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0 11:01 (금)
“오픈하는 순간 최고의 날이 된다”
“오픈하는 순간 최고의 날이 된다”
  • 고재윤교수
  • 승인 2020.06.03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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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반열에 오른 ‘샤토 슈발 블랑 와인’

 

프랑스의 보르도에 가면 1999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생테밀리옹’ 중세마을과 교회 그리고 와인, 포도밭이 있는 와인 산지가 있다. 지난해 프랑스 보르도 와인투어를 갈 때 마다 방문한 샤토 슈발 블랑은 만화영화 ‘라따뚜이(Ratatouille)’에서 악역의 지배인이 주인공을 유혹하기 위해 권하는 1961년산 샤토 슈발 블랑이었고 미국영화 사이드웨이(Sideways)에서 1961산 샤토 슈발 블랑을 햄버거와 마시는 장면이 가장 유명하지만 따는 순간 최고의 날이 된다는 명언이 회상되고는 했다.

 

샤토 슈발 블랑(Chateau Cheval Blanc)의 역사는 183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그 당시 두카쎄(Ducasse)가문은 레바라일 데 카이룩스(Le Barrail de Cailloux)와인으로 생산했고 자신의 와이너리보다 규모가 큰 샤토 피작(Chateau Figeac)의 포도밭 일부를 매입했다.
마을의 전설에 따르면 당시 도박에 빠져있던 샤토 피작의 주인이 도박에 질 때마다 조금씩 포도밭을 내다 팔아서 ‘샤토 슈발 블랑’이 되고, ‘샤토 페트뤼스’가 되고, ‘샤토 레방질’이 됐다고 한다.

혁신적 양조법 ‘인상적’

1852년 밀러 두카쎄(Mille Ducasse)가 장 푸르코 로삭-포가우디(Jean Laussac-Fourcaud)와 결혼했을 때 샤토 슈발 블랑과 샤토 피작의 포도밭의 일부를 지참금으로 가져갔다. 장 푸르코 로삭-포가우디 가문은 그곳에 샤토를 건축했다.
1998년 루이비통 모엣 헤네시 회장인 베르나드 아르노(Bernard Arnault)와 바론 알버트 프레레(Baron Albert Frere)가 인수해 운영하다가 2009년 루이비통(LVMH)이 50% 지분을 인수하면서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했다.
2011년에 빈엑스포(Vinexpo) 행사기간 중에 처음 공개했는데 완전 중력방식과 환경품질 인증(HQE; High Environmental Quality)을 받았고 새로운 양조기법인 59개의 작은 파셀로 구분한 포도밭 별로 발효 숙성하는 혁신적인 양조법을 선보였다고 한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 초현대식 양조 시설 중에 시멘트로 만든 항아리 모양의 발효통, 지하 셀러에 숙성되는 프렌치 오크통은 장관이었다. 그리고 투어 후에 자연친화적인 옥상에 올라가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을 보는 것도 장관이었다.
샤토 슈발 블랑의 이름은 프랑스 부르봉 왕조의 시조였고 프랑스 국민이 가장 추앙하는 앙리 4세가 늘 백마를 타고 다녔는데 파리에서 귀향하던 중 백마를 갈아타기 위해 자신의 포도밭에서 쉬어 간 앙리 4세를 기리기 위해 사용했다는 유례가 있다.
1855년 프랑스 보르도 메독 지방의 등급 당시 생테밀리옹 지역은 제외됐지만 샤토 슈발 블랑은 1862년 영국 런던 품평회와 1878년 프랑스 파리 품평회에서 각각 금상을 수상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그때 수상한 명예를 기리기 위해 금메달 문양을 라벨에 디자인했는데 오늘날까지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후 샤토 슈발 블랑의 명성은 1920년대, 1940년대, 1950년대에 보르도 전 지역에서 최고의 명품 와인으로 인기를 계속 얻게 됐다.
미국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슈발 블랑을 마시면서 프랑스 보르도 메독지방의 5대 샤토만큼 훌륭한 와인이라고 격찬했고 빈티지별로 평균 95점 이상을 주었다.
영국의 와인 경매사 마이클 브로드번트는 모든 시대를 막론하고 최고의 반열에 오른 와인이 바로 슈발 블랑이라고 극찬했다. 2013년에는 20세기 ‘최고의 와인’ 샤토 슈발 블랑 1947년산 12병들이 세트가 프랑스 경매에서 11만1000파운드(약 1억9000만원)에 팔려 더욱더 유명세를 탔다.
샤토 슈발 블랑은 보르도 우안 생테밀리옹의 와인이지만 좌안의 메독 와인과 같다고 한다. 생테밀리옹(우안)의 또 다른 특급 포도밭인 샤토 오존과 슈발 블랑의 토양은 미세한 자갈과 진흙이 혼합한 것이 특징이다.
물을 머금고 있는 석회질이나 이회토 토양과 달리 자갈은 배수가 잘돼 이곳에서 자란 카베르네 프랑 포도들은 껍질이 두껍고 질감이 높고 풍미가 강하다. 샤토 슈발 블랑은 생테밀리옹의 화려함과 결합 된 포므롤(Pomerol)의 관능적이고 부유한 맛이 있고, 엄청나게 풍부한 풍미에 절대 무겁지 않아서 영한 와인도 즐길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샤토 슈발 블랑는 프랑스 보르도의 생테밀리옹 와인 중에 샤토 오존과 쌍벽을 이룬다. 샤토 슈발 블랑을 마시기가 가격 때문에 부담스럽다면 저렴한 세컨드 와인 ‘레 페티 슈발(Le Petit Cheval)’을 추천한다. 또한 최근에 아르헨티나 멘도사 지역에 슈발 데스 안데스(Cheval des Andes) 와인을 생산하면서 와인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관능적이고 우아한 맛

필자는 2017년, 2019년에 새롭게 단장한 샤토 슈발 블랑을 방문했을 때 2016년, 2018년 빈티지 와인과 2016년, 2018년 레 페티 슈발 와인을 시음했다.
샤토 슈발 블랑 2018년 빈티지는 메를로 54%, 카베르네 프랑 40%, 카베르네 소비뇽 6%를 사용해 프랑스 뉴 오크통에 18개월 숙성을 한 후 블렌딩한다. 메를로는 9월 10일에서 10월 1일까지, 카베르네 프랑은 9월 24일에서 10월 10일까지, 그리고 카베르네 소비뇽은 10월 11일에 최상의 포도를 수확해 양조한다.
시음을 해보니 어두운 루비 원석의 색상이 매력적이며 아로마는 장미, 제비꽃, 구운 매실, 굴 껍데기, 카시스, 향신료가 풍부하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전통적인 와인 맛, 화려하고 부드러운 실크같은 느낌이 과일의 풍미를 벗어나 관능적이고 우아한 느낌을 준다. 긴 여운으로 시음을 끝내는 것이 무척 아쉽기만 했다.
최고의 와인 맛을 보려면 최소 15년 이상 숙성을 시켜야 하므로 기다림의 여유가 필요하다. 음식과 조화는 쇠고기 스테이크, 양고기, 갈비살 숯불구이에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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