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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밝은 황금색,  마셔보면 부드럽고 상큼
맑고 밝은 황금색,  마셔보면 부드럽고 상큼
  • 고재윤교수
  • 승인 2023.09.28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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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스파클링 와인 카바(Cava)

 

이번 여름에도 무더위를 흠뻑 받으며 스페인 북동쪽 모퉁이에 자리 잡은 카탈루냐에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를 찾아 나섰다. 이곳 역사는 역경과 고난 속에서 문화, 예술, 건축의 도시, 최고의 셰프, 레스토랑 및 바가 있지만, 더욱더 호평받는 것이 카바(Cava) 스파클링 와인이다. 스페인 전체 카바 생산의 95%를 차지하는 수수께끼를 풀기 레카르도(Recardo) 와이너리를 찾았는데 환대가 극진했다.

몬세라트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포도밭에서 카바 한잔을 마시면서 와인 투어가 시작됐다. 와이너리를 둘러보고 지하 셀러에 가니 오너의 아버지인 안토니 마타 카사노바(Antoni Mata Casanovas) 회장이 직접 카바 3병을 따면서 1잔씩을 건네주었다. 카바의 빈티지를 보니 2009·2012·2013년이다. 지금까지 맛본 카바와는 차원이 달랐다. 70대 중반인 안토니 마타 카사노바는 자신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끄집어냈다.


산트 사두리 다노이아(Sant Sadurni d’Anoia) 지역의 숨겨진 보석이자 아마도 스페인 최고의 카바 생산자로 명성을 크게 얻고 있었다. 1924년 설립된 레카르도(Recaredo) 와이너리는 이 지역에서 가장 전통적인 카바 하우스 중 하나다. 조세프 마타 카펠라데스(Josep Mata Capellades)의 후손이 운영하고 있다.

1924년 조세프 마타 카펠라데스는 증류기 기술자이자 와인 양조가로 입문했다. 그는 곡괭이와 삽을 집어 들고 역사적인 중심지인 산트 사두리 다노이아(Sant Sadurni d’Anoia) 지역에 있는 자기 집을 양조장으로 개조하기 위해 지하실을 짓기 시작했다. 오늘날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 숙성된 스파클링 와인이 보관된 지하 저장고를 직접 건설한 것이 역사가 됐다.


2019년 초 레카르도 와이너리는 ‘페네데스 카바 양조협회’에 소속한 카바 양조가 몇 명의 회원과 함께 디오 카바(DO Cava)를 탈퇴하고, 더욱 엄격한 품질 기준으로 페네데스의 떼루아를 옹호하는 새로운 EU 등록 민간 인증제도를 만들어 국제적인 스파클링 와인과 경쟁하겠다고 발표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878년 조세프 마타 카펠라데스는 공예 도예가 가문에서 태어난 아버지 레카르도 마타 피구에레스(Recaredo Mata Figueres)의 이름을 따서 가족 소유의 와이너리를 레카르도 상표 브랜드로 만들었다. 1955년 샹파뉴 등지에서는 크라운 캡을 사용하지만, 숙성 품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천연 코르크 마개를 사용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 후 1962년부터 포도밭의 떼루아를 연구하고 포도나무 생태를 철저하게 분석한 후에 자연 생태환경을 고스란히 담은 자신만의 독특한 카바를 만들기로 했다. 


1990년에는 가족들이 지하 셀러를 직접 관리하면서 경험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했다. 2006년부터 바이오 다이내믹 포도 재배를 통해 자연과의 정직한 관계를 구축했다. 토착품종은 황토, 석회암, 수풀이 습도를 유지해 주고 시원한 산바람과 바르셀로나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만나고 적절한 강우량에 몬세라트산의 검은 성모마리아의 성스러운 은혜, 정기를 받고 있다는 떼루아에서 답을 찾았는데 화학비료, 제초제, 살균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천연 성분만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포도밭에 생명이 없으면 와인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생명력이 넘치는 포도농사를 실행했다. 그 결과, 2010년 페네데스 와인 산지에서는 최초로 바이오 다이내믹 인증을 받은 생산자가 됐다. 스페인 단일 토착 포도 품종인 샤렐로(Xarel·lo)로 만든 투로 덴 모타 1999(Turó d’en Mota 1999) 빈티지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2010년 수년간 열심히 경영 활동한 결과로 공동의 꿈을 추구한 결실은 와인 양조에 사용되는 모든 포도를 자체 포도밭에서 100% 수확하는 쾌거를 가져왔다. 그리고 최소 30개월 이상 숙성된 스파클링 와인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한 해로써 큰 의의가 있었다.

카탈루냐 소믈리에 협회(ACS)는 2017년 카탈루냐 최고의 와이너리로 선정하면서 페네데스 최고의 카바 양조자로 인정했다. 2023년 할아버지가 첫 번째 와인을 출시한 지 99년이 지났고 2014년에 100주년 행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레카르도 와이너리의 전통적인 양조시설을 둘러본 후 본가 1층에 있는 와인 시음장에서 시간에 쫓기면서 스파클링 와인과 화이트 와인 등 총 4종류를 시음했다. 그중에 특별한 것은 레카르도 화이트 와인 2012년 빈티지는 샤렐로(Xarel·lo)와 마카베우( Macabeu) 포도 품종을 블렌딩한 것으로 매우 인상이 깊었다. 1년에 1200병 한정 생산하며 크리스털에 숙성한다.

맑고 밝은 크리스털 같은 황금색, 아로마는 우아한 시가, 시트러스, 엿기름 향이 올라온다. 마셔보니 가볍고 부드러우면서 상큼한 산도가 아주 이색적이었고 균형감이 탁월했다. 음식과 조화는 생선회, 스시, 해물요리, 파스타 등을 추천한다.


VI-D-RE 레카르도는 코르비아 포도 품종으로 양조한 스파클링 와인으로 맑고 밝은 수정 같은 황금색을 띠고, 아로마는 레몬, 라임, 견과류, 배, 흰 꽃 향이 풍부했다. 마셔보니 입안에 가득하게 풍기는 시트러스 풍미가 아주 우아했다. 균형감과 긴 여운이 인상적이었다. 음식과 조화는 캐비아, 훈제연어, 꽃게찜, 생선회, 스시, 파스타 등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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