 형상이나 의미를 찿아 볼 수 없다. 구체적 사물의 극사실 이미지와 추상성이 캔버스나 알루미늄, 또는 불투명 플라스틱 평면에 교묘하게 구성돼 나간다. 전면에 보여지는 이미지 형상도 단순한 시각적 재현만은 아니다. 소품과 달리 캔버스 작업에서는 장미꽃이나 식물 이미지 경우 실물보다 엄청 크게 확대되어 관객을 포옹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소재가 주는 장식적 효과를 뛰어 넘어 사물에 접근하려는 사람들에게 친근감과 포용력을 보여주게 된다. 이에 반해 금속 물질이나 매끄러운 배경은 거절하는 듯한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
따뜻함과 차가움, 포용력과 위압감. 이미지의 구상성과 공간이나 사물의 추상성을 통해 작가는 자신의 주제를 명확히 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회화는 단순한 장식적 즐거움을 주는 이미지 재현이나, 난해한 개념의 시각적 유희가 아님을 잘 나타내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자신의 작업은 ‘이미지와 사물과의 관계탐구를 통해 인간의 보편적 인식 변화과 개념에 변화’라는 것에 공감을 갖는 이유이다.
한편, 이미지와 사물과의 관계탐구를 통한 인식 변화와 개념 파괴는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여기에서 이미지와 사물과 ‘사이’가 지속적으로 언급된다. 여기서 필자는 그 사이에 ‘상상력의 존재’를 언급하고자 한다. 시각적 이미지와 사물의 개념 사이에 존재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미지와 사물 사이에 존재하는 ‘본질’인가, 아니면 환영과 실재의 거리감인가 하는 문제 제기가 주목돼 왔다. 그러나 여기서 무엇보다 강조 되는 것을 이미지와 물질 사이에 존재하는 상상력의 개입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처럼 상상력은 그의 이미지와 사물 ‘사이’에 개입하고 있다. 사실적 이미지와 추상적 사물과의 관계 ‘사이’에 ‘상상력’은 우리 감상자의 몫이다. 우리가 그의 회화를 보면 먼저 화려한 꽃의 아름다움에 끌려 생명이 있는 자연을 상상하며, 금속성의 물질이나 표면을 보면서 자연이나 생명과 거리가 먼 추상적 개념에 빠져든다. 평면과 3차원의 공간을 넘나들며, 생명과 비생명의 사이에 상상력이 개입하고 있다. 따듯함과 차가움, 밝음과 어둠, 아름다움과 추함, 구상과 추상, 평면과 입체의 이중적 구조 속에 작가는 ‘사이’를 만들고 관객은 ‘상상력’을 동원하게 된다.
오랜 동안 그의 회화는 꽃이나 다양한 식물이미지를 평면에 담고 사물과의 다양한 구성을 강조해 왔다. 이는 시각적 장식성을 뛰어넘는 평면 작업으로 물질이 도입되면서 사물의 존재성과 본질 탐구이며, 그 틈 사이에 개입된 상상력의 문제였다. 우리는 박훈성의 회화를 통해 단조로운 시각적 유희를 뛰어넘는 사물의 진실과 존재의 문제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 모더니즘 이후 미의 세계를 더욱 다양화 하여 이미지 재현과 추상적 개념을 조화롭게 결합시킨 그의 근작에서 시각적 즐거움과 함께 눈에 보이지 않는 사물의 근원과 상상력이라는 무한의 자유를 맛보는 즐거움을 갖게 하는 것이다.

사물과 틈새-박훈성의 ‘사이­식물’ 연작

‘사이’에 대한 모색은 시간적 거리와 공간적 거리를 사물들에 도입함으로써 사물들이 겉으로 보아 독립된 개체로 보일지라도 그 근저에는 무한한 틈새가 허용될 수 있고, 그럼으로써 사물들이 개체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며 사물의 근원 모색과 상상력 탐구를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즉, 상상력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사물을 보고자 한다.
작업은 크게 구상적 꽃의 이미지와 추상적인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꽃의 ‘형상’과 배경에 나타난 추상표현의 ‘의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꽃의 이미지는 부분 또는 확대해 사실적으로 그리거나 복사해 표현한다. 공간은 추상적인 선, 구멍, 오브제 등 그리고 감각적인 몇 가지의 요소로 이뤄져 있다. 자유로운 연필과 목탄 드로잉이 있거나 날카로운 칼자국, 또 크고 작은 구멍들이 배경 곳곳 또는 전체에, 때로는 한가운데 뚫려 있기도 하다.
꽃이라는 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물의 품목의 하나로만 선택된 것이며, 그 이상의 특벽한 배려에 의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꽃은 가장 익명적인, 복제된 꽃처럼 그릴 필요가 있었고, 여타의 물질들을 도입한 것 또한 꽃과 타자들의 익명적 관계를 부추기기 위해서였다.
꽃 자체, 내지는 단독적인 개체로서의 꽃이 아니라 하나의 사물로서의 꽃이, 꽃이 아닌 다른 사물들과의 차이 내지는 틈새에 존재하는 사물로서 다루고자 했다. 사물 자체뿐만 아니라 사물과 사물들의 차이·간극·틈새를 다뤘다고 볼 수 있다.
그려진 꽃의 일부에 구멍을 내거나, 꽃을 확대복사하거나, 밀러스텐레스 위에 꽃의 형상을 그려 배경의 투명성과 반사작용을 이용해 꽃의 식물성과 차별화되는, 요컨대 사물들간의 간극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고자 했다.
이것은 사물들의 틈새에 대한 배려의 의미이며 상상력은 이미지와 사물 ‘사이’에 개입하고 있다. 즉, 시각적 유희와 상상력, 그리고 사물의 본질, 그 ‘사이’를 넘나들고 있다.
최근 작품은 자연의 습성에 주목하고자 한다. 연필, 목탄, 물감 등의 드로잉으로 나타나는 ‘행위’의 공간은 자연의 습성을 통해 나타나는 현상을 표현했다.
이전 작품이 구멍을 내거나 오브제 등 주로 물성을 활용해 사물과 사물의 관계를 탐구했다면, 최근 작품은 현상과 사물의 의미를 모색하고자 한다.
‘이미지와 사물 사이’의 상상력과 함께 최근 작품에서 나타난 자연의 습성에 대한 현상의 조형적 변화와 의미는 이전 작품과 같이 ‘시각적 즐거움과 함께 사물의 근원 모색과 상상력 탐구’의 지속이라 할 수 있다.

      
박훈성 ( Park,HoonSung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동대학원 졸업
독일 슈트트가르트 쿤스트아카데미 아우프바우스투디움 졸업
개인전 33회 개최(한국, 일본, 독일 등)

수  상

1991   MBC미술대전 ‘대상’, 예술의전당
1990   한국현대판화가협회전 ‘우수상’, 미술회관
        공간국제소형판화비엔날레 ‘우수상’, 공간미술관
1989   중앙미술대전 ‘장려상’, 호암아트홀
1988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국립현대미술관
        중앙미술대전 ‘특선’, 호암아트홀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국립현대미술관

단체전
                  2005    KOREA & THAI Contemporary Art Exhibition
                         Central Department Store, 태국
                         My Private Gallery, 가나아트갤러리, 서울
                         2005서울미술대전-회화,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4   한국현대미술의 진단과 제언2004전, 공평아트센타, 서울
                         국제미술전2004, 훗가이도혀대미술관, 일본

                 2003    국제미술전2003, 훗가이도 아사이 가쿠엔대학, 훗가이도
                         한일현대회화 국제교류전, 세종문화회관, 서울
                         21C한국현대미술-기대의지평전, 선화랑, 서울
                 2002   동아미술동우회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외 300회

 

    
                
2010   제1회전북현대미술제,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주
        아트메트로전, 경향갤러리, 서울
        줌갤러리개관기념초대54인전, 줌갤러리, 서울
        작은그림큰마음전, 노화랑, 서울
        한국미술, 그힘과아름다움, 코엑스, 서울
        제6회 서울미술협회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그림속에숨은시, 아카스페이스, 서울
2009   현대회화, 그알파와오메가, 아카스페이스, 서울
        유아트스페이스개관6주년기념전, 유아트스페이스, 서울
        작은그림큰마음전, 노화랑, 서울
        성산구락부전, 갤러리호, 서울
        ORIGIN 감성의지평, 한전플라자갤러리, 서울
        인간,자연 그생명과욕망의메세지, SETEC, 서울
        ART ENCOUNTER HANNAM THE HILL,갤러리한남더힐,서울
        한국현대미술Costco전,Costco전시관,서울
        홍익대학교교수작품전,홍익대학교현대미술관,서울
        소통과모색그방향성,전북도립미술관,전주
2008   ORIGIN,2008,따뜻한눈,갤러리이앙,서울
        제5회 GONGJU INTERNATIONAL ART FESTIVAL,임립미술관,공주
                        내앞의 화가,내옆의 화가,인사아트센타,서울
                        AKA seoul 개관기념전,갤러리아카서울,서울
                        현대미술의 동행,마린갤러리,부산
                        이것이한국미술의 모델이다,아카서울스페이스,서울
                        비전-섬김과나눔전,토포하우스,서울
                        2008부산국제아트페어,부산문화회관,부산
                        갤러리 터치 개관기념전,갤러리터치,서울
                        2008사랑의실천전,와갤러리,양평
                        작은그림.큰마음전,노화랑,서울
                        회화-근원과파장의변주곡,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인천
                        The blooming soul,AVENUAL갤러리,서울
                        Gallery N 개관기념전,N Gallery,분당  
                 2007   서울오픈아트페어,코엑스컨벤션홀,서울
                        The harmony of differences, 미소갤러리, 서울
                        38ARTIST in EMPORIATOWER, 엠포리아갤러리,서울
                        박물관에 꽃피는날, 국립공주박물관,공주
                        in Bissom, 아소갤러리, 서울
                        꽃, 5월, 인간, 아카갤러리, 서울
                 2006   coolbreeze, 두인갤러리, 서울
                        제4회의왕국제플래카드아트, 의왕미술협회, 의왕
                        PLACARD ART 2006초대전, 동양대학교, 영주
                        자연과의새로운교감전, 목금토갤러리, 서울
                        한국현역작가23인의시선, 갤러리차이, 해이리
                        현대미술의 현장, 갤러리 호, 서울
                        2006, 한국현대미술,시각과조형전, 두산아트센타, 대구
                        ‘OPEN the ASIA’, 경향갤러리, 서 
                        세계로가는 한국미술, 갤러리타블로, 서울

 

                   
호흡전, 사간갤러리, 서울
             꽃그림 초대전, 안면도국제꽃박람회장, 충남
             생명전, 이정희갤러리, 서울
     2001    FLAT BOARD전, 갤러리썬앤문, 서울
             2001상-28인전, 갤러리이브, 서울
             5월의 축제, 예화랑, 서울
             홍익판화가협회전, 관훈미술관, 서울
             낭만주의의 두개골을 만지다, 토탈미술관, 장흥
             다섯가지의 오만전, 노화랑, 서울
             Special Collection, 예화랑, 서울
     2000    ORIGIN 2000-GOOD MORNING, 갤러리상, 서울
             2000상-27인전 , 갤러리이브, 서울
             FLAT BOARD전, 한서갤러리, 서울
             홍익판화가협회전, 갤러리상, 서울
             2000년-200인작가 작은그림축제전, 선화랑, 서울
             정규석·박훈성 2인작품전, 갤러리강, 부산
             릴레이 릴레이전, 인사미술관, 서울

현재: 숙명여자대학교미술대학회화과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