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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 회장 “즐거움과 희열 넘치는 환경 만들자”
이석채 KT 회장 “즐거움과 희열 넘치는 환경 만들자”
  • 월간리치
  • 승인 2011.11.11 18:03
  • 호수 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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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SW에 주력하며 세계로 진출하는 가운데 한국의 SW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이석채 KT 회장의 일성이다. 이 회장은 SW산업 활성화에 앞장서겠다며 ▲SW 가치판단 혁신 ▲SW 개발여건 지원 ▲SW 시장진출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3행(行) 전략방안’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존 관행을 깨는 우리의 전략을 시작으로 국내 SW가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기를 바란다는 이 회장을 통해 청사진을 엿봤다.

Q. SW의 미래성과 개발기업의 전문성 등을 기반으로 가격을 설정하는 가치구매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는데 그 배경은. 
A. 국내 기업은 SW를 하도급으로 여기는데다가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SW 개발업체에 SW 가치가 아닌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 SW업체들은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며 주문자 입맛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느라 세계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같은 천재도 월 1200만 원 정도의 기술자밖에 안 된다. 도저히 좋은 소프트웨어가 나올 수가 없는 구조다.

Q. 그러면 가치구매 방식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으며 계획은.
A. 앞으로는 한 명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라도 수십 명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보다 가치가 있다면 더 높은 가격을 주겠다는 게 가치구매 방식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전담 평가조직을 신설하고 SW 가치평가 기준을 정립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 안에 가치구매 산정기준을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하는 SW구매를 내년 300억∼500억 원 규모로 시작해 2015년까지 연간 3000억 원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Q. SW 개발여건 지원을 플랜으로 제시했는데 핵심을 설명하신다면.
A. SW개발업체가 SW를 장기적으로 개발하고 유지·보수까지 담당하며 사업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SW업체가 하도급 업체에서 벗어나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발주기업 1곳을 위한 상품이 아니라 오라클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SW처럼 세계적인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Q. 구체적인 실천계획이 마련돼 있는지.
A. 있다. 용역계약을 하면 SW에 대한 소유권과 지적재산권이 발주사에 돌아가지만 우리는 개발업체에 이 권한을 줄 것이다. 이를 통해 SW업체들이 1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개발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납품받은 소프트웨어의 소유권을 개발사에 주고 회사는 사용권만 갖겠다는 얘기다. 

Q. SW 개발여건 지원에 따른 효과를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A. 앞으로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는 KT에 납품했던 소프트웨어를 다른 회사의 수요에 맞게 일부 변형해 판매할 수도 있다. 사실 비싼 돈 들여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도 한번 납품하고 나면 끝이다. 비슷한 제품을 수십 개 업체에서 각자 개발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개발업체에 SW에 대한 유지·보수 권한을 주면 SW가 안정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본다. 적정한 대가를 적용해 유지보수 품질을 높일 방침이다.

Q. 유지보수비를 글로벌 수준까지 끌어올려 개발사의 생존 환경을 보장하겠다고 하셨는데.
A. 그렇다. 국산 소프트웨어도 적정한 대가를 보장받을 필요가 있다. 사실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는 유지보수 비용으로 매년 초기 발주액의 7~8% 정도를 받지만 외국 회사인 오라클·SAP 등이 평균 22%를 받고 있다. 이렇게 유지보수비가 낮게 책정되다 보니 해외 업체에서 제공하는 유지보수 서비스보다 품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수요예보제’를 HW에서 SW로 확대하고 클라우드 기반의 SW 개발환경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인큐베이션센터를 설립해 KT가 가진 지적재산권을 공동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프트웨어의 유지보수 비용도 올려줄 예정이다.

Q. SW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오픈마켓을 구축해 SW업체들의 세계 진출을 지원한다고 하셨는데.
A. 맞다. 우리는 현재 기업 솔루션 오픈 마켓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종 솔루션을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인 오아시스(OASIS), 글로벌 앱 마켓(WAC) 등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SW개발업체들이 KT의 글로벌 파트너와 접촉할 수 있도록 지원해 해외사업에 동반 진출하는 기회도 제공할 방침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하신다면.
A. 물질적인 보상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 때 행복이 극대화된다. 개발자들이 즐거움과 희열에 넘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소프트웨어(SW) 생태계의 근본적인 정책변화를 꾀해야 한다. 가치 있는 SW업체가 있다면 이를 인정해 그 업체를 인수합병(M&A)할 수도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우리나라에 실리콘밸리 같은 SW 생태계가 이뤄지면 많은 인재들이 SW업계로 몰려들 것이다.

Q. 얼마 전 한국의 금융 산업 발전을 위해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히셨는데.
A. BC카드와 손잡고 금융 산업 스마트시대 이끈다는 것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우리는 BC카드와 KT의 ICT역량과 BC카드의 가맹점 네트워크 역량을 결합, 카드결제 과정에서의 비용발생이 최소화되도록 프로세스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양사의 인프라와 마케팅솔루션을 중소상인들에게 지원, 매출이 증대되도록 하겠다.

Q. IIT와 금융의 융합으로 사회적 비용절감 및 금융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얘기인지.
A. 그렇다. 우리는 ICT역량을 기반으로 카드결제 프로세싱을 효율화하고 중복비용 등 낭비적 요소를 최소화 하여 금융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KT의 ICT 역량과 BC카드의 프로세싱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발휘할 경우 신용카드 산업에서 발생하는 비용 중 연간 9000억 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플라스틱카드를 모바일 카드로 대체하고 제약 없이 모든 카드사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종이전표를 없애는 이른바 3無(Cardless, Boundless, Receiptless) 금융서비스를 실현하겠다.

Q. 중소상인들의 매출 증대 이끈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A. 우리는 올레캐치캐치, 올레톡과 같은 다양한 모바일 앱과 디지털 사이니지, IPTV 같은 지역밀착형광고 플랫폼, SOHO 창업 및 경영 컨설팅 서비스인 ‘올레타운’ 등을 BC카드의 가맹점 네트워크와 통합한 중소가맹점 지원 서비스를 구축, 제공할 것이다. 이를 통해 중소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매출 증대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재래시장에서 신용카드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 마케팅 솔루션도 제공해 매출이 증대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여러 건의 소액결제를 모아 일정 금액 이상이 되면 묶어서 매출 처리하는 소액결제 비용 효율화를 도입, 고객의 편의성이 높아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하신다면.
A. KT와 KTF 합병이 IT산업 재도약을 위한 중요한 모멘트였다면 KT의 BC카드 인수는 금융 산업 재도약의 모멘트가 될 것이다. KT와 BC카드는 IT와 금융의 융합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중복투자 방지와 비용효율화를 통해 신용카드 산업 발전에 기여하며 금융시장을 활성화해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겠다.

============================= 프로필 ===============
▲ 1945년 9월 11일생
▲ 학력
美 Boston University 졸업-경제학 박사(1982),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1968), 서울 경복고등학교 졸업(1964)
▲ 경력                                                          
KT 대표이사 회장(2009년~현재),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 자문위원(2008~2009년), BT(British Telecom) 고문(2008년),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고문(2003~2008년), 美 미시간대학교 경영대학원 NTT 초빙교수(1998~2000년), 대통령실 경제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1996~1997년), 정보통신부 장관(1996년), 재정경제원 차관(1995년), 경제기획원 예산실장  (1992~1993년), 대통령비서실 경제비서관(1984~1988), 제7회 행정고시 합격(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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