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 22:09 (토)
박인건 관장 “여럿이 같이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
박인건 관장 “여럿이 같이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
  • 월간리치
  • 승인 2011.08.10 10:05
  • 호수 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의 첫 민간 출신 관장으로 취임, 업무 파악과 동시에 안팎의 살림을 챙기느라 분주한 100일을 보낸 박인건 관장. 그는 “혼자 꿈을 꾸면 망상에 불과하지만, 여럿이 같이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고 말한다. 누구보다 예술회관의 발전에 큰 확신을 가지고 있는 그를 만났다.

Q. 지난 100일 동안 매우 바쁘게 지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떠한 일이 있었나.
A.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의 구조와 업무를 파악하는 동시에 시청 관련부서와도 의견을 나누며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렸다. 더불어 홍보와 마케팅의 기초를 닦는데 주력했다. 아파트 부녀회와의 MOU체결, 찾아가는 음악회의 확대, 주변 상가와의 컬쳐프랜드 제휴, 인천 지역 내 은행과의 홍보협약 체결 등이 짧은 시간에 이뤄낸 성과라 할 수 있다.

Q. 큰 그림을 그리면서도 실제적인 성과를 놓치지 않은 걸로 보인다. 지난 100일 동안 느낀 어려움은.
A. 관 산하 사업소와 재단법인 문화시설,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우리 회관은 아무래도 시에서 운영하다보니 시민회관 같은 성격이 더 짙었다. 또, 공무원특성상 순환보직으로 일을 해야 하니 전문성이 떨어지고 예산집행에서도 제약이 많다. 하지만, 주변 경관이나 입지가 좋고 발전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시의 열의도 매우 고무적이라 발전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얼마 전에 마친 내부 조직 개편으로 구조적인 어려움도 뛰어넘고자 했다.

Q. 충무아트홀, 경기도 문화의 전당 등 유명 아트센터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력으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임기동안의 목표는 무엇인가.
A. 크게 5가지로 보고 있다. △창조적인 공연 기획과 공연장 가동률 높이기 △공격적인 마케팅 확대 △쾌적한 공연장 환경과 서비스 제공 △친근한 예술단을 만들기 위한 서포트 등이다.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발맞춘 창조적인 기획 만들기다. 예를 들어 공연이 저녁에 열린다는 고정관념이 깨트린 모닝 콘서트, 브런치 공연 등 시간파괴 공연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우리회관에서도 매달 셋째 수요일 오후 2시에 ‘커피콘서트’를 열고 있는데 항상 매진사례를 이룰 정도로 인기가 좋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여가시간이 많아진 주부들은 삶의 쉼표와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로운 관객층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기존의 틀을 벗어난 형태의 기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선 인천의 문화 구조를 잘 파악하고 있는 공연기획자를 자체적으로 양성하는 것도 고민해야한다.

Q. 새로운 기획이 많아져 공연이 활성화 된다면 공연장 가동률은 절로 높아질 것 같다. 공연장 가동률 높이기도 목표중 하나인데, 어떠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나.
A. 앞서 말한 것처럼 공연의 대부분이 밤에 열리면서 공연장의 오전시간대는 유휴 공간이 충분하다. 이런 시간에 유치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문화탐방이나 체험전시, 공연 등을 진행한다면 미래 잠재 고객을 개발하는 동시에 항상 즐거움이 끊이지 않는 회관의 이미지도 가꿀 수 있다고 본다.

Q. 이렇게 개발한 좋은 기획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알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이 될텐데.
A. 무엇보다 좀 더 공격적인 오프라인 홍보와 마케팅의 강화가 필요하다. 현재 시 산하기관으로서 협조를 얻어서 진행할 수 있는 부분부터 풀고 있다. 시내 곳곳에 배치된 버스 정류소 안내기와 대형 전광판, 주거지역이나 은행 등 인구밀집지역에서의 회관 노출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지속적인 관찰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최소 10개 이상의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인천지역 어디에서든지 예술회관의 존재를 확인하게 하는 것, 남은 임기동안의 숙제다.

Q. 나머지 두개의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도 말해 달라.
A. 사람들이 공연장에 올 때는 대부분 큰 기대감이나 자부심을 안고 오기 마련이다. 공연 자체에 대한 것 일수도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곳이기 때문에 공연 외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공연장 로비, 복도, 분장실 등 곳곳의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지적하여 손보았다. 최근에는 대기실을 찾은 아티스트들에게 장미꽃 한 송이와 덕담을 적은 엽서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작은 차이가 감동을 만든다. 공연관계자부터 관람객까지 모두에게 쾌적한 시설과 친절한 서비스로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공연장을 만들고 싶다.

Q. 상주하고 있는 시립예술단에 대한 계획도 가지고 있나.
A. 인천시립예술단은 단원들과 감독님들 모두가 중앙의 최고 예술가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다만 훌륭한 기량으로 열심히 활동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존재에 대해 잘 모른다. 좀 다른 각도에서 다가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공연장을 벗어나 시민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공연’의 비율을 높이자고 제안했다. 지난달 금난새 예술 감독이 인천시향과 함께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음악회를 열었는데 호응이 너무 좋았다. 이렇게 시민들과 허물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지속적으로 더 많이 해나갈 예정이다.

Q. 임기 중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은.
A. 인천 곳곳에 문화인프라가 많이 있다. 부평아트센터, 구립문화회관 등 여러 아트센터를 한데 연결해 문화예술벨트를 형성해 보고 싶다. 모두의 공감이 모아지고 시가 주도적으로 진행하면 충분히 성공할 것이라 생각한다.

Q. 마지막 당부의 말은.
A. 음악에도 쉼표가 있고, 그림에도 여백이 있듯이 삶에도 여유가 필요하다. 매달 어렵다면 철마다 한번 씩이라도 공연장을 방문해 문화도 즐기고 정취도 느끼면서 자신을 가꾸는 게 어떨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 삶의 윤택함을 더해 줄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