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3 (금)
대우조선해양 품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품는 ‘현대중공업’
  • 김은희기자
  • 승인 2019.03.1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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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위 반열 ‘우뚝’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나섰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로 확정되면서 글로벌 조선업계 1·2위가 합쳐진 초대형 조선사의 탄생을 눈앞에 두게 됐다. 문제는 노동계의 반발이다. 인수 후보자 확정 이후 양사의 노조가 일제히 반발 의사를 밝혔다. 이에 사측은 인수 설득을 위한 담화문을 발표하고 노조 끌어안기에 들어갔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을 살펴봤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로 확정됐다. 대우조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 1월 31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민영화 기본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삼성중공업에도 인수제안서를 보냈다. 인수의향자를 미리 확보한 상태에서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이다.
이에 대우조선해양 인수제안을 놓고 고심하던 삼성중공업이 끝내 불참 의사를 통보하면서 현대중공업이 인수 후보자로 확정됐다.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과의 본 계약 체결을 위한 이사회 등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달 초로 계획된 이사회 승인이 떨어지면 대우조선에 대한 현대중공업의 현장실사를 거쳐 본 계약이 체결된다.

‘노조 반발’이 관건

산업은행은 통합 법인에 대우조선 지분 56%를 현물출자한다. 산업은행은 상장될 이 법인의 지분 7%와 우선주 1조2500억원을 받아 2대주주가 된다. 현대중공업은 물적분할을 통해 통합법인에 1조2500억원을 주고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1조2500억원을 추가한다. 이 돈은 대우조선 차입금 상환에 쓰인다.
이번 인수가 확정되면 글로벌 1위 조선통합법인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수주잔량 기준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이 2위인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글로벌 조선시장의 20%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양사 노조의 반발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 2월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2%가 찬성표를 던졌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반대하는 의미로 벌인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지난 2월 20일 가결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한 결과 투표 참여 조합원 중 과반이 찬성해 가결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 측이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하자 구조조정과 공동부실 우려 등을 주장하며 인수를 반대해왔다.
정치권과 지역 시민단체들도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의당·민중당·노동당·녹색당 거제시당 등 4개 정당과 대우조선 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경제와 대우조선 노동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일방적인 매각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사측 “어느 한쪽의 희생 없을 것”

이처럼 노조의 반발과 정치권의 중단 촉구가 이어지자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 사장이 담화문을 내고 설득에 나섰다.
이들 대표는 지난달 19일 사내소식지를 통해 발표한 공동 담화문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우리나라 조선업을 위한 선택으로 어느 한쪽의 희생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업황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각 기업의 생존경쟁 상황에서는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공통된 판단”이라며 “대우조선 인수는 기술력과 품질을 발판으로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명실상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울산·거제 지역경제와 협력업체의 미래에 대해 일부 우려가 있지만 어느 한쪽을 희생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부품업체들을 발전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들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에서 노조와의 협의를 거치겠다고 약속하며 거듭 노조달래기에 나섰다.
이들 대표는 “현대중공업은 과거 현대삼호중공업 인수 성공사례가 있다”며 “이 경험을 되살려 대우조선을 최고의 회사로 성장시키고 인수 과정에서 노조와도 충분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본 계약을 진행할 3월 초에 조선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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