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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헤르만(Dr. Hermann) 와인 독특한 개성의 맛 “잊을 수 없어”
닥터 헤르만(Dr. Hermann) 와인 독특한 개성의 맛 “잊을 수 없어”
  • 월간리치
  • 승인 2012.02.11 14:55
  • 호수 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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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중부 모젤의 베른카스텔을 떠나 모젤지역에서 가장 따뜻한 지역인 에르덴(Erden)으로 향했다. 구릉지 경사지와 모젤 강이 어울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감상에 젖어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1시간 정도를 달려서 오후 2시에 에르덴 마을 입구에 위치한 닥터 헤르만 와이너리에 도착했다. 와이너리 정면에 산언덕 위로 가파른 포도밭이 따스한 가을 햇살을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구리 빛 얼굴에 소박한 농부처럼 생긴 소유주인 루디 헤르만(Rudi Hermann)과 영리하고 진취적이면서 열정을 가진 아들이면서 와인 메이커인 크리스티안 헤르만 (Christian Hermann)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먼저 포도밭을 보여준다며 불현 듯 절벽처럼 솟아 오른 경사진 포도밭에 도착했는데 자잘한 적판암 토양에 잘 익은 리슬링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이 마을 최고의 밭인 프랠라트(Pr?lat)를 소유하고 있는데 그 옆에 베른 카스텔 지역에 있는 루젠 닥터의 소유 포도밭도 있었다. 

400년의 전통 깊은 역사 보유

닥터 헤르만 와이너리는 400년의 전통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요한 요셉 크리스토펠 에르벤(Joh. Jos. Christoffel Erben)’이 자녀들에게 유산을 분배하면서 1967년에 닥터 헤르만 와이너리 이름으로 탄생하게 됐다.
특히 2000년부터 아들인 크리스티안이 독일과 프랑스 등에서 현대적인 양조공부를 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와인생산에 책임을 맡으면서 변화와 도약이 무서울 정도로 획기적으로 바뀌었다.
닥터 헤르만은 에르덴(Erden)에 프랠라트(Pr?lat)와 트렙헨(Treppchen) 그리고 위어찌히(Uerzig)의 뷔르쯔가르텐(W?erzgarten)에 그랑 크뤼급 포도밭들을 소유하고 있다. 특히 새롭게 재배한 포도나무들이 수령 30~40년이 된 것이 대부분이지만 부분적으로 수령 80~100년이 넘는 고목에서 나오는 양질의 포도는 헤르만 와인의 품질에 근간을 이루고 있다.
오래된 고목의 포도나무는 포도송이가 작고 자기스스로 수확량을 조절하는 장점이 있으며 오랜 세월 풍파를 거치면서 면역력이 강해져 농약을 치지 않아도 병충해를 이길 수 있다고 하니 자연의 섭리는 또 한 번 감탄을 했다.
특히 한 포도밭에 수차례 선별작업을 통해 수확하는 포도로 양조하는 방법은 이 와이너리의 큰 장점이고 좋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근간이 되고 있다.
주로 스위트한 계열의 화이트 와인을 양조하지만 특히 노블스위트한 와인에서는 모젤 지역에서 최고의 수준에 속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자부하고 있었다. 소유하고 있는 포도밭이 7헥타르 정도이며 와인의 총 생산량은 6만 병 정도이고 이중 약 85%는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 수출되고 있으며 최근에 일본에도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완벽한 와인을 맛보다!

와이너리를 둘러보고 와인 시음을 하기 위해 독일의 정통적인 가정집 거실로 옮겨 4시간 30분 동안 총 26병을 시음했다. 이것은 내가 태어난 이후 한 곳의 와이너리에서 최고로 많은 화이트 와인을 테이스팅한 기록이 영원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그 중에 인상이 깊은 와인 몇 개를 소개한다.
첫째, 위어찌히 뷔르쯔가르텐 리슬링 스파트레제 2009(Uerzig W?rzgarten Riesling Sp?tlese fe?herb 2009) 와인은 뷔르쯔가르텐(W?rzgarten: 향신료 정원이라는 의미) 포도밭에서 수확한 것으로 양조한다.
붉은 석판 토양의 개성과 수령 100년이 넘은 포도나무에서 손으로 선별작업을 거쳐 수확한 것으로 투명하고 시원한 풍미뿐만 아니라 열대과일향, 허브향이 일품이었다. 이 와인은 잔당이 23g이며, 산도 7g, 알코올이 9%로 매우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으며 미네랄 그리고 철분이 정제된 느낌을 받았고 은근한 향과 맛의 느낌이 오랫동안 지속됐다.
둘째, 에르덴 프랠라트 리슬링 아우스레제 LGK 2006(Erden Pr?lat Riesling Auslese LGK 2006) 와인은 프랠라트 그랑 크뤼급 포도밭에서 손 수확한 포도로 양조하며 웩슬레는 150이상으로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rokenbeerenauslese)급이다.
이 와인은 100% 귀부포도로 선별하며 잔당이 160g이며, 산이 9%이고, 알코올 9%로 완벽한 균형을 갖고 있으며 매우 품질이 우수한 와인이다. 특히 농익은 과일향, 레몬향. 꿀향이 일품이며 깊은 여운 속에서 풍겨 나오는 끝 맛은 철분 맛과 미네랄이 풍부한 것을 느낄 수 있고 은근한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위어찌히 뷔르쯔가르텐 리슬링 TBA GK 2010(Uerzig W?erzgarten Riesling TBA GK 2010)와인은 잔당이 43g이며, 산도는 15.8g, 알코올은 7도로 매우 맑고 깨끗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산도와 알코올이 잔당에 묻혀 버리지만 완벽하게 조화가 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발휘하는 것을 잊을 수가 없다.
또한 내가 마셔본 스위트와인 중에 거의 완벽한 자연적인 꿀맛이 인상 깊었으며 매우 매혹적이고 귀족적인 풍의 꿀향, 열대 과일향, 허브향, 레몬향이 일품이다. 그러나 너무 일찍 오픈하여 더 완숙한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만약 10년 뒤에 오픈하였으면 생애 최고의 와인을 마셨다고 자부할 정도로 완벽한 와인 중에 하나였다.  
석양의 노을이 질 때까지 지칠 줄 모르게 시음한 와인 병을 보면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낸 추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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