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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숲길을 걸으며 위로 받자"
“이제 숲길을 걸으며 위로 받자"
  • 혜초여행
  • 승인 2020.08.2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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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커들에게 인기 명소로 떠오른 ‘한라산 둘레길 트레킹’

 

한라산 둘레길은 해발 600~800m의 국유림 일대를 둘러싸고 있는 일제 강점기 병참로(일명:하치마키도로)와 임도, 표고버섯재배지 운송로를 이용해 한라산의 허리구간을 연결한 숲길이다. 한라산 정상 탐방 위주로 국립공원 방문이 집중되는 것을 분산하고 산림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는 길이다. 총 둘레길 80여km 중 66km가 개통됐고 2022년 절물길에서 천아숲길을 연결하는 마지막 둘레길이 완성될 예정이다. 아직 전 구간이 완성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원시림의 풍광을 즐기고 싶은 트레커들에게 인기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무기력해지고 우울감을 겪는 것을 ‘코로나 블루’라고 부른다.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는 데는 삼림욕만한 게 없다. 숲은 혈압을 낮춰주고 에너지를 증강시켜 주며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등 놀라운 치유의 기능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흐르는 물소리, 지저귀는 새소리, 얼굴을 스치는 바람 등 자연이 제공하는 모든 것이 우리의 오감을 자극할 때 우리는 그만큼 건강해 진다. 아직 많은 이들이 걷지 않은 제주의 숲길을 걸으며 도시의 피로를 잊고 활력을 얻어 보자.


한라산의 명품숲길 ‘동백길’

무오법정사에서 시작하는 동백길은 사계절 푸른 나무인 동백나무와 편백나무, 삼나무를 모두 만나는 길이다. 한라산둘레길의 동백꽃은 3월경에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데 동백나무는 서귀포자연휴양림부터 5·16도로변까지 약 20km에 걸쳐 분포하고 있어 우리나라 최대 군락지를 이룬다.
깊은 숲길이 이어지다가 치유의 숲으로 내려가는 길에 자리한 시오름은 한라산의 정상부를 가까이에서 조망할 수 있는 명소다. 시오름을 지나 돈내코계곡을 향하는 길에는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편백나무숲이 나온다. 한라산 둘레길의 첫 개발 코스인 만큼 한라산이 가진 생태와 역사·문화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명품 숲길이다.


물이 끊이지 않는 ‘수악길’

수악길은 물이 끊이지 않은 길로 이곳을 터전으로 생활하는 야생동물들의 식수원 역할을 하는 길이다. 초입의 수악(수악오름)에 오르면 한라산과 서귀포 일대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고 일제강점기 터전을 지키기 위해 만든 구분담과 숯가마터를 볼 수 있다.
이승악 근처를 지나 계곡을 지나고 나면 길의 후반부 3km 구간은 빽빽한 삼나무숲길이 이어진다. 수악길은 관음사, 선돌 계곡과 함께 팔색조의 도래지로도 알려져 있어 운이 좋다면 멸종위기종을 만날 수도 있다. 한라산의 깨끗한 정기를 받고 아름다운 나무들에 취해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단풍이 아름다운 ‘천아숲길’

천아숲길은 단풍이 아름다운 길로 한라산둘레길 중 가장 높은 해발 1000m 고지를 통과하는 구간이다. 고도가 높은 만큼 더욱더 상쾌한 공기를 선사한다. 천아숲길이 시작되는 천아수원지는 계곡이 매우 깊어 오래 전부터 이 지역의 수자원 역할을 해온 곳이다.
깊은 계곡을 지나다 보면 숲의 상징인 조릿대 구간을 만날 수 있고 조금만 오르면 한라산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오름들을 만날 수 있다. 마치 열대림 같은 초입의 풍광과 숲의 오랜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조릿대 구간까지 깊이 있는 숲을 만나는 길이다.  


녹아 있는 오랜 삶과 역사

커다란 한라산을 둥그렇게 이은 길인만큼 이 길에는 제주도민들의 오랜 삶과 역사가 녹아 있다.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성지였던 무오법정사와 4·3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주둔소와 화전민터, 일제시대 주민들이 땅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돌담을 쌓아놓은 구분담 흔적 등 동식물뿐만 아니라 제주도민들의 역사와 문화도 만날 수 있다.
무오법정사 항일운동은 3.1 운동보다 5개월 먼저 일어난 것으로 종교계가 일으킨 전국 최대 규모의 무장 항일운동이다. 일제강점기 제주도에는 제주의 각종 산물을 항구로 쉽게 수송하여 외부로 반출하고 산림 자원을 외부로 쉽게 유출하기 위해 각종 도로들이 만들어졌다.
한라산 둘레길에 있는 병참도로도 이 중 하나다. 한라산 둘레길을 걷다 보면 평평하게 돌로 다져진 흔적과 도로의 안내 구역판을 볼 수 있다.
제주는 화산지대만의 독특한 자연 환경과 동식물들을 품고 있는 곳이다. 특히 한라산에서만 볼 수 있는 참꽃나무와 으름난초는 제주만의 가치를 높이는 특별 종들이다. 제주의 숲은 국제적 희귀조류인 팔색조와 삼광조의 천국이기도 하다.
멸종 위기종 2급으로 분류된 삼광조와 팔색조는 한라산 관음사 계곡과 곶자왈에서 처음 관찰됐는데 사람들이 출입하지 않는 상록활엽수 계곡에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백나무, 때죽나무, 나도밤나무 등 상록활엽수가 주종을 이루는 곳에서 발견됐으며 이들의 출현은 제주의 생물종 다양성을 입증하고 있다. 두견이와 섬휘파람새, 큰오색딱다구리, 동박새, 긴꼬리딱새도 제주 숲길에서 만날 수 있는 새들이며 노루와 제주도룡뇽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걷기 준비사항 및 유의사항

한라산둘레길은 지정된 통제기간이 없기에 사계절 아무 때나 방문할 수 있다. 다만 깊은 숲길이기에 기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천 예보가 있을 때는 들머리와 날머리에서 너무 떨어지지 않는 곳까지만 걷는 게 좋으며 폭우가 내리면 최소 2일 이상 통제가 되기에 장마철과 폭설이 내리는 기간은 피하는 게 좋다. 아주 짧은 시기를 제외하고 한라산 둘레길은 계절마다 다양한 색깔을 뽐내기에 언제든지 누구나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1. 한라산 둘레길 공식 홈페이지에서 휴대폰용 지도 다운 받기
천연림과 임도를 활용한 코스로 이루어진 숲길이므로 지도를 체크하면서 걷는 것이 중요하다. 휴대폰과 음용수, 지도는 필수품이다.
2. 등산용 복장과 물품 준비하기
미끄러운 계곡길이 많으므로 산행용 등산화와 스틱을 반드시 준비하고 섬 날씨의 특성을 고려해 우천 준비를 항상 철저히 한다.
3. 가급적이면 2명 이상 함께 다니기
혼자 여행할 때는 주변 사람에게 행선지를 꼭 알려두고 가능하면 너무 많은 인원이 아닌 5명 이내의 인원이 호젓하게 걷는 것을 추천한다.
4. 오후 2시 이후에는 입산 자제하기
숲은 햇살이 비치는 시간에도 어두운 편이며, 한라산 둘레길의 들머리와 날머리는 최소 2km 이상 차이가 난다. 때문에 너무 늦은 시간에 입산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5.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는 트레킹 실천하기
반드시 지정된 코스로만 걷고, 주변의 표고재배지나 야생동식물들의 터전에 침입하지 않도록 한다. 나무 열매나 식물 채취를 하지 말아야 한다.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가야 한다.  「자료 제공 : 혜초여행, www.hyecho.com


한라산 둘레길 


 천아숲길   천아수원지~보림농장 삼거리 8.7km
 돌오름길   보림농장 삼거리~거린사슴오름 입구 8km
 동 백 길   무오법정사~돈내코 탐방로 11.3km
 수 악 길   돈내코탐방로~사려니오름 16.7km

 사려니숲길  사려니숲 입구~사려니오름 입구 16km
 산림휴양길  서귀포자연휴양림 입구~무오법정사 입구 2.3km
 절물(조릿대)길  사려니숲 입구~절물자연휴양림 입구 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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