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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스파클링 대가의 열정을 담다...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59
독일 스파클링 대가의 열정을 담다...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59
  • 고재윤교수
  • 승인 2022.09.28 2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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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모젤 성 라우렌티우스 젝트(St. Laurentius Sekt)

 

무더웠던 7월의 여름, 코로나로 해외여행을 할 수 없었던 세월을 보상받기 위해 유럽으로 떠났다. 독일 최고의 스파클링 와인 생산자를 만나기 위해 독일 모젤 지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긴 세월 동안 모젤의 자연 풍경은 
그대로였다. 모젤강 언덕에 펼쳐진 포도밭은 너무 아름다웠다. 

한국에서도 가성비가 좋아 즐겨 마셨던 성 라우렌티우스 젝트(St. Laurentius Sekt)의 오너겸 양조가 클라우스 헤레스(Klaus Herres)를 만났다. 독일 베를린 와인 트로피와 아시아 와인 트로피 때 만났던 익숙한 얼굴이었다. 항상 웃음이 많으며 긍정적인 사고를 하면서 유머러스하고 활발한 모습에 감동했었던 독일 양조가로는 유명한 분이었다.


클라우스 헤레스(는 성 라우렌티우스 젝트하우스가 있기까지 내조해준 부인 지세라(Gisela)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큰딸 카트자(Katja) 부부, 막내딸 나디네(Nadine)의 헌신적인 기여도 한몫했다고 자랑했다. 그리고 우리 일행을 지하 와인 저장고인 카브(Cave)로 안내했다. 지하 1층에 100평 규모 이상의 저장고에서 젝트(Sekt)가 숙성되고 있었다. 작은 창고에 들어가니 전 세계 와인을 수집한 다양한 고급 와인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다시 1층으로 안내해서 간 곳은 젝트를 병입하는 공간이었고, 또 다른 건물에 들어가니 병입된 젝트가 숙성되는 공간으로 일부는 출고를 기다리고 있었다.


성 라우렌티우스 젝트 하우스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450년 동안 모젤에서 리슬링 와인을 만든 양조 가문이었다. 젝트의 역사는 매우 짧았지만, 혜성처럼 떠오른 독일 스파클링 대가의 열정과 노력에 감탄했다. 1977년 프랑스 샹파뉴에서 양조 일을 하면서 샴페인 양조하는 방법을 배웠다. 1982년 고향 모젤로 돌아왔지만, 샴페인에 빠져 프랑스 샹파뉴를 능가하는 젝트를 만들고자 성 라우렌티우스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사랑과 열정으로 프랑스 샹파뉴 스타일의 젝트를 양조했지만, 설립 초기에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독일 최고의 스파클링 와인 젝트를 양조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모든 생산량에 95%는 전통적인 클래식 샴페인 방식(Methode Champenoise)으로 생산하고 있다. 일부는 다른 와이너리에서 주문한 OEM은 샤르마 양조법(Methode Charmat)으로 양조한다. 젝트를 생산하는 종류는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 10%), 브뤼(Brut: 85%), 엑스트라 드라이/드라이(Extra Dry/Dry: 5%)이다.


처음 양조할 때는 리슬링(Riesling)만을 사용했지만, 점차 포도 품종을 확대해 현재는 피노 블랑(Pinot Blanc), 피노 누아(Pinot Noir), 악세로이스(Auxerrois), 엘블링(Elbling) 그리고 샤르도네(Chardonnay)를 사용한다. 매년 약 8만 병의 성 라우렌티우스 젝트를 생산하고, OEM 방식의 젝트를 포함하면 생산량은 33만 병으로 독일 모젤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독일의 최고 권위가 있는 상으로 DLG(German Agricultural Society)는 1998년 독일에서 No.1 스파클링 와인으로 선정했고, 2021년 Federal Wine Awards 2021에서 베스트 컬렉션(Best Collection) 수상자로 성 라우렌티우스 젝트 브뤼를 뽑았다. 그리고 1999년부터 독일연방공화국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Frank-Walter Steinmeier) 대통령 궁의 공식 행사 때 건배주로 선정돼 독일을 대표하는 젝트가 됐다.


성 라우렌티우스 젝트 하우스는 와이너리를 비롯한 4성급 호텔, 레스토랑을 소유하고 있었다. 호텔은 모두 스위트룸으로 성 라우렌티우스 젝트 하우스를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제공하며 여유가 있을 때 일반고객들이 이용할 수가 있다. 호텔 객실에서 모젤강을 바라볼 수 있다. 강 너머 언덕에 한 폭의 풍경 같은 포도밭, 성당을 보인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레스토랑도 모젤 지역을 대표하는 맛집으로 명성이 높다. 매년 몇 차례 레스토랑과 정원을 활용해 야외 콘서트 겸 음식과 와인 페어링 행사는 이 지역의 유명한 작은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마침 저녁에 여름 축제가 있다고 해서 참여했다. 저녁이 되자 서늘한 날씨로 축제하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하나둘씩 모여 순식간에 150명이 정원을 가득 채웠다. 현지인들과 음식과 와인도 즐기면서 콘서트에 푹 빠져 호텔에 돌아오니 자정이 넘었다. 다양한 젝트를 시음했지만, 피노 누아(Pinot Noir=Spätburgunder)로 만든 로제 젝트로 매우 인상적이었다. 슈페트부르군더 젝트 로제 브뤼 2016(Cuvee Nadine Spätburgunder Sekt Rose Brut 2016)은 모젤 라이벤(Leiwen) 지역에서 생산한 피노 누아로 만든 것으로 탄산 기포가 매우 짱짱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풍미가 더해졌다. 
아름다운 분홍색이 분위기를 더해주고, 아로마는 딸기, 라즈베리, 브리오슈, 체리 등의 복합적이었다. 마셔보니 피노 누아 특유의 질감, 중간 정도의 바디감, 시트러스와 붉은 과실의 복합적인 풍미가 산도와 균형감을 잘 잡아준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야외에서 바비큐랑 마시기 좋다. 연어, 도미 요리도 어울리고, 닭고기 요리, 돼지고기 요리, 파스타 등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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