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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턴 빈야드즈 & 와이너리.....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69
밀턴 빈야드즈 & 와이너리.....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69
  • 고재윤 교수
  • 승인 2023.07.31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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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와인의 탄생

 

우리나라는 무더운 여름이지만, 뉴질랜드는 추운 겨울로 
잠시 무더운 여름을 잊어보자. 
우리나라가 추위로 몸서리를 치던 1월의 겨울, 
뉴질랜드로 와인 투어를 떠났다. 

지구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뉴질랜드 기스본(Gisborne)에 마지막 일정으로 방문한 곳이 밀턴 빈야드즈 & 와이너리((Millton Vineyards & Winery)였다. 오후 2시에 방문했을 때 한국에서 최초로 방문하는 나의 일행에게 미인이면서 오너 창업자인 안니에 밀톤(Annie Millton)은 호기심으로 친절하게 맞이해 줬다. 


뉴질랜드 최초의 유기농 와인, 뉴질랜드 두 번째 바이오 다이내믹 와인을 생산하는 유명한 와이너리로 기대감이 매우 컸다. 모두 휴가를 떠난 기스본 지역의 와이너리는 잠시 문을 닫고 휴식을 취하는 기간이었지만, 멀리 한국에서 오는 이방인을 위해 잠시 문을 열어주는 깊은 배려와 헌신적인 모습에 감동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울창한 숲으로 쌓인 와이너리의 목가적인 풍경은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1984년 안니에 밀톤은 남편 제임스와 함께 유럽 최고의 와인 생산 지역인 프랑스 샹파뉴, 보르도, 독일의 라인가우, 라인헤센 등에서 양조가로 경험을 쌓은 후에 고향인 뉴질랜드 북섬 동해안에 있는 기즈번으로 돌아와 부모님의 포도밭 터전인 테 아라이강(Te Arai River) 유역에 작지만, 장인적인 정신으로 와인을 양조하기 위해 밀턴 빈야드즈 &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이곳은 1871년 초기 유럽에서 이민해 온 정착민들이 처음으로 포도나무를 심은 지역이면서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터전이다. 당시 밀턴 빈야드즈 & 와이너리는 포도밭을 크게 3개(Opou, Te Arai,  Clos de Ste. Anne)로 구분해 독특한 개성의 와인을 생산했다. 3개의 포도밭의 특성은 젊은 퇴적토로 구성돼 있다. 태평양의 영향으로 시원한 바닷바람은 한여름에 온화한 기후를 만들어 주는 특성이 있지만, 지질학적인 테루아는 차이가 있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60년 후반 안니에 밀톤의 부친 존 클라크는 마누투게 지역의 ‘오푸스(Opou)’ 마을에 거주하면서 자신의 사유지를 포도밭으로 개간하고 양조를 시작했다. 그리고 존 클라크는 선조인 증조부가 개간한 포도밭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안니에 밀톤과 제임스는 와이너리를 창립하기 전 1년 동안 선조들의 포도밭을 연구하면서 토양에 적합한 포도나무를 재배치하면서 재배했다. 밀턴 빈야드즈 & 와이너리는 5대에 걸쳐 가족 와이너리로 운영하고 있다.


안니에 밀톤은 초창기부터 바이오 다이내믹 원칙을 세웠다. 전통적인 포도 재배 방법으로 살충제, 제초제, 살균제, 수용성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정성과 사랑으로 포도밭을 돌봤다. 와인 양조에도 똑같이 적용했다. 그 결과, 유기농 와인 생산의 결실은 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유기농 인증서를 받았다. 후에 바이오 다이내믹 인증서를 받아 뉴질랜드에서 명성을 얻었다. 안니에 밀톤은 자신의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진실한 와인 한잔을 즐기도록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찾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녀의 와인 철학은 “위대한 와인으로 탄생하려면 먼저 진실하게 포도 재배하고 양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밀턴 빈야드즈 &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초창기 와인부터 품질을 인증받았는데 많은 와인 애호가가 즐겨 찾았고, 국내외적으로 와인 심사위원들도 심상치 않은 와인이라고 평가했다. 전통적인 스타일의 리슬링 화이트 와인, 슈냉 블랑 화이트 와인 그리고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은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수많은 트로피와 금메달을 받으며 빠르게 인정받았다. 1992년 런던에서 개최된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이 금메달을 받았다. 그 후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은 국제 유기농 와인 챌린지 박람회(International Organic Wine Challenge Fair)에서 트로피를 받으며 명성을 얻게 됐다. 


뉴질랜드 기스본 와인산지가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 산지로 명성을 얻었다. 200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와인 박람회에서 리슬링 화이트 와인과 슈냉 블랑 화이트 와인이 금메달을 받으면서 화이트 와인 생산자로 유명해졌다. 2008년 발행한 ‘죽기 전에 마셔야 할 1001가지 와인’에 슈냉 블랑 화이트 와인이 선정, 명성을 재확인했고 전 세계 미슐랭 가이드 스타 레스토랑에 계속 입점하면서 찬사를 받았다.


현재 밀턴 빈야드즈 & 와이너리는 다양한 명칭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밀턴 빈야드즈 & 와이너리 브랜드는 시그니처 와인을 생산하며 거의 40년간 피와 땀, 눈물로 만든 차별화된 와인을 대표한다. 슈냉 블랑, 샤르도네, 비오니에, 피노 누아, 리슬링, 게뷔르츠트라미너, 무스카트 등의 와인을 생산한다. 크레이지 바이 ​​네이처 브랜드는 가성비가 좋은 유기농법, 바이오다이내믹 와인의 산실을 대표한다. 샤르도네, 비오니에 화이트 와인을 필드 블렌딩해 만든다. 리비아모 브랜드는 미래 가족을 위해 양조하는 와인으로 전통적인 암포라 방식으로 인위적으로 정제하지 않는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클로 드 생. 앤브랜드는 1980년 샤르도네, 피노 누아를 처음 재배한 와이너리 주변 30에이커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1989년부터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을 사용해 샤르도네, 피노누아, 비오니에, 시라, 슈냉 블랑 와인을 만들고 있다.


필자는 8개 와인을 테이스팅을 했다. 그중에 밀튼 오푸 샤르도네 2020(Millton Opou Chardonnay 2020)을 보는 순간 시선을 사로잡는 빛나는 연한 황금색의 매력, 아로마는 오렌지, 흰꽃, 꿀, 견과, 도토리 등이 올라온다. 마셔보면 부드러운 시트러스 계통의 풍미가 복합적으로 나타났고, 균형감이 좋으며 긴 여운이 매력적이다.

음식과 조화는 생선회, 스시, 해물 요리, 피자 등을 추천한다. 또 밀턴 라 코트 피노 누아 2020은 아름다운 체리 색상을 띠고, 아로마는 레드 커런트, 체리, 주니퍼 베리, 마누카꽃 등이 올라온다. 맑고 밝은 붉은 과일의 풍미, 활기찬 미네랄이 입안에 감돈다. 풀보디하면서 복합적인 균형감이 뛰어나고, 우아한 긴 여운에 푹 빠진다. 음식과 조화는 양고기구이, 쇠고기 안신 스테이크, 쇠갈비 숯불구이 등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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