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3 (금)
전병서 경희대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 2012년, 중국경제의 화두는 ‘소비력’
전병서 경희대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 2012년, 중국경제의 화두는 ‘소비력’
  • 월간리치
  • 승인 2011.12.08 16:51
  • 호수 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금 세계는 양극화다. “못 살면 혁명이고 잘 살면 쇼핑이다”. 지금 미국과 유럽은 일자리(jobs) 때문에 전쟁이고 중국은 지난 30년간 자본주의를 커닝하면서 번 것의 50%를 저축한 덕분에 돈이 넘치자 소비(shopping)를 통해 내수확대를 한다고 난리다. 미국과 유럽이 신용위기로 경기침체에 빠지자 상대적으로 건전한 중국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GDP의 1/3에 달하는 돈을 경기부양에 퍼 넣었던 중국은 최근 2년간 긴축과 통화단속에 주력했다. 그 결과 33%에 달하던 통화증가율이 최근에는13%대로 하락했다. 6%를 넘어서던 물가도 5%대로 떨어졌다.

중국의 긴축완화가 초읽기에 들어섰다는 예측이 무성하지만 중국은 저장성을 비롯한 일부 지역의 연쇄부도에 국부적인 정책수정을 할 뿐 긴축기조를 화끈하게 풀 생각이 없다. 아직 물가수준이 높고, 전 세계의 핫머니들이 경기가 살아 있는 중국으로 몰려들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기조 바뀐 ‘내수 올린 전략’

중국은 미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로 수출부문에서 성장의 기대는 접었다. 또한 2008년 이후 대규모 경기부양으로 더 이상 고정투자를 대폭 늘리는 정책도 쓰기 어렵다. 중국은 개혁개방 30년간 쓰지 않고 저축을 번 것의 50%를 해 온 나라다.
중국은 전 세계 5대 강대국 중 소비의 비중이 50%가 넘지 않는 유일한 나라다. 또한 고성장의 후유증으로 빈부격차, 도·농간의 격차로 소득분배문제가 그냥 두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중국정부는 내외부적인 요구와 정책적 실효성을 감안해 소비 진작을 통한 ‘내수 올인 전략’으로 성장정책의 기조를 바꾸었다.
노동자 종신고용, 최저임금제 도입 및 두 자리 수 임금 인상, 개인소득세 면세점 상향조정, 5대 보험의무화 및 상해, 육아보험 추가의무화, 영업세 개편, 향후 4년간 매년 1개월을 ‘소비촉진의 달’로 지정하는 등 세제개편을 통한 세부담 경감과 근로자의 임금인상을 통한 소득향상 그리고 사회 안전망의 구축을 통한 내수확대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래서 2012년에 중국경제의 화두는 긴축완화가 아니라 ‘소비력(消費力)’이다. 정부의 힘이 무소불위인 중국에서 정부가 나서서 소비하라고 캠페인(消費促進月) 거는 데 소비가 늘지 않을 수가 없다.

중국의 패션과 먹거리 관련회사 주목

중국의 소비는 도대체 무엇일까?
중국의 ‘소비 버전 V1.0’은 집에서 시작해서 음식에서 끝난다(住, 行, 衣, 食). 중국의 ‘소비 버전 V2.0’은 여행에서 시작해서 카지노에서 끝난다(游, ??). 중국의 ‘소비 버전 3.0’은 돈의 수출에서 시작해 문화의 수출에서 끝난다(?, ?, 文).
2011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내수 소비 붐은 집에서 시작해 자동차로 옮겨 붙었다. 580만 채의 집(住)과 1800만대의 자동차(行)로부터 시작됐다.
다음은 패션(衣)과 먹거리(食)다. 지난 2년간 한국증시를 달군 ‘차화정’, ‘7공주’는 중국의 집과 차의 구매 붐에 힘입어 히트를 한 기업들이다. 집과 차의 구매는 정부가 불을 지폈고, 활활 타오르는 것은 민간의 마케팅과 신제품이다. 집 짓고 나면 가전제품이 팔린다. 차를 사고 나면 옷(衣) 치장과 외식(食)이다. 이것이 ‘중국의 소비 1.0’이다.
선진국의 사례로 보면 1인당 소득수준에 따라 소비의 유형과 패턴이 달라진다. 5000$ 이하 대에서는 주로 생존형, 발전형 소비가 이루어지고 주요 소비유형은 패션(衣)과 먹거리(食) 그리고 집(住)과 자동차(行)가 주종을 이룬다.
5000$ 이상이 되면 오락형 소비가 늘어나는데 건강, 의료, 교육, 문화오락산업이 주를 이룬다. 지금 중국의 1인당 소득은 4000~5000$ 사이에 있다.
중국의 창업자 마오쩌뚱이 모든 것이 부족했던 시절중국의 생산력을 대규모로 늘리겠다고 한 것이 ‘대약진 운동’이었다. 기술도, 자본도 없던 시대의 대약진 운동은 실패로 끝났다. 지금 후진타오 시대에는 소비력을 대규모로 늘리는 ‘소비 대약진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생산 대약진 운동’은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돈과 시간 그리고 소비에 맛을 들인 젊은 층과 돈 쓰는 재미를 붙인 중년층들의 ‘소비 대약진 운동’은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돈 벌면 남자는 차(馬)를 사고 여자는 가방(패션)을 산다. 차 다음은 패션이다. 2012년에는 한국의 상장사 중 중국의 패션과 먹거리 관련회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미국, 유럽증시가 금융위기, 재정위기로 폭락을 했지만 그 폭락의 와중에도 살아남은 주식들이 있다. 프랑스의 명품 에르메스는 주가가 금년 들어 60%상승했고, 에스티로데가 43%, 영국의 버버리가 21%의 상승을 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시장 소비자는 명품 살 여유가 없었지만 중국의 왕서방 아저씨, 아줌마들의 명품 싹쓸이 관광에 힘입은 바 크다. 중국의 소비 파워가 지금이 정도다.

“명품도 중국에서 통하면 세계를 잡는다”

“중국을 이길 자신이 없으면 중국의 성장에 동참하라”는 말이 명품업계에서는 이미 금과옥조다. 유럽의 명품 브랜드, 악마도 입는다는 ‘프라다’가 유럽이 아니라 홍콩에 상장하고 중국인 디자이너를 뽑아 중국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판에 중국본토에 외국기업이 상장할 수 있는 증시가 생기면 전 세계 명품 브랜드가 모두 상장하겠다고 나설지도 모른다. 미국의 코우치, 샘소나이트도 홍콩증시 상장에 줄을 섰다. 이젠 명품도 중국에서 통하면 세계를 잡는다는 공식이 생기고 있다.
이미 지난 10월, 중국 국경절 연휴에서 보여주었듯이 중국의 소비는 인 바운드에서 아웃바운드로 튄다. 해외여행(游), 명품쇼핑(?), 성형 등 의료관광(?), 카지노관광(博彩)이 중국의 ‘소비 2.0’이다.
중국의 소비 2.0의 4가지 소비행태에 가장 최적의 조건을 갖춘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2주 쇼핑에 2조7000억 원어치를 쓰고 가는 것이 지금 중국의 아웃바운드 소비력이다. 한국의 중국소비 2.0 관련 산업 중에서 중국 관광객에 강한 기업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