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김은희 기자
  • 승인 2019.10.0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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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예상에 부합한 결과다”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했던 바에 부합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평가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이 같은 평가를 내리면서 국내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미 연준에 대한 고려는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를 선반영해 시장금리가 내려간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리치  에서는 이 총재를 통해 향후 통화정책을 엿봤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올 들어 두 번째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7월 말에 이어 2개월 만의 조정으로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현행 2.0~2.25%에서 1.75~2.0%로 변동됐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정에 대해 미·중 무역전쟁과 세계 경제 둔화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장기적 연쇄 금리 인하의 시작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만일 경제가 하강하면 더 폭넓고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경계한 것이다.
“추가 인하 여지 닫은 것 아니다”

“미 연준의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다른 국가 입장에서 보면 통화정책의 부담을 더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연준이 경기 확장세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을 나타내 추가 인하 여지를 닫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총재는 미 연준 결과에 대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이는 미국이 금리를 먼저 내린 덕에 한국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금리 역전차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미 금리 역전은 한국 기준금리가 1.50%이던 지난해 3월 22일 연준이 금리를 1.50~1.75%로 0.25% 포인트 높이면서 시작됐다. 이후 1년 6개월가량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10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7월 18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했고 8월 30일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했다. 또한 한국은행은 10월 16일과 11월 29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앞두고 있다. 만일 한 번만 더 금리를 내리면 역대 최저 수준인 1.25%에 도달한다. 
일각에서는 11월 금리인하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통계 작성 이래 처음 마이너스(-0.04%)를 기록한 것도 완화적 통화정책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12월 금리 인하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연준이 기조적 인하가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함에 따라 한국은행도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시장에서 이처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낮은 금리 역전이 지속되거나 확대되기라도 한다면 투자자금을 국내로 묶어두거나 끌어들이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데 있다. 반면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다른 나라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기 수월해진다.


“주요 변수는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지금 대외 위험(리스크)이 상당히 큰데 이것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가장 크게 고려할 사항이 되겠다. 미중 무역분쟁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곳곳에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전개될지 고려해서 운용할 것이다.”
이 총재는 시장의 관심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 대한 인하 시기에 쏠리자 이 같은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번 FOMC 결정은 충분히 시장에서 예상했던 데다가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미 연준이 기존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는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마도 추가 인하에 대한 분명한 시그널이 없어 그런 평가가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경기 확장세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에 연준이 인하 여지를 닫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준의 이번 결정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인하’라는 평가에 대해 이 총재는 동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연준이 경기확장세를 유지를 위해 필요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해석했다. 그가 이처럼 동의하지 않은 것은 미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서도 매파적 모습을 보인 것은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가계부채가 확대되는 등 금융부문에서 인하의 부작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우리 입장이 새로 바뀐 것은 전혀 아니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 고려할 주요 변수로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을 꼽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어 “중동 사태로 인한 유가 변동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아직 지켜봐야 할 단계”라면서 “미 연준은 기업대출, 기업부채가 늘어나지만 우려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이 밝힌 2차례 금리인상 배경…들어보니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

한국은행은 지난 2017년 11월 이후 현재까지 두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의 경우 성장, 물가, 금융안정 상황과 향후 예상되는 변화, 정책의 효과와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며 따라서 사후에 기술적으로 확정된 경기순환의 정·저점만을 기준으로 정책운용의 적절성을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7년 11월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는 성장 및 물가 회복, 금융불균형 누적 등으로 집약할 수 있다.
당시 수출을 중심으로 견실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상향 조정되며 경제는 성장과 물가 회복세가 뚜렷해지는 모습을 보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0월중 1.8~2.5%로 높아졌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도 1%대 중후반 수준으로 상승했다.
반면 금융안정 면에서는 가계부채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에 대한 우려가 증대됐다. 이에 견조한 성장세 지속, 목표수준에 근접한 물가상승률, 그리고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에 대한 대응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면서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축소시켰다.
한국은행은 이와 관련 “금리인상이 이번 확정된 정점인 2017년 9월 부근에서 이루어졌다”며 “이를 경기 대응적(counter-cyclical)이지 않았다고 평가하는 것은 곤란”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2018년 11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금융안정 측면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8년 하반기 들어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기는 했으나 대체로 잠재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미·중 무역 분쟁 등 대외 리스크가 예상외로 커지면서 성장세가 당초 전망보다 크게 약화됐고 이에 따라 우리(한국은행)뿐 아니라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대부분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가계부채가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는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택시장으로의 자금쏠림 현상이 심화됐고 기준금리 수준이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통화정책 정상화를 통해 금융불균형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성도 고려됐다.
한국은행은 이와 관련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나 금융불균형 누증 가능성에 우선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더 크다고 판단되어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다”며 “금리 인상 시 이러한 입장을 대외에 분명하게 전달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1.50%로 동결’’
“추가 금리인하는 종합적으로 판단”

한국은행은 지난 8월 30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1.50%)으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리는 동결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점을 감안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가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대외 여건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점에서는 대외여건의 전개상황과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추가완화 여부는 앞으로 입수되는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금통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연속해서 금리를 인하하기에는 부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일각에서는 10월로 예정된 다음 금통위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했다.
이 총재는 “R(리세션)의 공포로 많은 나라들이 금리를 속속 내리고 있고 국내 경제도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한다”며 “대외리스크 요인 전개에 따라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내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외 여건 변화가 우리 경제 성장이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고 많은 국가들이 자국 우선 원칙에 따라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있지만 앞으로 대외 여건에 따라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 “한국은 정책금리 실효하한이 기축통화국보다는 높다는 점,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낮아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에 비해 정책여력이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따라 필요 시 대응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여력은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7월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2% 달성 가능성에 대해 성장률 전망 달성을 어렵게 하는 대외 리스크가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를 수치로 바로 반영할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 분쟁이나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요인이 성장률 달성을 어렵게 하는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본계 자금 유출입은 아직 큰 변화가 없고 외환부문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며 대외리스크는 커졌으나 아직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정도는 아니다”고 판단했다.
그는 물가상승률 둔화에 대해서는 내년 1%대 초중반 수준을 전망했다. 기저효과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소비자물가가 크게 낮아질 수 있으나 공급측면에서의 하방압력이 점차 완화되면서 연말부터 물가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한국과 일본의 연관성을 고려해 보면 갈등은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이나 다만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의 영향을 현재로선 예단할 수 없다”며 “경기가 어렵다보니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모두 경제 활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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