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3 16:17 (목)
연임에 성공한 이동걸 KDB 산업은행 회장
연임에 성공한 이동걸 KDB 산업은행 회장
  • 이욱호 기자
  • 승인 2020.10.21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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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산업 건설에 앞장서자"

 

 

이동걸 회장이 3년 더 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을 이끌게 됐다. 연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의 이번 연임은 산업은행 수장으로서는 네 번째의 성공사례다. 지난 1954년 산업은행 설립 후 구용서 초대 총재와 김원기 총재(15~17대), 이형구 총재 (25~26대) 등 단 세 명만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리치에서는 오는 2023년까지 새로운 임기를 이어가게 된 이 회장의 비전을 들었다.
 
 

이동걸 회장이 산업은행의 지휘봉을 잡은 것은 지난 2017년 9월의 일이다. 그 뒤 3년의 임기를 꽉 채웠다. 특히 그의 이번 연임은 직함이 회장으로 바뀐 2008년 이후에 연임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정부 정책에 따라 운영 방향이 바뀌는 국책은행의 특성상 임기를 완주하는 것조차 어려웠던 장애물을 뛰어 넘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게 되자 금융권 안팎에서는 반기는 분위기다. 우선 굵직한 기업의 구조조정 작업이 한동안 일관성 있게 흐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 모습이다. 산업은행 내부에서도 그간 추진해 온 정책금융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강한 추동력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들렸다.


정책금융업무 강한 추동력 확보

경제학자 출신으로 개혁 성향이 강한 이 회장은 1953년생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예일대에서 금융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대통령 경제비서실과 정책기획비서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서 근무했고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금융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그가 산업은행의 사령탑에 오른 것은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다. 이후 지속적으로 성과물을 만들어 냈다. 금호타이어 해외(중국) 매각,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과의 합병, STX조선 정상화 방안 마무리, 한국GM 잔류 등 대기업의 구조조정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게 대표적인 실례로 꼽힌다.
정치권과 금융권에서는 그의 행보를 주목했다. 앞선 몇 명의 회장이 손대지 못했던 사안을 불과 1년여 만에 해결한 것에 대해 높은 평가가 나왔다. 이 같은 평가에 부응한 듯 이 회장은 불도저처럼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고 공적은 차곡차곡 쌓여갔다.
예컨대 대우조선해양과 아시아나항공 매각, 벤처투자플랫폼인 ‘KDB넥스트라운드’를 활용한 창업생태계 조성 지원, 출자 기업 관리 기능을 덜어내기 위한 구조조정 전담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 설립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회장의 행보가 돋보인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면서다. 코로나19 위기 속에도 인도네시아 종합금융사 티파 파이낸스(Tifa Finance) 인수를 마무리하고 동남아지역 영업기반을 다졌다.
국책은행 수장으로서 두산그룹과 대한항공 등 주요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 작업을 직접 지휘도 했다. 여기에 정부의 ‘한국판 뉴딜사업’을 뒷받침하는 역할도 성실히 수행해 냈다. 이 같은 성과는 ‘연임’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시아나 매각 등 현안 산적

하지만 향후 행보는 녹녹치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급한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일단 당장 협상 결렬 수순을 밟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아직 해결을 하지 못한 탓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주채권은행으로서 아시아나항공을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에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로 항공업이 극심한 침체에 빠졌고 이에 현산이 재실사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인수 계약이 무산될 처지에 놓여 있는 상태다. 때문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최우선 적으로 아시아나항공 M&A 방향을 새롭게 가다듬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신규 투자자를 물색하는 쌍용자동차 지원 여부도 그가 풀어야 할 과제다. 여기에 아직 완료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과 KDB생명의 매각 작업도 진행시켜야 한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이번 이 회장의 연임 배경에는 ‘소방수’ 역할이 주어졌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M&A 무산과 대우조선해양 매각 지연 등의 현안을 매듭지라는 책임을 부여받았다는 것이다.
실제 그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금융권과 정치권 일각에서는 산업계 전반에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기업 구조조정 문제까지 쌓이자 정부가 그에게 3년 더 중책을 맡기기로 했다는 말이 돌았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행보가 더욱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한국판 뉴딜 정책 뒷받침과 주요 기업구조조정 현안 해결, 혁신성장 생태계 활성화 지원 등 산은이 중심 역할을 어떻게 수행해 나갈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누구보다 이 같은 현실을 인지하고 있는 그는 연임 다음날인 9월 11일, 전 임직원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앞으로 산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그 핵심은 코로나19 등 위기에 흔들리지 말고 혁신성장, 구조조정, 조직의 변화와 혁신 등 세 개의 축을 기반으로 정책금융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노마십가(駑馬十駕)의 겸손한 마음으로 대한민국 미래 산업 건설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노마십가는 ‘둔한 말도 열흘 동안 수레를 끌면 천리마를 따라 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정책금융 균형을 유지하겠다”

산은의 경쟁력은 곧 한국금융의 경쟁력으로 민간금융기관들과 협력과 경쟁의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산은이 금융·경제 중심지에서 글로벌 정책금융 기관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경영철학이다. 이에 따라 그는 분야별 전문가와 융합형 인재들이 산은에 모여 일할 수 있도록 더욱 열린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코로나19는 디지털 전환의 다시없는 기회로 국책은행인 산은이 기후변화, 에너지 전환 등 글로벌 이슈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결국 혁신성장과 신산업·신기업 육성으로 완성되기 때문에 혁신성장과 4차 산업혁명 금융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날, 이 회장은 코로나19로 잠시 멈췄던 혁신기업 현장 방문 행보를 이어갔다. 국내 1위 밀키트 기업 프레시지 용인 생산 공장을 방문해 정중교 프레시지 대표에게 혁신기업 육성을 위한 은행의 변함없는 의지를 설명했다.
프레시지는 2016년 첫 창업 후 창립 5년 만에 밀키트 시장 점유율 1위로 성장한 기업으로 최근 1년간 비대면 도소매업 분야 일자리 창출 부문에서 2위를 기록했고 지난 7월에는 중소벤처기부로부터 예비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산은은 지난 6월 이 회사에 500억원 규모의 투자와 융자 복합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이 회장이 프레시지를 방문한 것은 산업의 구조적 변혁과 기업의 세대교체 등에 있어 산은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산은이 앞으로도 차별화된 모험자본 공급으로 미래의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어갈 성장 동력 발굴과 지원을 더욱 강화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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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 1953년 생
- 서울대학교 경제학
- 예일대학교 대학원 금융경제학 박사
 
▲ 주요 경력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1994~1998년)
- 대통령비서실 행정관(1998~1999년)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2003년)
-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2003~2004년)
-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2003~2004년)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2004~2007년)
- 한국금융연구원 원장(2007~2009년)
- 한림대학교 재무금융학과 객원교수(2009~2013년)
- 동국대학교 경영대학 초빙교수(2013~2017년)
- KDB산업은행 회장(2017년 9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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