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2 10:05 (금)
옐런 美 재무장관 방한  ‘광폭행보’
옐런 美 재무장관 방한  ‘광폭행보’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2.08.02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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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업·외환시장 안정 협력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윤석열 대통령모습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7월 19일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을 잇달아 만나 외교·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또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LG사이언스파크 내 LG화학을 방문해 양국 기업 간 협력을 논의했다. 
또 한국은행을 방문하여 이창용 한은 총재와 한미 통화스왑 등 심도있는 논의가 있었다. 
리치에서 옐런의 한국 일정을 자세히 소개한다.

옐런·신학철 부회장, 전지 공급망 협력 논의

인도·태평양 지역을 순방 중인 옐런 장관은 지난 7월 19일 첫 방한 일정으로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LG사이언스파크 내 LG화학 마곡 R&D 캠퍼스를 찾았다. 이날 오전 9시 25분쯤 LG화학 마곡 R&D 캠퍼스에 도착한 옐런 장관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건물로 들어섰다. 악수로 옐런 장관을 환대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남색 정장에 하얀색 와이셔츠를 입고, 파란 넥타이를 착용했다. 기념 촬영을 마친 두 사람은 LG화학의 지속가능 갤러리를 견학했다. 지속가능 갤러리는 LG화학의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 사업 부문별로 추진하고 있는 지속가능 및 탄소 중립 전략을 소개하는 곳이다. 


옐런 장관은 갤러리 내 전시된 배터리 전시물을 보며 신 부회장에게 배터리를 재활용하면 얼마나 더 사용 가능한지 등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통역 없이 자연스럽게 영어로 대화를 이어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어진 비공개 전시회에서도 옐런 장관은 전시된 배터리 셀을 보고 “이렇게 큰 배터리 안에 양극재나 리튬이 얼마나 많이 들어갑니까”라고 물으며 소재 공급망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양극재를 살펴볼 때는 한 발짝 더 다가서며 자세히 살폈다. 


함께 전시물을 관람하던 신 부회장은 도슨트를 자처하고 나섰다. 신 부회장은 옐런 장관에게 직접 “LG화학은 전지에 들어가는 재료를 종합적으로 만드는 회사”라며 “소재 공급망 측면에서 북미 지역의 여러 리튬 회사들과도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폐배터리 재활용을 설명하는 전시에서 옐런 장관은 소재를 어디까지 재활용할 수 있는지 등을 물었고, 쏟아지는 질문에 20분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전시 관람은 30분이 넘게 이어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가 끝날 무렵 LG화학은 옐런 장관의 이름을 넣은 LG트윈스 야구 유니폼과 사진 촬영 액자를 선물로 전달했다. 야구에서는 흔히 공을 주고받는 투수와 포수를 ‘배터리(battery)’라고 부른다. 야구 유니폼 선물에는 팀워크가 중요한 야구의 배터리와 전지를 의미하는 배터리(battery)의 동음이의적 뜻을 담았다.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이 서로 이온을 주고받으며 전류를 만들어 내듯 글로벌 전지 소재 공급망에서도 양측이 함께 호흡을 맞추자는 의미에서다.


LG사이언스파크 마곡 R&D캠퍼스에는 LG화학의 차세대 양극재와 분리막 등 미래 전지 소재 연구 시설이 모여 있다. 신학철 부회장은 옐런 장관과 함께 LG화학의 전지 소재 기술과 지속가능 전략이 담긴 전시장을 둘러보고, 소재 공급망 구축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옐런 장관은 “LG화학이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어떻게 혁신을 이루고 있는지 직접 확인할 소중한 기회였다. 여러분과 같은 한미 양국 기업이 노력해준 덕분에 양국이 굳건한 경제 동맹으로 성장했다”며 민간 분야에서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LG화학은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전지 소재 분야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양극재부터 분리막, CNT(탄소나노튜브), 방열접착제, 음극바인더, BAS(Battery Assembly Solution)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를 목표로 2025년까지 6조 원의 과감한 투자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북미 지역에서 배터리 공급망을 현지화하기 위한 투자액(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포함)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110억 달러 규모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양극재 공장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옐런 장관과 논의를 통해 공급망 협력이 가속하면 LG화학의 북미 배터리 소재 관련 투자도 한 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LG화학의 배터리 제조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만 해도 합작사 형태로 미국 오하이오, 테네시, 미시간과 캐나다 온타리오주 등에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있어 전지 소재에 대한 현지 수요도 지속 늘고 있다. LG화학은 이와 함께 지속가능한 전지 소재 사업을 위해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전구체와 양극재 생산 등 자원 선순환(closed-loop) 체계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북미 최대 규모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라이사이클(Li-Cycle)에 지분을 투자하고 2023년부터 10년간 재활용 니켈 2만t을 공급받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리사이클 메탈 회수 및 이를 활용해 전구체를 생산할 수 있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24년부터 제품을 양산한다. 이외에도 2050년 넷제로를 목표로 100% 재생에너지 전환, 책임 있는 자원 조달 정책 운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 개발 등의 노력을 통해 공급망 전반에서 탈탄소 전략을 실현할 계획이다.


신 부회장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의 하나인 미국은 LG화학의 전기차용 배터리 연구개발이 본격화된 곳으로 미국 내 주요 자동차 제조 기업들과는 오랜 시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 왔다”며 “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미국 주요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혁신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尹, 옐런 장관 접견…“외환시장 안정 협력”

옐런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최근의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 양국의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선언한 이후 양국 관계가 경제 안보 분야까지 확대되는 중요한 시기에 옐런 장관이 방문해 한층 긴밀해지고 있는 양국 관계를 보여주었다”며 옐런 장관과 재무부 대표단을 환영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나토 정상회담 참석 경험을 언급하면서 “전 세계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현재 위기는 어느 한 국가만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다”며 “국가 간 연대와 협력에 기반을 둔 공동의 노력(concerted efforts)을 통해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윤 대통령은 “국제 공조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 가격 안정과 공급망 애로를 해소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양국이 공동의 목표하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안보 분야에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와 같은 협력이 한미 관계가 안보 동맹을 넘어 산업·기술 동맹으로 발전해나가는 길이라는 점에 대해 옐런 장관도 동의했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의에서 양국이 합의한 ‘외환시장과 관련한 긴밀한 협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정상 간 합의 취지에 따라 경제 안보 동맹 강화 측면에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다양한 방식의 실질적 협력 방안을 양국 당국 간 깊이 있게 논의해주기를 당부했다. 이를 통해 한미 안보 동맹이 정치·군사 안보와 산업·기술 안보를 넘어 경제·금융 안보로 진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과 옐런 장관은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제 위기 시 저소득·취약계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는 데에 공감하고, 민생 위기 극복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80년대 초 미국 정부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규제 완화와 감세 등 민간활력을 제고하는 정책을 폈고, 이후 미국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경제 호황의 기반이 된 사례 등에 대해서도 양국 재무장관 간에 논의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추경호·재닛 옐런, 한·미 간 경제 협력관계 확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옐런 장관과 한·미 재무장관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2016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 것이다.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선언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에 맞게 한·미 간 경제 협력관계 역시 확대·진화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세계 경제 및 한국경제 동향과 전망,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외환시장 동향·협력, 기후변화·글로벌 보건 이슈 대응 등 양국이 직면한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우선 양국 장관은 공급망 교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원자재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압력 심화, 급속한 통화 긴축의 파급효과 등 양국이 직면한 복합위기 상황 고려 시 한·미 간 전략적 경제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양국 국민과 기업의 부담을 가중하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불공정한 시장 왜곡 관행 등에 대해 철저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양국 간 더욱 긴밀한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했다. 


또 양 장관은 팬데믹으로부터의 빠른 회복, 보건·재정정책의 효과적 활용, 견조한 대외건전성 등 그간 한국경제가 보여준 우수한 회복력에 대해 공감하고, 한국의 빠른 경제회복이 강한 경제 기초체력과 정책역량의 증거라고 평가했다.


추 부총리는 “최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경제가 탄탄한 기초체력과 효과적인 정책을 바탕으로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규제·조세부담 완화 등을 통해 기업투자를 유도해 한국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 회복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는 양국 간 긴밀한 공조 체제를 재확인하고 상호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특히 러시아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와 관련해 옐런 장관은 지난 7월 1일 컨퍼런스콜에 이어 이번에도 가격상한제 실시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한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추 부총리는 한국도 가격상한제 도입 취지에 공감하며 동참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고, 가격상한제가 국제 유가와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설계돼야 함을 강조했다.

이에 옐런 장관은 동참 의사에 사의를 표하며 향후 구체적인 제도 설계에 한국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최근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양국 간 외환시장 관련 협력 강화를 재확인했다. 양국 장관은 대외요인에 의해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증가했으나 외환건전성 제도 등에 힘입어 한국 내 외화유동성 상황은 과거 위기 시와 달리 여전히 양호하고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추 부총리는 현재 한국의 외화유동성은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유동성의 급변동이나 역내 경제 안보 위험요인에 유의하며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유사시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을 면밀히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기후변화에 대응한 양국의 ‘녹색전환(green transition)’ 지원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추 부총리는 한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기후변화 대응 재원 조성 노력에 동참 중임을 설명하면서 한국에 사무국을 둔 녹색기후기금(GCF)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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