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3 (금)
부드러운 타닌·균형 잡힌 맛· 긴 여운의 매력
부드러운 타닌·균형 잡힌 맛· 긴 여운의 매력
  • 고재윤 교수
  • 승인 2023.05.29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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깁스톤 밸리 와이너리와 레스토랑

 

올해 1월 뉴질랜드 와인 투어를 다녀온 후에도 뉴질랜드의 추억이 새록새록 나는 이유는 
뉴질랜드의 자연 친화적인 와인 때문이다. 뉴질랜드에 처음 방문한 와이너리가 
센트럴 오타고에 있는 깁스톤 밸리(Gibbston Valley)로 ‘와인을 위한 계곡’으로 부른다. 

포도원은 거의 편암으로 구성된 험준한 산과 자갈로 구성된 카와라우강 협곡에 샌드위치처럼 꼭 끼어 있는 계곡이다. 고도가 높아 추운 겨울, 뜨겁고 건조한 여름, 일교차가 큰 기후를 갖은 떼루아 특성으로 세계적인 피노 누아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포도가 성장하는 동안 낮에는 섭씨 30도, 밤에는 섭씨 5도 사이로 큰 일교차의 복잡한 환경이 와인에 반영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온도는 포도원 부지의 고도, 측면 및 토양 유형과 결합해 과일의 산도가 보존되고 과일 향과 자연 그대로의 풍미를 높여준다. 재배되는 포도 품종은 70% 이상이 피노 누아(Pinot Noir), 피노 그리((Pinot Gris), 리슬링(Riesling), 샤르도네(Chardonnay) 등으로 대표적인 서늘한 기후 품종으로 세계적 수준의 와인 생산지역으로 유명해졌다.


깁스톤 밸리 지역은 완전하게 몰입할 수 있는 와인 투어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포도밭을 거닐고 싶든, 각 와이너리로 자전거를 타고 가고 싶든, 자유롭게 승하차가 가능한 와이너리 관광버스를 타고 싶든,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다. 센추럴 오타고(Central Otago)의 퀸스타운에서 불과 20분 거리에 있는 이곳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와인 동굴과 이곳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원이 있다. 


특히 뉴질랜드 남섬의 아름다운 센트럴 오타고에 있는 깁스톤 밸리 와이너리 & 레스토랑(Gibbston Valley Winery and Restaurant)은 이 지역의 와이너리 선구자로 수상 경력에 빛나는 수제 와인과 국내 최대 규모의 와인 동굴이 있는 곳으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깁스톤 밸리 와이너리 & 레스토랑으로 가는 길을 잘못 들어서 10시 30분에 도착했는데 이미 많은 관광객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10시에 예약을 했는데 예약 시간보다 늦게 도착했지만, 겨우 오후 1시에 예약을 다시 잡아주었고 먼저 와인 테이스팅을 하고, 와인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1983년 와인 양조에 열정을 갖고 주신의 영감을 받은 깁스톤 밸리 와이너리의 설립자인 알란 브라디(Alan Brady)는 이곳에 첫 국제포도 품종을 심고 상업화를 시도했다. 주변의 지인 양조가는 이 지역이 남위 45도로 너무 추워서 포도 재배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특정 포도 품종인 피노 누아, 샤르도네가 서늘한 대륙성 기후에 잘 재배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알란 브라디(Alan Brady)는 반대에도 무릅쓰고 실행에 옮겼다.

1987년 센트럴 오타고 지역에서 첫 번째 상업용 빈티지를 출시하면서 자신의 판단이 적중했다는 것을 지인들에게 알렸다. 당시 이 피노 누아 와인은 뉴질랜드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얻었으며 센트럴 오타고 지역에서 와인 양조 분야의 첫 발자취를 남겼다. 이어 많은 사람이 이곳에 포도나무를 심고 와인 양조에 가담했다. 오늘날 센트럴 오타고 지역은 프랑스의 부르고뉴, 미국의 오리건과 함께 세계 3대 피노 누아 생산지로 유명해졌다.


알란 브라디(Alan Brady)는 고급 와인의 필수 조건인 와인 숙성에 사용되는 수많은 오크 통을 위한 저장 공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오크 통은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통제된 환경의 필요성을 느꼈다. 1995년 당연한 선택은 배럴 저장고 시설을 건축하는 것이었지만, 알란 브라디(Alan Brady)는 와이너리 뒤편의 편암 산에 자연적인 저장고를 만들어 와인이 주변 환경에 변동 없이 숙성되기 위해 인위적으로 동굴을 만들었다. 뉴질랜드 센트럴 오타고 지역에서 처음 있는 인위적인 동굴이었고, 뉴질랜드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와인 동굴로 인정받으면서 퀸스타운의 관광객과 현지인들에게 인기 있는 명소가 됐다.

이 동굴 속에 400통 이상의 피노 누아, 샤르도네를 숙성하고 있다.
필자는 6개의 다양한 와인을 시음했다. 그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와인이 깁스톤 밸리 리저브 피노 누아 2021(Gibbston Valley Reserve Pinot Noir 2021)였다. 2001년 깁스톤 밸리 리저브 피노 누아 2000 와인은 런던 국제 와인 챌린지(London International Wine Challenge)에서 피노 누아/ 부르고뉴(Pinot Noir/Burgundy)부문에서 금메달 트로피를 받았다. 또 같은 해 열린 호주 시드니 국제 와인 컴페티션(Sydney International Wine Competition)과 일본 국제 와인 챌린지(Japan International Wine Challenge)에서 금메달 트로피를 받으면서 명성을 얻었다. 1995년 처음 출시된 이래 리저브 피노 누아는 꾸준한 찬사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단일 포도밭에서 최소한의 포도를 손 수확하며 소량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깁스톤 밸리 리저브 피노 누아 2021 와인을 시음해 보니 아름다운 체리 색이 빛나고, 아로마는 신선한 체리, 라즈베리, 흙, 버섯, 다크 초콜릿, 갓 자른 장미 등이 나타난다. 마셔보니 우아하고 부드러운 타닌의 균형 잡힌 맛, 긴 여운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특히 신선한 체리 풍미에 미세하게 터치되는 흙의 향기가 입안 가득 기분 좋게 해주는 색다른 피노 누아의 경험을 선사해 준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소고기 안심 스테이크, 로스트비프, 송아지 고기, 사슴고기, 가금류 등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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