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3 (금)
은행, 디지털 전환 가속화…경쟁 치열
은행, 디지털 전환 가속화…경쟁 치열
  • 한계희 기자
  • 승인 2022.05.03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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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금융 앱’ 등장 위해 규제 개선 필요

 

 

국내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면서 디지털 플랫폼 형태로의 고도화를 통해 빅테크 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국내 은행은 플랫폼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생활밀착형 업종과 협업해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십 중심의 디지털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단계다. 리치에서 은행 디지털 플랫폼의 고도화를 위한 정책 과제를 자세히 소개한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대기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빅테크 기업은 기존 플랫폼 이용자와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은행은 디지털 플랫폼 시장에서 빅테크 기업과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가 은행의 겸영과 부수 업무 확대를 검토하고 디지털 유니버설뱅킹을 위한 제도적 여건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해 사실상 경쟁 구도를 용인했다.

이 연구위원은 디지털 플랫폼의 발전 단계로 크게 ▲파트너십 중심 플랫폼 ▲은행 주도 플랫폼 ▲독자적인 종합금융플랫폼 등 3단계로 구분했다.

1단계는 파트너십 중심 플랫폼으로 플랫폼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특정 업종의 파트너와 협업해 기존 플랫폼 고객에게 적합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2단계는 은행 주도 플랫폼 서비스로 기존 은행 고객에게 다양한 업종의 외부 플랫폼과 연계한 비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은행 서비스를 중심으로 다른 디지털 서비스를 통합하는 형태다. 3단계는 독자적인 종합금융플랫폼 서비스로 금융플랫폼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외부 플랫폼을 수용하는 형태로 은행과 비은행, 디지털 서비스를 완전히 통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은행은 플랫폼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생활밀착형 업종과 협업해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십 중심의 디지털 플랫폼 단계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매출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기 위해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을 개발·운영하는 사업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시작했고, 반려동물용품 전문 브랜드와 제휴해 반려동물 생활플랫폼을 출시하고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론칭했다.

국민은행은 부동산 가격과 청약 정보를 제공하는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으며 인테리어 플랫폼 비즈니스 파트너와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택배 플랫폼 서비스 전문 업체와 제휴해 원스톱 종합택배 플랫폼을 출시했으며 빅테크 기업과 업무협약을 통해 금융과 플랫폼 서비스를 연계한 콘텐츠를 공동 개발했다.

이 연구원은 “반면, 해외 주요 은행은 상당한 수준의 디지털화를 구현한 이후 은행 주도의 디지털 플랫폼 또는 독자적인 종합금융플랫폼을 가진 은행 중심의 파트너십 영업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해외 주요 은행은 기술 자회사를 통해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 DeFi, 메타버스 등의 핵심 기술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기술 원천 핀테크 기업들에 대한 벤처 투자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스페인의 BBVA는 기술 자회사와 협업해 물리적 POS 단말기를 사용하는 소매 가맹점을 대상으로 비즈니스와 마케팅 전략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태국의 SCB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지분을 인수하고 기술 자회사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월드 플랫폼을 출시하며 비금융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했다. 싱가포르의 DBS는 DBS 마켓플레이스라는 자사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동차와 부동산, 여행 등과 관련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시리즈로 론칭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은행이 디지털 플랫폼의 최고 단계인 독자적인 종합금융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진정한 의미의 슈퍼 금융 앱이 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이 제공돼야 한다”고 짚었다.

현재 금융권은 같은 금융 그룹이라고 해도 회사별로 별도의 앱을 구축하고 고객이 이 가운데 하나의 앱으로 접속한 뒤 동일 그룹 내 다른 계열사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면 단순 링크 또는 API로 연결된 다른 앱으로 넘어가서 거래를 종결하도록 구축돼 있다.

이 연구원은 “이는 검색과 쇼핑, 결제가 하나의 앱에서 연속으로 가능한 네이버 등 빅테크의 서비스 대비 고객의 불편이 크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금융업의 라이선스에 기반을 두어 상품 제조·판매·중개의 책임 있는 비즈니스 운영이 가능한 금융회사와 금융그룹에 대해서는 하나의 앱 안에서 금융 그룹 내 계열사 상품의 가입·해지·매매 등이 가능하도록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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